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너무 떨려요, 저 어떡하죠!"
오늘 방송반 면접이 있는 날입니다.
"선생님, 오늘 면접이라 머리를 고데기로 말고 왔어요. 저 어때요?"
"오호! 그래서 오늘 더 이뻐 보이는구나"
일주일 전부터 2024 방송반 모집 안내 공고가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반 친구들은 2명의 친구가 원서 제출을 하였습니다. 공고에도 제시한 것처럼 '성실하고 적극적인' 친구 2명이 신청을 했습니다. 2명의 친구는 모두 여자친구들입니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고, 성실한 친구들입니다. 2명이 모두 다 합격하면 좋겠지만 걱정입니다. 아나운서 2명, 엔지니어 2명, 카메라 2명씩 뽑는데 저희 반 친구 모두 아나운서를 지원했다고 합니다. 2명 모두 합격하면 좋은데 5학년은 5반이나 있어 경쟁률이 치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 헤어스타일을 묶을까요, 아님 그대로 둘까요?"
"응~, 지금 머리가 단정하니 묶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친구들은 머리를 묶어라, 묶지 마라 두 패로 갈렸습니다.
"선생님 저희들도 면접 구경하러 가도 돼요?"
"면접을 구경할 수는 없는데..."
"복도에서 기다릴 수는 있지요?"
같은 반 친구들도 긴장이 되나 봅니다.
초등 5년을 보내며 친구들이 원서를 쓰고, 제출하고, 면접을 보고, 또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은 학교생활에서 거의 없습니다. 지난주 친구들은 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원서를 제출하는 것도 고민이 되는지 저에게 한 친구는 묻고 또 묻고 했습니다. 다른 1명의 친구는 친언니가 방송부 6학년이라 긴장이 되지 않나 봅니다. 언니가 조언을 많이 해주나 봅니다.
면접은 방과 후 2시 30분에 진행됩니다. 2시 20분에 면접 보는 친구들을 교실로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긴장하지 말고 잘하고 와"
"선생님 긴장이 어떻게 안돼요?"
"선생님 떨어지면 어떡하죠?"
"떨어지면 속상하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
아이들을 면접 교실로 보내며 저도 떨려옵니다. 첫 도전인데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아이들을 기다렸다 면접 치른 소감을 듣고 싶었지만 회의가 있어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회의를 마친 후 담당 선생님 교실로 찾아갔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혹시 2명이 다 합격을 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친구들이 준비를 많이 해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반 2명의 친구들은 모두 아나운서에 합격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두 합격해서 저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미리 알려줄까? 살짝 고민도 했지만 담당 선생님께서 내일 발표라고 하셔서 오늘은 참기로 했습니다. 내일 활짝 웃을 저희 반 이쁜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내일 아침에 결과가 궁금해서 달려올 친구들을 어떻게 놀려줄까 고민도 해봅니다.
슬픈 표정으로
"친구들, 어떡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