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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야 Apr 15. 2021

값싼 용서로 그런 괴물을 키운 이 사회 탓입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정의로움이 뭔지 알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드라마 '펜트 하우스'가 끝나고 후속으로 '모범택시'라는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모범택시'

어느 드라마든 제목을 들으면 어떤 드라마이겠구나 하는 감이 있는데, 이 드라마는 제목만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어 궁금했다.

특히나 1회에서는 택시회사가 배경으로 보이기까지 해 나로서는 무척 흥미로웠다.


대학원 마지막 학기가 끝나갈 무렵, 서울 생활을 접고 내려와 반강제적으로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택시회사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지만 나는 자꾸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 나를 보다 못해 친구는 택시회사를 배경으로 드라마를 써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나의 모든 상황에 애정이 없었다. 그랬던 나와 다르게 누구는 애정을 가지고 택시회사를 배경으로 글을 썼고, 그 결과 어떤 멋진 드라마가 만들어졌을까 몹시 궁금했다.


'모범택시'는 선이 악을 무찌르는 드라마다.

평범하게 보이는 택시회사-무지개 운수

어쩌면 택시기사란 직업은 시민의 발이 되어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위험에 제일 많이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보호받기는커녕 홀대받는 직업군이 아닐까 한다. 그런 그들이 뭉쳐 악을 무찌르는 선함을 보여주는 그런 드라마이다.


그들은 마치 홍길동이 이끄는 활빈당처럼

유치원 셔틀버스를 위협하는 보복 운전 차량을 제압하는가 하면, 사회악을 다시 전자발찌 하나 달랑 묶어 사회로 되돌려 보내는 조두철을 지하 감옥에 다시 가둔다.    

      

  김도기 씨 어머님이 왜 돌아가신 줄 압니까?

  미치광이 살인자 때문에? 아닙니다.

  값싼 용서로 그런 괴물을 키운 이 사회 탓입니다.

  아직도 경찰, 검찰, 판사들의 정의를 믿습니까?

  그들에게 정의를 맡길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그들은 아니오라고 답하고, 스스로 복수를 시작한다.

첫 복수로 그들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장애인들의 노동력과 임금을 갈취하고, 그들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젓갈공장 일당들에게 양아치-킨 배달원으로 위장하여 치즈가루에 수면제를 섞어 먹인 후 그들을 응징한다. 

시원했다. 


펜트하우스도 결론은 악을 무찌르는 드라마겠지만, 난 모범택시의 시원한 한방 복수가 더 좋다.

코믹하면서도 무게감 있게 정의로운 드라마.


누군가의 애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가 경찰, 검찰, 판사들의 정의를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아주 조금이라도 정의로움이 뭔지 알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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