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너의 집사이고 싶다
'영원한 너의 집사이고 싶다'
직접 그리고, 쓰고, 디자인한 책의 독립출판 소식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고양이 앵오의 집사입니다. 어느 날 영원히 아기일 것만 같았던 나의 고양이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살다 보면 쓰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고 하지요. 앵오가 제 손길이 더 필요해진 순간부터 그 마음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처음으로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을 맞닥뜨린 후 받아들여가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돌아보니 저는 소중한 것들은 늘 제 옆에 있고, 막연히 저에게는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저의 고양이가 노묘가 되자 어느덧 저도 삼십 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간절히 바라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도, 소중한 존재들이 영원히 제 옆에 있지 않는다는 것도, 무엇이 제 인생에서 소중한 것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동안 저의 옆에는 늘 고양이 앵오가 있었어요. 그렇게 앵오와 저는 10대와 20대, 30대를 함께하며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네요. 그리고 이제는, 이별을 준비하는 집사계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책은 노묘와 저의 기록이지만, '삶에서 알아가야만 하는 것들을 부딪치고 나아가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긴 작업시간 동안 직접 그림을 고쳤다 그리고, 글을 지웠다 쓰고, 폰트와 판형을 바꾸어 가며 저의 감정이 잘 담길 수 있는 책을 디자인해보려 했습니다. 앵오와 저,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거나 잠시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소중한 일이겠지요. 그렇다면 저에게도 참 위안이 될 것 같아요.
집사의 허리를 꽉 잡고 어디든 함께 날아가는 집사와 고양이의 일러스트입니다. (집사가 자전거를 못 탄다는 것은 비밀..)
* 본문
앵오가 아픈 후의 기록, 마음의 변화, 함께하는 동안의 이야기, 소중한 것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과 에피소드 (일, 건강 )등에 대한 글입니다. 본문 중 어린왕자를 읽고 떠올린 이야기와, 나의 고양이를 생각하는 짧은 감정의 덩어리도 글들도 들어있습니다. 고양이들과 저의 모습을 간단한 삽화로도 그려보았어요.
*일러스트
본문 안에 앵오와 저를 떠올리며 그린 표지를 포함한 컬러 일러스트 7개가 있습니다.
-꿈에서도 고양이 中
앵오의 꿈에선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한 번씩 잠든 모습을 보면 낮게 중얼거리며 앞발을 움직이는데, 그럴 때 보면 고양이도 꿈을 꾸는 것 같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무서운 꿈은 꾸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간의 유한함을 슬퍼하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건 겁 많은 인간들이나 하는 거니까. 앵오는 그저 제일 좋아하는 말린 멸치를 맘껏 먹고 포근한 이불 위에서 나와 등을 맞대며 잠드는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걱정과 불안은 나의 몫으로 맡겨둔 채.
-길들인 것 中
우리는 우리가 길들인 것에 책임이 있다. 누군가 작은 별에 핀 장미 한 송이를 돌볼 유일한 사람이라면, 그는 그 장미를 결코 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지 中
돌아보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늘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서른 먹어가며 행복해지는 일을 찾겠다던가, 좋은 제안에도 방 안에 웅크리고 있을 나이 든 고양이를 먼저 떠올리는 나였다. 누군가 이유를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이 시원치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조차도 꺼내 볼 수 없는 그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지곤 했다.
-겨울세기
누군가 “여름하고 겨울 중에 어떤 계절이 좋아요? ” 하고 물어보면 늘 일말의 고민 없이 “여름이요. 겨울은 너무 힘들어요.” 하고 대답하곤 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겨울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리 외투를 껴입어도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칼바람은 추위를 많이 타는 나와 겨울 사이를 갈라놓았다. 나에게 겨울은 늘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계절이었다.
그래도 겨울의 끝에 기다리는 새로운 한 해라는 존재는 왠지 모를 설렘을 주었다. 제야의 종 앞에서 첫 해의 얼굴을 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행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축제 같은 분위기에 은근히 물들어 조금은 나아질 새 해를 상상하기도 했다.
