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팅어를 보고 웃지

넌 나의 ♡

by 당근쥬스

스팅어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뒤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네이버에 있는 스팅어 카페에 가입한 것이다. 현재 2개의 스팅어 카페가 활발하게 운영중이다.(왜 두 개인지는 잘 모르겠고 아마 동호회가 다른 것 같으며 서로 우리가 대표카페라고 한다 ^^;) 우리는 스팅어 차량이 출고되자 마자 한 군데의 카페에 출생신고를 하고, 동호회 활동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클럽스팅어 차량부착용 스티커도 신청해서 붙이고 다녔다.


각종 차량들의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스팅어 카페에서는 출생신고와 함께 재미있게도 '수배'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클럽 멤버 스티커가 있는 차량을 만나면 서로 비깜을 켜고 반가움을 표시하는 것이 카페의 규칙이었다. 그래서 도로에서 멤버를 만나면 나도 신나게 비깜을 켜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슬프게도 3년 내내 클럽차량을 도로에서 만나서 비깜을 켠 적이 없고 저 수배 게시판에 내 차량이 뜬 적도 없다.


스팅어는 도로에서 워낙 차량 보기가 힘들고 해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라. 그랜저나 소나타, 아니 벤츠를 수배하면 하루에도 수십만건씩 올라오지 않을까?


아반떼 탈 때는 차가 너무 흔해빠져서 도로에서 같은 아반떼를 본다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우리가 버스기사도 아니고 같은 노선끼리 인사할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스팅어를 타고 다니면서 부터는 도로에서 스팅어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유리창 내리고 손인사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남편과 같이 차로 이동할 때면 서로 "옆에 빨팅어(빨간 스팅어) 온다!" "봤어? 맞은편에 흰팅(흰색 스팅어)이다!" 혹시라도 못 보면 "어디? 어디!!" 이럴 정도.


한 번은 도로에서 빨간 스팅어를 만난적이 있었다. ㅎ번호판을 달고 있길래 '렌트네, 클럽 아니겠군' 하고 별생각 없이 주행중이었다. 그런데 이 차주분이 도로에서 스팅어를 처음 봤는지, 격하게 반가움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우리 차앞으로 끼어들어서 비깜을 날리지를 않나, 2차선에서 주행중인 우리차 옆 1차선에서 나란히 주행하질 않나..(거기 추월차선이야...저리 비켜.... 길막하지마 제발..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냐!!) 결국 그 차가 IC로 빠질 때 까지 우리는 반갑고 신난 빨팅어의 난리부르스를 견뎌야 했다.


실제 도로에서 스팅어끼리 만나면 클럽 멤버들이 아니라도 잠시 같이 나란히 주행하는 경우들이 참 많다. 반가우니까. 간혹 경적 짧게 울리고 가는 스팅어들도 있다. 경적 울릴 상황이 아닌데 스팅어가 경적을 울렸다면 아마 그 도로에 스팅어가 한 대 더 있을 것이다.


이만큼 스팅어는 도로 위의 레어템이었다. 장거리라도 뛸 경우에는 오늘은 스팅어 몇 대나 볼까? 싶다. 실제 도로에서 잘하면 한,두대 아니면 아예 못 보는 날도 있었다. 이렇게 희귀한 차량이니(= 잘 안팔리는 차) 기아에서 스팅어를 단종시키고 그 라인은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꾼다는 얘기가 나오겠지.




스팅어는 2022년인 지금도 타고 다니면 사람들이 '이 차 뭐에요?' 라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차가 참 예쁘다' 또는 '차가 아주 멋지다'이다. (교장선생님은 퇴근 때 내 차를 볼 때마다 멋지다고 매번 이야기하신다) 남편이 이 차를 고른 이유도 디자인이 예뻐서가 1순위였다. 나 역시 광고에 나온 스팅어의 자태에 한눈에 반했었고. 사람들의 칭찬을 들으면 괜히 뿌듯하다. 스팅어를 양카라고 놀리는 애들은 이 예쁜 차를 사고 싶은데 못사서 배가 아파서 그런 것이라 생각해본다.


스팅어의 최대 단점이 기아 로고라고 한다. 우리가 타고 있는 19년식 스팅어는 엠블럼도 기아가 아니어서 더 예쁜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스팅어 마이스터는 리뉴얼된 기아 로고를 달고 있는데 왜 기존 엠블럼을 안썼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디자인팀이 바보인 듯. '현대 고급 라인에 제네시스가 있다면 기아에는 스팅어가 있다'로 밀고가려면 엠블럼 바꾸면 안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후자는 격하게 실패한 것 같다...)


스팅어는 정말이지 달리기도 잘하고 코너링도 완벽하다. 그리고 앞 편에서 얘기했지만 차체가 크고 무거워서 사고가 나도 걸어나올 수 있다....^^ 사실 사자마자 사고가 난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목숨을 지켜준 솜이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크다. 경차로 그 트럭에 받혔다 생각하면 정말이지 아찔하다. 사고는 정말 어떻게 막을수도, 피할 수도 없는 것이니 안다치는 것이 최선 아닐까.


가장 좋았던 것은 차를 처음 사고 나서 (물론 사고 처리 뒤에...) 양가 부모님들을 몇 번 뒷좌석에 모시고 이동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다들 차가 너무 멋지고 좋다고 칭찬해주신 것이었다. 특히 우리 엄마는 차에 홀딱 반한 것 같았다. 늘 어쩜 이리 차가 멋지냐며 감탄을 마지 않으신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시동생 차가 BMW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차를 선호하신다.


이렇게 솜이와 함께 하면 항상 즐겁다. 간지나니까!


6편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위조된 견적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