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 엄마야
밤톨같이 귀엽고 해맑던 아들이 벌써 대학생이 된다니 꿈만 같구나.
얼굴과 옷에 요구르트를 온통 묻히며 먹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먹성이 좋아 밥알 한 톨도 흘리지 않고 먹던 모습도 떠오른단다. 눈가가 찢어져 세 번이나 꿰맸던 생각도 나고, 편도 수술을 하고 죽이 너무 싫어 완쾌되면 먹을 음식을 떠올리던 쾡하던 너의 모습도 선하단다. 몸이 약한 동생과 누워서 놀아주던 모습도, 불안증으로 엄마 옆에서 24시간 붙어 다녔던 시절도 있었지. 색종이로 무언가를 온종일 만들던 너의 모습도 생각 나는구나. 참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
아들에게 항상 고마운 것이 많아.
우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정말 고마워.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일어나지 않잖아.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너의 모습이 너무 멋진 것은 알고 있지! 너의 크나큰 장점이라는 걸 잊지 마.
둘째, 공부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네가 정말 고마웠어. 엄마한테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수험생을 마친 건 정말 대단한 일이야. 한편 힘들면 힘들다고 투정도 안 부리는 점잖은 네가 안쓰럽기도 했단다. 힘들 땐 엄마에게 투정 부려도 괜찮아.
셋째, 엄마보다 동생을 더 잘 이끌어주어서 고마워. 형제들끼리만 통하는 무언가가 있겠지만 말이야. 엄마랑은 세대 차이를 느껴서 그런 것 같기도 해. 네가 사춘기 동생을 더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면이 있나 봐. 동생을 잘 돌봐주고 이끌어주어서 고마워. 힘들겠지만 동생을 잘 부탁해.
앞으로 독립해서 어엿한 어른으로 살아갈 너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도움이 될까 고민을 해보았어.
첫째,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해봤으면 해. 눈치 보지 말고 실패해도 괜찮으니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보았으면 해. 엄마는 어른들 눈치 보느라 말 잘 듣는 아이로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후회되기도 하거든.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주관이 생기는 것 같아. 주관이 있어야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결정을 할 수 있단다.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야. 현명한 선택을 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 생각이 돼. 진짜 너를 알아가는 것이 너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도 잊지 마.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거든. 너는 아직 너의 인생이 펼쳐지기 전이니 맘껏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보았으면 해.
둘째, 과정을 즐기길 바래. 목표의 목적지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대학을 위해 수험생 생활을 했지만, 너에게는 다른 좋았던 기억도 있잖아.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너를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잖아. 네가 지치고 힘들 때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들도 있었지. 떡볶이를 같이 먹어주던 친구들도 있었잖아. 밤늦게 같이 걸어주던 친구도 있고, 선생님 뒷이야기를 들어주는 엄마도 있었고 말이야. 매일 아침 샌드위치를 말아주는 엄마도 있었네. 손주 공부하느라 고생한다며 용돈을 주시는 할머니도 계시고 말이야. 대학이라는 수험생 과정 중에 아주 좋았던 기억도 많았잖아. 모든 과정을 즐기며 헤쳐나가길 바라.
셋째, 성공이 아닌 성장하는 사람이 되면 더 행복할 거야.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거야. 그 과정에 실패도 있겠지만 그것도 성장의 한 과정일 뿐이잖아. 실패 원인을 알면 또 성장하겠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은 성장하는 삶이라 말할 수 있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하루하루가 성장이라 말할 수 있어. 성장이 쌓이면 성공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넷째, 항상 감사하자. 엄마는 네가 태어난 것만도 감사해. 어떻게 너와 같은 아들이 태어난 건지 전생에 엄마가 나라를 구했나 봐. 아들이 태어난 것도, 건강하게 자라준 것도 모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야. 인생은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한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할수록 감사한 일들을 우리가 찾게 되는 것 같거든. 감사일기를 쓰는 첫날은 감사일기 한 줄 쓰기가 너무 힘들었어. 감사할 일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거든. 감사일기 쓰는 날이 점점 쌓여 갈수록 감사일기 적는 일이 쉬워지고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 거야. 우리 아들도 감사할 일들을 만들어 가며 감사하며 살자.
아들!
잘 커 줘서 고마워, 사랑해. 엄마는 너의 앞날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