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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나뭇가지 Jun 04. 2021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책이 삶에 주는 도움


인구의 40%는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요즘은 아이들도 스마트폰 하나면 원하는 정보는 뭐든지 찾을 수 있다. 재미있다 보니 스마트폰을 보는데 시간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점점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우리나라 인구 40%에 해당한다고 한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스마트 폰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갈수록 책을 접하는 시간은 점점 짧아질 것이고 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왜 책을 꼭 읽어야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도대체 왜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교양과 지식을 쌓기 위해서"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많다. 그만큼 책이 주는 효용은 크고 다양하다. 책을 잘 읽는 사람은 책 읽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없다고 말한다. 반면 책 읽기가 힘들다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일 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도 많다. 수면제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20대, 과외를 하기 위해 찾아간 집에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책 한 권 보이지 않았다. 책상과 책꽂이가 있었지만 교과서와 문제집 몇 권 제외하고는 단 한 권의 책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책이 없는 집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1년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인구의 거의 절반이나 된다는 말이 와닿는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름 정리를 하면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인터넷으로 쉽게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책이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실질적으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말한다. 요즘처럼 인터넷에 정보가 쏟아지고 넘쳐나는 세상에 왜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어찌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창에 단어를 집어넣기만 하면 그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나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한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와 관련된 정보가 많은 만큼 그 많은 정보들 중에 어떤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 헷갈릴 때도 많다. 그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도 많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 정보를 얻더라도 의구심이 들 때는 책을 참고해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상의 정보는 검증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개인 의견이나 생각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얻는 것, 이것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책이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정보와 지식을 얻는 데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삶에 깊숙이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

 

-치유의 힘     


한 때 내가 책을 읽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삶이 고단할 때 가장 즐겨한 것이 책을 읽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힘들고 어려워도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살아갈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고, 희망을 보았고, 의지를 가지고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다.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 돌보느라 기진맥진할 때에도 책이 그 모든 것을 견디며 주저앉지 않지 않게 해 주었다.

     

책은 강력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은 이 세상을 우리보다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의 숨결이기도 하다. 이 세상을 살다 간, 이미 우리가 만날 수 없는 지도자들의 말이 들어있다. 이미 힘든 삶을 살면서 고통과 역경을 견뎌낸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책에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고, 그들을 통해 나도 이 난관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생각과 감정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꼽는다면 그 첫 번째가 아마도 이 부분일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높아진다. 어휘력이 높아지면 생각하는 힘도 커지고 깊어진다. 그리고 말할 때나 글을 쓸 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을수록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외국어를 배워본 사람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한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외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외국어로 말을 하려면 아는 단어가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그 아는 단어에 한해 자기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면 마치 자신이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 든다. “오늘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많이 아프다."라고 자세하게 말을 할 수 없고, “다리 아프다” 고만 말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단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생각과 감정이 깊어지고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도 쉬워진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수는 없다.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면서 내 삶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읽은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책을 읽고 나면 2/3 이상은 잊어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 잊어버리고 남는 것이 없어진다.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쓰는 것이다. 읽고 쓰는 행위가 더해지면 훨씬 강력한 기억으로 남아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한 줄 쓰기     


읽기만 하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읽으면서 아, 그렇지. 하며 배운 것들도 다 읽고 책을 덮는 순간 날아가 버린다. 그나마 기억에 남았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져 버린다.  나이가 들고 보니 더 심각해져서 읽을 때는 모든 것이 내 것인 것 같았지만 책을 덮으면 그 순간 모두 날아가버린다. 요약하여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도 힘들어지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책을 읽고 나서 짧게라도 감상을 적어두는 습관을 하는 것이 기억을 오래가도록 돕는다.     

한 줄 평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줄 평을 쓰지만 그 한 줄에는 많은 기억과 경험이 담겨있어서 나중에 그 한 줄을 읽을 때마다 전체적인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릴 적 사진 한 장으로 관련된 많은 추억과 장면들을 기억해내는 것과 같다.

       

- 서평이나 감상 쓰기   

  

서평을 쓰는 것은 아주 좋은 기억법이다.     

서평을 쓰기 위해,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지 좋았던 구절들은 어떤 것인지 읽은 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서평을 쓰고 나면 책의 내용이 훨씬 뇌리에 저장되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뿐만 아니라 내가 쓴 짧은 글을 통해 그때의 정서와 감동이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 내 글쓰기    

 

배움은 주로 인풋이다. 학교에서부터 인풋으로 학습된 공부는 내 것이 되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완전한 소화가 되어 내 것이 되어야 아웃풋이 된다. 배움은 아웃풋이 될 때 그때 진짜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웃풋이 되어 나올 때 책이 주는 가장 큰 배움을 얻게 된다.     


책을 읽는 이유가 단순한 정보만 얻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를 함께 쌓아가는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읽는 가장 큰 목적은 쓰기 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쓰기 위해 읽는다고 생각을 하면 읽는 자세부터 달라진다.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활자를 대하는 마음도 달라진다. 긴 글을 쓰기 힘들다면 한 줄이라도 써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하지만
내가 책을 읽는 진짜 이유


사람들마다 각자 책을 읽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오래전에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책을 왜 읽느냐고 질문을 했다. 학생들을 생각을 하면서 여러 가지 대답을 했다.  나를 향한 선생님의 시선에 마지못해 대답을 했다. 기어들어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그때 선생님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한다. 바라던 답을 들었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의아했었다. 설마 그 대답을 바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책이 재미없으면 결국 읽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내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다. 재미있어서 읽다 보니 치유가 되고 지식도 얻게 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게 되고 살아가는 방법도 얻게 된다. 책 읽는 재미를 알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책을 붙들고 앉아있는 시간이 더 좋아진다.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세상에 읽을 책이 많은 것만으로도 우울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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