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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아지 Jul 31. 2024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될까?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모여 아이의 삶이 되겠지



 

너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어?



우리 부부의 대화가 가끔 인생의 중장기 계획으로 흘러들어갈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출산과 육아다.


나는 나의 삶을 조금씩 그려보기 시작했던 고등학생 때부터, 엄마가 아닌 삶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나고 자란 90년대의 흔한 4인 가족 체계에 너무 순순히(?) 순응해버린 탓일까? 나의 삶에서 비혼과 딩크는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다.

딱히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냥 그랬다. 수능을 보고 대학에 가서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그때부터 꿈꿨었던 것 같다.


물론 더 큰 포부를 갖고 도전하고 꿈꾸는 삶의 모습도 훌륭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으니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지 뭐.

그래서 첫 직장도 '아이 키우기 좋은' 공공기관을 선택했고, 결혼이라는 제도의 비합리적 요소를 따지기보다는, 그것이 주는 안정감을 누리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의 해방일지>의 구 씨 말마따나, '끌어야 할 유모차가 있는 여자들'의 삶은, 내가 10대 때부터 꿈꾸던 평범한 삶은 어쩌면 꽤나 커다란 욕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회에 나와서야 비로소, 평범하기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니.




연애 시절, 남자친구가 훗날 좋은 남편이자 아빠일 모습이 눈에 선해 결혼을 결심했다. 

부모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인 '결혼'을 통과한 우리는 이제 '좋은 부모'가 될 고민을 한다.

커리어와 육아휴직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친구 같은 부모와 권위와 질서를 갖춘 가정 사이에서 저울질한다. 회사 선배들이 보낸다는 영어유치원과 아파트 구입과 학군지 이사에 대해 미디어에서 들은 정보들을 풀어놓는다.


우연찮게도 남편과 나는 둘 다 빠른년생인데, 출생이 몇 개월 빨라도 발육이 눈에 띄게 차이나던 유년시절에는 또래 사이에서 깍두기 역할을 도맡아 했었다. 남편은 그 시기가 자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제 빠른년생이 사라졌으니 3~4월경에 임신을 해야 아기가 1~2월에 태어나, 자존감 형성에 결격사유가 없을 거라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겪어봤는데 이런 이래서 좋았고, 저건 저래서 좀 별로였어."

우리 아이의 삶은, 우리 두 사람의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들이 만들어갈 것이다.


또래에 비해 조금 일찍 결혼한 편인 나의 SNS에는 아름다운 젊음을 누리는 친구들의 사진과, 결혼한 언니들의 돌쟁이, 세살배기 아기들의 사진이 공존한다. 

만 29세, 아직은 더 놀고 싶고 아직 못 가본 여행지들이 아른거리지만 결국에는 내가 오래도록 원하던 그 중심을 향해 가게 되겠지.


물론 힘겨울 테지만 끝끝내 경이로울,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각오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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