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계획이라면 수업 시작하기 전에 더미북을 미리 만들어보는 거였는데, 역시 안하게 되더라...
하고싶은게 있다면 일단 돈을 내고 신청하라는 건 나한테 정말 해당되는 이야기다.
내가 신청한 수업은 8주동안 16페이지를 완성하는 취미반 수업으로, 그림책을 처음 그려보는 사람들이 듣는 수업이다.
그래서인지 '일단 완성하기'와 '즐겁게 그릴 수 있는 이야기 찾기'를 강조하셨다.
수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나의 이야기 찾기'시간이었다.
나의 이야기(인상깊었던 어린시절과 최근의 에피소드들)를 다른사람들과 공유하면, 독자의 입장에서 그 이야기가 어떤지 말해주는 시간이다.
나에게 인상깊었던 어린시절의 기억은 역시나 자연에서 놀았던 기억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봄에는 산에서 꽃을 따고 쑥을 캐고, 여름에는 주말농장에서 옥수수 따와서 먹고, 가을에는 밖에서 뛰어놀고, 겨울에는 친구들과 육교에서 썰매타던 기억들. 그 때의 경험이 지금 내가 자연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으면 재밌을 것 같은데, 2명이 수업을 듣는데 한 분은 일이 생겨 참여를 못하셔서, 내 이야기만 하게 된 건 조금 아쉬웠다.
에피소드를 말하고나서는 <자연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이라는 책을 어떻게 그림책으로 풀어낼 지에 대한 내 고민을 말했다.
그 책을 읽고 내가 알게된 자연 속 행복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싶은데 그렇다면 정보전달을 위주로 할지, 아니면 자연에 대한 감상을 위주로 할 지 고민이 되었다.
선생님은 '쓰면서 즐거운 것'을 추천하셨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이야기'가 좋을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책을 소화하여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는 게 어떻냐고 하셨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른사람에게 나누고 돕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며, 이러한 내 성향을 이해하는 것도 그림책만들기에 도움이 될거라 하셨다.
자연에서 행복함과 회복경험을 얻었던 내 이야기를 좀 더 찾아봐야할 것 같다.
그림책을 그릴 때 첫 순서는 이야기를글로 길게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그림까지 포함한 스토리보드를 그린다.
또 그림을 잘 그리려면 숙련이 필요하기에 다이어리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그리면 도움이 될거라 하셨다.
수업을 들으면서빨리 책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설렜는데, 또다시 어떤 그림책을 그리면 좋을까 고민과 걱정이 된다.
나는 다른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면 좋다.
내가 자연속에서 느낀 기쁨을 마음껏 표현해서, 그 이야기를 읽고 다른 사람들도 자연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