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매체나 들어가서 냅다 '경력'부터 쌓아야지는 지양하길 바란다. '물경력'이 되거나 안 좋은 '꼬리표'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스포츠부서 한정이다. 정치, 사회부, 경제부 등 기타 부서는 필자가 나눈 급과 다르니 참고 바란다. 또한 해당 매체 소속 기자의 급과 전혀 상관없다. A급 기자보다 B급, C급 기자들이 양질의 기사를 쓰는 경우도 많다. 매체력과 처우(연봉, 워라벨)만 놓고 급간을 나눴다.
A급
주요 종합지(조중동), 방송사 3사, 통신사(연합뉴스).
공채 출신으로 사회, 정치부를 거친 뒤 스포츠부로 온 기자도 있지만, 스포츠 전문지 등에서 '에이스'를 스카우트 해간다. 특히 중앙일보, SBS, 연합뉴스의 경우 스포츠 전문지 출신들이 경력직으로 많이 가있다.
신입으로 들어가려면 '언론고시'라 불리는 시험을 보고 입사하면 된다.
B급
스포츠 전문지(6개) + 뉴스1, 뉴시스(통신사), OSEN, 스포티비뉴스(인터넷 매체)
창립연도 순으로 나열: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스포츠경향, 스포츠월드, 스포츠동아
역사가 오래된 매체 3개를 꼽자면 일간, 서울, 조선이고 경향부터는 2000년대 이후 만들어졌다.
전문지 6개가 각기 다른 특색이 있다. 장단점도 제각기 다른데 언급하진 않겠다.
신입공채를 아주 가끔 연다.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어서 그렇다. 6개 매체(+OSEN, 스포티비) 출신들 중 일부는 A급 매체로 이직한다. 어떻게 보면 A급 매체 인재풀이 B급 매체에 있다고 보면 된다. B급 안에서도 서열이 나뉘긴 하는데 예민한 문제이므로 이 역시 생략한다.
뉴스1과 뉴시스는 통신사로 신입으로 입사하려면 '언론고시'를 거쳐야 한다. 전체 부서의 매체력으로 따지면 A-급 정도 되겠으나, 스포츠 분야의 취재력 한정 B급으로 묶었다.
B급 매체까지가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회원사다. (최근 '마이데일리'가 회원사로 추가됐다)
C급
2000년대 이후 설립된 인터넷 매체들 중 네이버 CP 매체들이다. 'CP 매체'란 스마트폰을 켜면 네이버 뉴스 형식으로 기사가 뜨는 매체들이다. 조회수로 먹고 사는 매체라 이슈성 기사를 많이 쓴다. 그래도 업력이 15년 정도 넘어가 스포츠 바닥에서는 꽤 알아준다.
이 매체들이 신입을 자주 뽑는데, B급 매체가 C급 매체 기자를 스카우트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자가 C급 매체에서 시작해 B급으로 올라간다. 스포츠기자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루트다.
D급
네이버 CP 매체에 속하지 않는 매체다. 네이버 메인에 기사가 안 뜬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사가 잘 안 읽히고, 스카우트 될 확률도 낮아진다. 야구의 경우는 경기장 출입증인 AD카드 색깔도 다르다. 서럽다.
젊고 학벌이 나쁘지 않다면, D급 매체는 안 가는 것이 좋다. B급까지 올라가는데 한참 걸리고, B급까지 올라간 사례도 손에 꼽는다. A급은 꿈도 못 꾼다.
이직
보통의 경우, 바로 밑에 급 매체에서 기자를 스카우트 해온다. A급은 B급에서, B급은 C급에서. B급은 그 안에서도 급이 많이 나뉘어서 B급끼리 이동도 잦다.
5년 넘게 스포츠기자 생활을 했지만, C급에서 A급으로 간 경우를 보지 못했다. B급에서 A급 올라가는 경우도 많지 않다. A급 매체는 연합뉴스를 제외하고 스포츠부에 많은 기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반면 B급 매체 기자는 많다. '조중동' 3곳의 스포츠부 기자를 전부 합쳐도 '스포츠조선' 스포츠부 기자수보다 적다. B급에서 취재력도 좋고 사회성도 두루 좋은 기자가 운과 타이밍이 맞아 A급으로 이직하게 된다.
C급에서 B급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앞서 언급했듯 빈번하다. B급은 매체도 많고 기자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기자 취업 준비생들은 B급이나 C급 매체에서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했으면 한다. 물론, A급에서 시작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