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어 수난시대

물피도주는 처벌을 강화하라!

by 당근쥬스

스팅어랑 함께 살면서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분통터져 뒷목잡은 일도 꽤 많았다. 차를 출고하자마자 대형사고가 터져서 뒷목잡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상하게 스팅어는 물피도주 사고가 많았다. 카페에도 심심찮게 물피도주 관련글이 올라왔다.


우리 솜이는 후방 추돌사고 2번, 물피도주 3번 그리고 문콕 뺑소니까지 터지는데 3년밖에 안걸렸다. (물피도주 관련해서는 브런치에도 글 쓴 적이 있다)


보통은 남의 차를 긁으면 차주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의 물피도주 3건은 다 토끼는 바람에 경찰을 불렀어야 했고 내가 씨씨티비와 블박을 보고 잡았으며 문콕은 내가 차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유유히 가버렸다. 이제 나의 영상판독 솜씨는 전문가급에 이르렀다. 덕분에 교내에서 담배피던 ask들을 씨씨티비로 다 잡아내 생활부로 넘기는 기염을 토하기도.


첫번째 물피도주는 사고 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 아파트 주차장이었다. 비록 대형사고는 겪었지만 그래도 우리 스팅어는 남편 명의의 첫 차니까 애착이 참 많았나 보다. 남편은 출근할 때 스팅어랑 인사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하면서 솜이랑 인사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아니 그럴거면 차를 갖고다니지 왜 주차장에 모셔놨대...)


그러던 어느 날 퇴근시간, 분노에 찬 남편의 전화가 왔다. "누가 우리 차 긁고 도망갔어!!!!"

다급히 주차장에 가보니 왼쪽 범퍼가 긁혀있었다. 아니 대체 왜 차를 긁고 연락을 안하는거야!!


이 때만 해도 우린 쪼랩이라 이걸 어째 발만 동동 구를 뿐 처리 방법도 몰라서 네이버를 찾고 난리를 쳤다. 관리실에 갔더니 씨씨티비는 개인정보 어쩌고 하면서 보여줄 수 없다며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우리는 고민하다 결국 엘베에 블박 사진을 캡쳐해서 붙이는 것으로 관리실과 합의를 보고 심증이 가는 가해자가 자수하기를 기다렸다. (우린 주차장을 다 뒤져서 사고부위와 비슷한 위치에 스크래치가 있는 차량 두 대를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있었다) 안되면 경찰 불러야지 뭐. 물론 경찰은 물피도주 따위는 수사 안해준다. 피해자가 영상을 찾아서 가면 협조해 준다.


다행히(?) 전단을 보고 가해자가 자수를 했다. 합의금을 받고 솜이는 공업사에 들어갔다. 마음이 너무 상했다.


다음은 남편 회사 주차장에서 터진 물피도주. 이건 긁어먹은 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또 퇴근시점에 분노의 빡침 전화를 받았다. 아니 왜 또!!!


우리는 지난 물피도주 사건으로 대처법을 알고 있던 터 경찰신고, 관리실 씨씨티비 확인-이건 주차비를 내는 건물의 주차장이라 가해자를 못찾으면 일단 주차관리 업체가 배상한다 했다-, 근처 차량들 블박확인을 진행했다. 또 다행히(?) 동료직원의 차량이 근처에 있었고 가해자가 차를 빼면서 우리 스팅어를 겁나게 세게 치고 또 밀고 꽁무니 빠지게 도망간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잡혀온 그 자식은 재수없어 걸렸다는 식의 태도로 나와서 관리실에서도 기함을 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미친인간들이 참 많다. 이게 다 물피도주를 처벌을 제대로 안해서 그런 듯.


우리는 그놈이 너무 괘씸해서 목요일 늦은 저녁에 차를 입고해서 천~천히 수리해달라 하고 대차는 아우디로 받았다.


세번째 물피도주 역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벌어졌고 우리는 그냥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리고 나는 반차를 내고 경비아저씨랑 나란히 앉아서 씨씨티비를 뒤져서 가해차량을 잡아냈다.


가해자는 같은 아파트주민끼리 뭘 경찰신고를 하고 난리냐며 화를 냈다. 경찰 안오면 씨씨티비 안보여주는데요? 게다가 자기 차 새차인데 큰일났다고... 뭐래...


