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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를 가려라

예의와 배려 (100-57)

by 너라서러키 혜랑

때와 장소를 가리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젊었을 때도, 나이 들었을 때도 변함없이 들려오는 이 말은 결국 삶을 살아가며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를 담고 있다.


어디서나 그렇다. 나서야 할 자리가 있는가 하면, 나서지 말아야 할 자리도 있다. 문제는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젊어서는 젊어서 나서는 것이 문제고,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어서 나서는 것이 문제다. 어쩌면 이 경계는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단지 나서는 행위 자체가 아니다. 누군가의 나섬이 다른 누군가의 불편함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며 깨달았다. 어른으로서의 도리는 주변의 불편함을 살피고, 스스로 경계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것은 나를 위한 도리이기도 하다. 내가 주변을 배려하지 않으면, 그 배려의 부재는 결국 나에게도 돌아온다. 자식에게 도리가 있듯이, 부모에게도,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도리가 있는 법이다. 이 도리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한 예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내가 속한 세상과의 조화를 이루고, 나 자신과의 평화를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때와 장소를 가린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문제다. 나를 아끼고, 타인을 존중하며, 서로에게 불편함을 덜어주는 작은 실천에서 우리 삶의 질서는 시작될 것이다.




#예의 #도리 #배려 #백일백장 #백강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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