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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혜 Oct 21. 2024

시칠리아 모디카 초콜릿을 아십니까?

모디카 is 초콜릿이다..

여행의 수만 가지 이유 중 모디카는 그러한 이유로 찾게 되었다.

단순한 이유여야 머릿속이 차갑고 가슴은 따뜻해진다.


<시칠리아 레스토랑>은 1인당 3유로씩 자리세를 받는다. / Trattoria Da Ignazio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고 생각했다.


‘모디카는 어떤 곳일까?’


여행을 하는 수천 가지 이유 중 호기심에 발동이 걸려 왔다면 믿을까.


라구사 숙소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려 모디카에 도착했고, 가장 먼저 레스토랑에 안착했다.







모디카(Modica, 시칠리아어: Muorica)는 시칠리아 ‘라구사도’의 도시이며, 인구는 54,456명이다.

‘히블라이아’ 산맥에 위치해 있어 구불구불한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는 것.


E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시칠리아 편을 통해 모디카를 접했다.

여행 후 찾아본 영상이었지만, 포털 사이트 검색을 해봐도 온통 ‘모디카 is 초콜릿’으로 통했다.




성 조르지오 대성당 Duomo di San Giorgio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로크 양식의 성당을 먼저 들렀다.

이 건물은 1542년, 1613년, 1693년에 걸친 대지진 이후, 18세기에 재건축되었다. 재건축은 1702년에 시작되어 1738년에 끝났다.

1842년에 첨탑에 철십자가가 부착될 때까지 추가 작업이 진행되었고, 최종적으로 완성된 교회의 모습이 드러났다.

미술사학자 ‘Maurizio Fagiolo dell'Arco’에 따르면 이 교회는 "세계 7대 불가사의 바로크 건축물"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전해진다.


<성 조르지오 대성당>을 등지면 아름드리 나무의 자태와 같은 오랜 건축물들이 펼쳐진다. 대지진으로 허물어진 산맥의 중턱에 집을 짓고 삶을 영위해 온 시칠리아인들의 노력이 보인다.

인간만이 행해온 것들이 눈에 보이고 또 느껴지니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때마침 먹구름을 거치고 옅은 블루의 하늘과 구름이 섞여 굽이진 역사의 테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땐 그랬겠지?’



보나후토 초콜릿 Antica Dolceria Bonajuto

오랜 세월에 걸쳐 ‘안티카 돌체리아 보나후토’는 초콜릿의 대명사이자 시칠리아 식문화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1880년부터 6세대에 걸쳐 초콜릿을 생산하고 모디카와 시칠리아 전통의 과자인 ‘누가’를 전수해 왔다고 한다. 이는 스페인에서 유래된 것이다.

2008년에 ‘Eurispes’가 선정한 이탈리아의 100대 우수품 리스트에도 올랐다.


시칠리아 바로크 양식이 깃든 중앙부의 작은 골목 입구는 사람들로 붐볐다. 문을 열고 가게 내부로 들어갔다.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을 맛볼 수 있었다.

‘보나후토’의 쇼케이스에 올라간 전시품을 통해 그의 미식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또 매일 창작의 과정을 거치는 듯한 오픈 주방을 멀찍이서 바라보며 그들의 노고에 의해 특별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단 생각에 감정이 벅차올랐다.

씨솔트 초콜릿과 카카오 초콜릿을 구매하면서 호기심에 매운맛 초콜릿도 끼워 넣었다.

모디카 초콜릿은 설탕을 녹이지 않아 식감이 재밌다는 사실! 큼지막한 설탕 알갱이가 톡톡 씹히면서 진한 초콜릿의 풍미와 조화롭다.


봄 오후, 여름 저녁, 따뜻한 가을 아침, 겨울 한낮이면, ‘보나후토’의 고객들은 달콤한 추억 한 다발씩 안고자 방문하는 것이다.



성 피에르토 성당 Duomo di San Pietro Apostolo

시라쿠사의 첫 번째 주교였던 성 베드로의 제자 ‘산 마르치아노’가 세운 곳이다. 그래서 성당 내부의 주요 모티비는 성 베드로와 관련된다.

1693년 지진으로 대부분 파괴되었고 ‘마리오 스파타 와 로사리오 보스카리노’의 지도 아래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교회 내부에는 세 개의 본당이 있다. 1693년 이전 예배당을 볼 수 있다. 정문으로 이어지는 계단 경사로는 1876년에 완성되었다.

오른쪽 예배당에는 트라파니의 성모(16세기)를 묘사한 대리석 조각상이 있다. 제단에는 피에트로 파둘라(Pietro Padula)의 작품(1773-1775)인 조각상들을 볼 수 있다.

천정을 올려다보면, 1780년대 그려진 ‘조반니 바티스타 라가지(Giovanni Battista Ragazzi)’의 구약성서 프레스코화도 볼 수 있다.




매년 <모디카 초콜릿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는 12월 6일부터 12월 8일까지다.

이 길에 펼쳐질 수많은 가판대를 끌고 올 유럽인들을 만나러 가도 좋다. ‘모디카 초콜릿’에 깃든 역사에 빠져보자.


16세기 스페인 지배 당시 시칠리아인들에게 전해진 초콜릿 제조법은 새로운 것이다. 수세기 후 모디카의 쇼콜라티에들은 이 기술을 발전시켜 온전히 자기네 것으로 재탄생시켰다.


‘코코아와 설탕의 거친 질감을 맛보자!’

부드럽고 크리미한 밀크 초콜릿과는 매우 다르다. 메타테라는 전통 도구로 간 코코아콩을 과립 설탕과 섞어 페이스트를 만든 다음 가열하지 않고 설탕이 결정화되도록 두어 거친 질감을 준다. 그리고 계피와 바닐라를 첨가하여 풍미를 더하고, 앞서 말한 고추 플레이크도 사용한다.


또 모디카의 초콜릿 제조 방식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럽연합의(EU)의 지리적 표시제(PGI)를 받았다는 사실!



당일치기로 떠난 모디카 여행은 가치로웠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을 감상하며 모디카 초콜릿을 맛보는 것에 초첨을 두어 오래 기억될 추억이다.

누군가 모디카에서 한 일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보란듯이 ‘모디카 is 초콜릿, 초콜릿 is 모디카’라고 되풀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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