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음악노트
나는 흙물입니다
밀도 연작 2/3
버들치에서 흙물로.
숨에서 무게로.
흐림의 이름을 배운 날
봄비가 지난 어느 날,
나는 흐려진 강물을 가만히 바라봤다.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말했다.
탁하다고, 더럽다고.
하지만 나는 거기서 ‘흙의 움직임’을 보았다.
가라앉지 않고, 자리를 바꾸는 것.
무너진 게 아니라, 섞이는 중이라는 것.
나는 그걸 흐림이라 불렀다.
그리고 나 자신을,
흙물이라 부르게 되었다.
오늘의 상태 통찰
나는 오래도록
“괜찮아요.”라는 말을
나를 대신해 써왔다.
그건 나를 덮는 얇은 비닐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괜찮지 않다”는 마음을
드디어 입 밖에 꺼냈다.
그 순간,
흙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무겁게 해줬다.
그 무게는 나를 깊게 만들었다.
흐림은 실패가 아니었다.
흐림은 통과였다.
오늘의 상태 문장
"빛나지 않아도 흐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살아 있습니다."
나를 들여다보는 질문
●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괜찮지 않다”고 말했을까?
● 내 안의 흐림은 지금 어떤 밀도로 섞이고 있을까?
● 지금 나는 가라앉고 있는가, 아니면 깊어지고 있는가?
흐려졌지만, 여전히 흐르고 있는 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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