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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뜬밤 Feb 20. 2024

스포츠기자 하는 일④

기사작성-경기 상보

경기 상보 작성은 스포츠기자의 가장 주된 업무 중 하나다.


종합 상보인데, 경기 결과가 가장 앞에 오고 그 뒤에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풀어쓴다.


처음에는 경기 상보가 가장 쉬웠다. 정해진 틀이 있었고, 그 틀에만 맞춰 쓰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상보도 기자마다 차별화되게 쓸 수 있구나를 느꼈다. 간결한 문장 속에 누가 얼마만큼 정보를 밀도있게 집어넣냐가 기사의 품격을 정한다.


너무 많은 정보를 담아 기사가 길어지면 그 기사는 열독률이 떨어진다. 최대한 10매 이내로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쏙쏙 써야한다.


초년병 기자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내가 이만큼 취재했으니 다 보여줄거야' 라는 마음가짐으로 기사에 모든 취재내용을 중구난방 '때려넣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기사가 핵심도 없어지고 한없이 긴 소설이 되고 만다.


한 기사 당 주제는 되도록 하나로 잡는다. 길면 쪼개 써도 된다. 과감히 쳐낼 건 쳐내자. 기자가 알고 있는 걸 기사에 쓰는 게 아니라, 독자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쓰는 거다.


경기 중 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후속으로 따로 빼서 쓴다. 이 부분에서도 기자의 역량 차이가 난다. 경기를 보는 관점 차이다.


상보가 밀도있어지려면 사전 취재가 많이 되어야 한다. 경기도 집중해서 봐야 한다. 그래야 핵심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사에 담을 수 있다. 리플레이라는게 있어 영상으로 돌려보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실시간으로 직접 보고 쓰는 편이 후속 기사를 위해서도 좋다. 기자들이 현장에 나가는 이유다.


비록 극장골을 넣거나, 역전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 상보를 뒤집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지만 웃으며 뒤집는다. 스포츠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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