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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이 알림 설정 구조를 결정한다

비즈니스 모델별 알림 설정 전략

by 경민

알림 설정이 중요한 이유


최근 알림과 알림피드 영역의 개선을 맡으면서, 여러 서비스의 ‘알림’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서비스는 푸시, 앱 내 피드, 이메일, SM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림을 제공하며, 이를 핵심 사용자 접점이자 그로스를 이끄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이처럼 많은 서비스가 마케팅과 그로스를 위해 알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정보가 과도하게 쏟아질수록 사용자는 빠르게 피로해지며, 놓치는 알림이 생겨납니다. 결국, 좋은 사용자 알림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알림 설정을 어떻게 설계하는가'가 핵심이 됩니다.


사용자에게 알림의 통제권을 부여하면, 심리적 통제감을 높여 ‘강제로 받는 정보’가 아닌 ‘내가 선택해 받는 정보’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알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서비스 관여도와 신뢰도를 함께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실제 B2B와 B2C 환경에서 알림 설계를 진행해보니,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알림 설정의 구조와 목적이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왜 비즈니스 모델이 알림 설정 구조를 결정하는지, 그리고 각 모델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알림 설정이 설계되어야 하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왜 비즈니스 모델이 알림 설정 구조를 결정할까?


image by. 경민


알림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즉, 비즈니스 모델과 같은 서비스의 참여 주체와 그 관계 구조가 달라지면, 알림의 종류와 제어 방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보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누가 그 정보를 만들어내는가 또한 알림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알림을 설계할 때는, 정보를 생성하고, 발송하는 주체와 사용자의 관계는 먼저 이해해야합니다. 그 관계 속에서 사용자가 불필요한 피로도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이러한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알림 설정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C2C 알림 : 사용자가 만든 정보, 내게 필요한 정보


C2C(Consumer to Consumer)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당근마켓, 중고나라처럼 사용자가 직접 거래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콘텐츠와 거래는 일반 사용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즉, 기업은 중개자이자 환경 설계자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구조의 핵심 특징은 ‘공급의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B2C 모델은 기업이 수요를 관찰하고 이에 맞춰 공급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닌텐도 스위치의 인기가 높다면 기업은 생산량을 늘리고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면, C2C에서는 상품의 공급이 개인 사용자의 의사와 상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수요가 높더라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기 있는 제품일수록 오히려 희소성이 커지고, 가격이 높게 형성되거나 거래 타이밍이 불규칙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공급 구조’는 알림 설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이 주기적으로 정보를 발송하는 B2C와 달리, C2C에서는 언제 어떤 정보가 생성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근은 이를 키워드 기반 알림으로 해결했습니다. 사용자가 관심 있는 키워드, 선호하는 가격대를 등록해두면, 관련 상품이 새로 등록되는 즉시 알림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 알림은 ‘광고’가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 설정한 탐색 보조 수단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낮고, 오히려 기회에 대한 실시간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B2C 서비스 : 기업이 만든 정보, 간혹 내게 필요한 정보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B2C(Business to Consumer)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는 기업의 마케팅팀이 보통 발송 주체가 됩니다.

토스나 쿠팡처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서비스조차도, 사용자가 알림을 ‘받아야 하는 이유’보다 ‘받지 않아야 할 이유’를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B2C 서비스의 알림은 기업이 정한 타이밍과 목적에 따라 발송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이벤트, 배송, 결제, 공지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알림이 쏟아지면서 사용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정보의 흐름 속에 놓입니다.


그래서 B2C 서비스의 알림 설계에서는 세분화된 자율성이 핵심입니다. 사용자가 피로감을 느껴 모든 알림을 완전히 수신을 차단하기 전에, 카테고리별로 세밀하게 구분된 설정을 제공해 최소한의 메시지라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모두 거부’라는 최악 대신 ‘선택적 수신’이라는 차선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토스는 이 문제를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알림을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최근 내가 실제로 받은 메시지’를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사용자는 환전 알림, 공시 알림, 입출금 알림처럼 받기 싫은 유형을 직접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끌 수 있습니다. “이 알림을 끄면 다른 중요한 정보도 놓치지 않을까?”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설정 덕분에 사용자는 ‘불필요한 방해를 피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는 유지한다’는 심리적 통제감을 얻게 됩니다.




B2B 서비스 : 조직 내 역할에 따른 제공 정보 설정


B2B(Business to Business) 서비스의 알림은 C2C나 B2C와는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집니다. C2C나 B2C에서는 알림 설정이 수신자가 필요한 정보만 받기 위한 개인화 장치라면, B2B에서는 알림이 조직의 업무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운영 장치로 기능합니다. 즉, 알림의 목적은 개인의 관심이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정보가 제때, 올바른 담당자에게 도달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구조에서 정보의 생성 주체는 플랫폼이나 서비스 제공 기업, 그리고 수신자는 입점사·공급사·운영사 같은 비즈니스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알림을 받아야 하는 주체는 그 조직 내부의 담당자, 즉 ‘역할을 가진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주문·배송 오류는 물류 담당자가, 정산 확정 알림은 회계 담당자가, 상품 승인 요청은 마케팅 운영자가 받아야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B2B 서비스의 알림은 “누가 정보를 받는가?”보다 “어떤 역할이 어떤 정보를 받아야 하는가?”가 핵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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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B2B의 알림 설정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 기능이 아니라, ‘권한’과 ‘역할(Role)’에 따라 알림을 분기하는 통제 장치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가 직접 끄고 켜는 설정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 구조(Role Hierarchy)에 따라 자동으로 권한이 상속되거나 제한되는 구조 같은 것이 중요합니다.



끝으로


이처럼 알림설정은 단순히 마케팅과 메시지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안됩니다. 사용자와 우리의 관계, 그리고 우리의 프로덕트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를 바탕으로 도출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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