나이를 더 먹고 난 뒤의 겨울은 새해의 설렘보다는 한 해의 막바지에서 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나름 한 해를 꽉 채운 나의 노력과 보람들이 현실적인 의미가 있는 것들인지. 마음의 준비 없이 이십 대에서 서른이 되었을 때, 나에게는 마흔이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 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마흔은 모든 면에서 어른이어야만 할 것 같은 나이인데 그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겨울은 나에게 외적으로는 추위와의 싸움을, 내적으로는 한 해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담은 계절이었다.
앵오가 아프고 나서 몇 해가 지났다. 금방이라도 내 옆을 떠날 것 같던 앵오와 벌써 세 번의 겨울을 함께 보내고 있다.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던 겨울을 세어보니 낯선 기분이 들었다. 여태껏 잊을만하면 돌아오던 겨울을 굳이 세어볼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세 번의 겨울’ 외에 다른 겨울들도 세어보았다. 소중했던 사람들과 보낸 겨울은 몇 번이었는지. 내가 지금껏 지내온 겨울과 앞으로 보낼 겨울은 몇 번일지. 그중 인자한 노인의 모습으로 보낼 낯선 나의 겨울도 떠올려보며. 뭐, 인생이 내 생각대로 된다면 말이다.
겨울을 세기 시작하니 무한한 사계절의 반복인 것 같던 겨울이 희소하게 느껴졌다. 그중 앵오와 함께 보낸 겨울은 무려 17번이나 되었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겨울은 몇 번일까? ’ 손가락 몇 개를 하나씩 접어내려 보다 겨울 세기를 멈추고 손을 내려놓았다.
추운 겨울, 집으로 돌아와 차가워진 몸을 녹이며 따뜻한 온수매트 위에 이불을 덮고 너와 널브러져 보내던 일상. “엄마. 고양이들은 너무 따뜻해.” 하며 온기를 느끼기 위해 너를 꼬옥 안던, 나도 미처 몰랐던 겨울의 모습에 늘 네가 있었다. ‘앵오야. 다음 겨울에도 함께하자.’ 어느 순간 나에게 돌아올 겨울이 싫지만은 않은 이유가 생겼다.
-별이 위로를 건넬 때 中
나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이 슬퍼할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따뜻한 누군가가 떠올린 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다. 고양이들이 고양이 별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진정 어린 위로가 된 다는 걸 알고 있다.
1장
슬픔의 기록
꿈에서도 고양이
함께 나이 먹기
바다를 모르고
그날의 기억
대화가 필요해
모든 고양이는 아름답다
진정한 위로
언제나
2장
고양이나 키우죠
집사의 상상
노묘가 되면
받아들이기
귀여운 게 최고야
고양이가 알려주는 것들
모두가 그렇게
안고 안기다
너로 인해
자장가
너의 가치
너에게 빠진 이유
동물
3장
어른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지
길들인 것
괜찮죠?
양을 찾아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행복의 유예
시간을 초월하는 관계
보이지 않는 목소리
별의 기억
위로
누구나 한 번쯤은 고양이가 된다
악몽을 꾼 날에
4장
겨울세기
집사를 위로하는 법
집사의 밤
노묘와 놀이
삶은 선택의 연속
있는 그대로
준비된 이별
나의 방
별이 위로를 건넬 때
당신의 우주
잔인한 진리
그런 너를
고양이 꽃
기도
우리의 계절
기억할게요
마치는 글
-고양이를, 동물을 사랑하는 분
-나이 들거나 아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분
-아직 반려동물이 어리지만 현재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은 분
-긴 시간 고양이와 지내며 얻게되는 것들에 대해 함께 공감하거나 궁금하신 분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을 겪었거나, 준비하고 있는 분
-슬픔에 의미를 발견하여 나아가고 싶은 분
-아픈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힘든 지인을 위로하고 싶은 분
-생명을 책임지는 것에 대한 무게를 아는 분, 혹은 궁금한 분
크기: 125*195mm
페이지: 170 페이지 내외
책 종이: 표지: 랑데뷰 210g/ 내지: 미색모조지 120g/ 겉싸개 종이: 미정
제본: 무선제본
최종 인쇄 시 책 제작사양 및 내용에 조금의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텀블벅 펀딩 진행중입니다.
펀딩이 끝나며 인쇄할 예정입니다!
https://tumblbug.com/forevermycat
-Instagram : ssong2_story 으로 오시면 앵오의 모습과 제작 준비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