우리 솜이는 또 공업사에 들어갔다. 여기서 끝났으면 참 좋았을텐데.




내 생일을 맞이해서 남편이 손수 내가 좋아하는 꽃게탕을 끓여주겠다며 반차를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대기 중에 갑자기 뒷 차가 솜이를 때려박았단다. 또! 신호 대기로 가만히 서있는 차를 뒤에서 때려박네. 신나게 노래하다가 한 대 세게 맞은 남편이 기가막혀서 나와보니 뒷 차가 신호 바뀐 줄 알고 가속을 밟아서 우리 솜이 엉덩이를 쎄게 쳤단다.


남편은 범퍼가 떨어진 지도 모르고 그냥 그 차를 집으로 가져왔다고 했다. 그런데 집 근처 방지턱을 넘는 순간 범퍼가 쿵 떨어졌고 그걸 달달달달 끌고 집에 울면서 왔다는. 보험사에서는 내 생일선물로 벤츠 e250을 가져다줬고 우리 솜이는 또 공업사에 실려갔다. 벤츠는 조작부가 핸들에 있어서 운전하느라 좀 힘들었다.


지금까지 100:0 사고가 5건이다. 운전자들에게 로또라는 100:0 사고가 우리에겐 뭐 이렇게 자주나는 것인지. 지인들은 그 차가 너희랑 안맞는 것 아니냐며 차를 바꾸라고 했다. 이쯤 되니 우리도 진짜 스팅어가 우리랑 맞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고사 지낼 때 진짜 막걸리를 잘못 뿌렸나? 북어 상태가 별로였나? 등등의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큰 사고가 아니고 몸 크게 안다쳤으니 다행인가 싶었지만 맘 속으로는 한 번만 더 사고나면 이젠 스팅어와 헤어지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동안 조용한가 싶더니 이번엔 문콕테러였다. 출근길에 주차를 하고 내려진 조수석 창문을 올리기도 전에 옆차가 문을 벌컥 열어서 내 조수석 문을 '퍽' 하고 쳤다. 너무 놀라서 어버버하고 있는 나를 두고 가해자는 그냥 가버렸다. 가해차량에 전화번호도 없어서 힘들게 가해자를 찾았는데 자기차도 문콕 많다면서 뭐 문콕 정도가지고 유난이냐는 식의 얘기를 들었다. 기가 막혀서 그냥 보험처리하라고 했다.


솜이는 또 공업사에 들어갔다.


한번 더 사고나면 스팅어랑 헤어지려고 했는데 문콕 사고는 큰 사고는 아니니깐..

범퍼 또 떨어지면 진짜 헤어져야지.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제 우리 스팅어는 사고 이력이 많아서 중고차로 못내놓을 것 같다 ㅠㅠㅠㅠ

10년 같이가자. 솜이야 사랑해 ㅠㅠ




스팅어는 전장이 길고 특히 본네트가 길기 때문에 주차 선 안에 넣어둔다 한들 다른 차량들보다 앞쪽으로 나와있는 경우가 많고 차체가 낮다. 그래서인지 출차하다가 스팅어 범퍼를 긁는 경우가 많은 것. 특히 스팅어 왼쪽 범퍼가 많이 긁히는 데 좌측 차량이 차를 뺄 때 차간 거리와 차 길이가 가늠이 잘 안되나 보다.


그런데 왜 스팅어 긁는 인간들은 연락을 안하고 도주하는 걸까? 아마도 이 차를 처음봐서 외제차나 비싼차인줄 알고 돈이 많이 나올까봐 일단 토끼고 보는 거라는 것이 우리의 추측이다. 사실 물피도주는 안걸리면 배상을 안해도 되는게 이나라 법이니까. 실제로 잡기도 힘들고.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스팅어를 살 정도면 차에 대한 애정이 엄청 높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이런 유니크 한 차량을 좋아해서 산 사람들이 본인 차 긁어먹고 토낀 놈을 그냥 둘 것 같은가? 네버. 스팅어 타는 사람들은 문콕당할까봐 좀 걷더라도 넓은 자리에 주차하려 하고, 씨씨티비 사각지대에는 절대 차 안넣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 턱이 없겠지. 내 차 건드리면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


7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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