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내는 것.
처음엔 단단한 알갱이였다.
가혹할 정도로 뜨거운 회전을 견디며,
조금씩 자신을 잃어갔다.
녹고, 풀어지고,
결국 자신이었던 형태를 포기한 채
실처럼 얇게, 끝없이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고통은 파괴였다.
그러나 파괴는 곧 확장이기도 했다.
작고 뾰족했던 몸은
점점 부드럽고, 커다란 형태로 변모해갔다.
누군가는 그것을 달콤하다 말하고
누군가는 그저 푹신한 추억쯤으로 여기겠지만,
그 안에는 뜨거운 고통과 묵묵한 인내,
자기 해체와 타인을 감싸 안는 마음이 실핏줄처럼 엮여 있다.
솜사탕은 알고 있었다.
스스로를 잃지 않고는
누군가를 감쌀 수 없다는 걸.
이 글은 어느 날,
솜사탕을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시작되었다.
그 작은 손 안에 들린 가벼운 구름 한 조각을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눈빛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삶의 한 장면을 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