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일을 정말 잘 하게 된다는 것

- 신의 목소리를 보다가  .. 

신의 목소리 재방송을 보다가 소찬휘의 '위 아래'를 들었다. 원래도 매번 보통 이상의 보컬들이 등장해 기대보다 훨씬 멋진 무대를 보여주곤 하지만, 오늘 들은 소찬휘표 '위 아래'는 음악에 대한 감동에 더해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나에 대해 돌아보고 싶게 만들어 주었다. 



가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단 3시간 동안 소찬휘가 해 낸 일은 이렇다.

거의 한 소절 정도 기억하고 있다던 이 노래의 멜로디를 완전히 익혔다.

총 5명의 멤버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완전히 외웠다. 랩 파트도 깨알 같이 빼먹지 않았다.

KPOP 후크송 '위아래'를 Rock 비트 강렬한 새 음악으로 편곡했다.

댄스를 배웠다.

오늘 새롭게 배우고 만든 이 모든 걸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심지어 '위아래' 댄스의 시각적 효과를 최대로 살릴 스커트를 공수했다.


그리고 Crush!!   노래를 잘 하고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미쳐버리게 만든 것 보다 나에게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이렇게 완전히 새롭고 완벽하고 놀라운 무대가 진짜로 단 3시간 만에 만들어져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건 단지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는 재능만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결과다. 아마도 평소에 엄청나게 많은 음악을 듣고 공부하며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또 그만큼 음악을, 노래를, Rock 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재능+노력+열정이라는 3박자가 만들어 내는 하모니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소찬휘는 가수니까,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녀는
자신의 일을 정말 잘 하는 사람, 그리고 프로페셔널이다. 


직장 생활 4년차이던 어느날, 사장님이 갑자기 '미나씨, 언론 홍보 한 번 해 보지 않겠어?' 라고 말씀하셨던 그 날이 정확히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그다지 직장 생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던 내가 일에 욕심이란 걸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홍보' 라는 일을 할 거라는 상상조차 하고 있지 않았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이 일을 정말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 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날 정말로 머리를 탁 하고 치는 인생책을 만났으니, 구본형 선생이 쓰신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구본형 선생은 이 책에서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평생직장' 이라는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내가 잘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전문가가 되고 나 스스로가 직장이 되고 브랜드가 되라는 주장을 펼쳐내고 있었다. Self-Employment 라는 개념은 이제는 더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지만, 이 책을 처음 접했던 2000년대 초만해도 정말 신선하고 조금은 충격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장이라는 커다랗고 안정된 조직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고용하라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라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 하는 일을 찾아 전문가가 되고 브랜드가 되어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라


라는 책 속의 메세지들이 새롭고 낯선 '홍보 담당' 이라는 역할 앞에서 힘들어 하고 있던 꼬꼬마 홍보 담당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일을 하는데에 있어 가장 커다란 지침이 되고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내 일을 정말 잘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중요한 포인트들일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역시 회사라는 틀을 벗어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정말 원하는 일을 찾아 내고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회사의 틀 안에서도 충분히 꿈꿀 수 있고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여전히 나는 늘 '내가 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 전문가, 진짜 프로페셔널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크다. 그리고 오래 오래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하면서 발전해 나가고 싶다.  나만의 콘텐츠가 있고 그 분야의 확실한 전문가가 되고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삶이란 정말 멋지지 않은가?  - <꼬날이 간다> 30번째 brunch 끝. 


작가의 이전글 현실을 왜곡하는 공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