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의 미학 1: 노마드 산책 1(낯섦의 공기)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치앙마이에서

by 리빙북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그 반대편의 낯섦이 주는 불편함과 새로움의 느낌.


우리는 두 가지 감정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때론 방황한다.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때론 권태, 무기력함, 정체의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익숙함의 편안함이 권태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찾아올 때 우리는 익숙한 잠자리, 익숙한 언어, 익숙한 사람, 익숙한 풍경을 떠나 낯섦의 세계로 떠난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의 일상 가운데서 열렬히 새로운 곳, 낯선 곳을 꿈꾸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직장, 새로운 나라로의 이민, 새로운 동네로의 이사라는 큰 결심과 정리가 필요하지 않은 ‘익숙함’의 공간과 시간을 떠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여행이리라.


장마와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시작되던 6월 말의 어느 늦은 저녁.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두번째의 커리어로 선택하였던 편안하고 익숙한 직장을 스스로 떠나 온 지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설렘과 막막함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출발한 나의 익숙함과의 결별을 돌아보며 25년 한 해의 절반을 정리하고 싶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며 지나온 8개월의 시간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아직도 설렘과 막막함이 매일, 매 순간 교차하는 삶 속에서 다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했다.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라 불리는 치앙마이로 떠나고 싶었다.


늦은 밤 기대하지 않았던 항공사 마일리지로 치앙마이 직항을 예매할 수 있었고

그렇게 나는 준비도 없이 치앙마이로 떠나왔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공항에 내려 그랩이라는 어플로 호텔로 가는 차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덥지 않은, 기대하지 않았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낯선 곳에서 낯선 언어를 들으며

낯선 공기를 마신다.


낯섦이 주는 축복 같은 자유의 공기를 마신다.


치앙마이 올드시티에서도 한적한 시골동네의 로컬 호텔에 늦은 밤, 아니 이른 새벽 도착하였다.


물을 사러 늦은 밤 시골 동네를 거닐다 길거리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밤의 허기를 달래고 새로운 곳에 자기 영역 표식을 남기려는 짐승과 같이 한 시간여 동네를 거닐었다.


2507치앙마이밤거리1.jpg


치앙마이 올드시티의 시골동네는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나도 이제 잠들 시간이다.


낯섦이 주는 축복을 기대하며 긴 하루의 여정을 마친다.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