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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애 Oct 20. 2020

캐릭터 vs. 퍼스낼리티

뮤지컬 작법 1 - 캐릭터와 퍼스낼리티의 차이점

<스위니 토드>를 쓴 뮤지컬 작가 스티븐 손다임의 <Finishing the Hat>에 이런 말이 나온다. There was no characters in musical comedy, only personalities. (뮤지컬 코미디에는 캐릭터는 없고 퍼스낼리티만 있었다.) 여기서 우선 뮤지컬 코미디는 1943년 뮤지컬 <오클라호마>가 쓰이기 전, 뮤지컬에 아직 드라마가 접목되지 않았던 때의 쇼 형식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캐릭터와 퍼스낼리티가 다르다는 걸. 내 입에서 수천만 번은 쓰였을 그 두 단어, 예민하게 의미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전부터 찾아보았다.

뭔가 충분하지 않은 느낌. 어딘가 같은 듯 다른데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느낌. 구글리서치 결과, 론 커터스라는 작가의 <School for Champions>라는 웹사이트에서 다음의 글을 발견했다.


캐릭터와 퍼스낼리티는 종종 혼용된다. 왜냐하면 두 단어 모두 한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캐릭터란 배워서 얻은 행동특성(behavior traits), 즉 한 사람이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인간관계에서 솔직하게 대응할 것인지, 법이나 단체의 룰을 잘 따를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반면, 퍼스낼리티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타고난 기질(inborn traits)로 구성된다. 

우리말로 정의하면, 캐릭터는 후천적으로 형성된 한 개인의 기질, 보통 행동으로 보이는 것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말한다. 퍼스낼리티는 선천적인 기질, 성품, 한 사람의 감출 수 없는 성격이 되겠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의 성품이 온화하다, 거짓말을 못한다, 목소리가 크다, 말을 잘 한다, 내성적이다, 외향적이다, 예민하다, 잔인하다는 퍼스낼리티. 이런 성격의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특히 그의 퍼스낼리티에 반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지를 보여주는 게 그의 캐릭터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비밀의 숲>의 황시목 검사를 예로 들어보자. 그의 퍼스낼리티는 슬픔, 분노, 행복 같은 감정을 못 느껴서 남의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기에 딱인 기질을 가졌다. (물론 그의 경우, 병을 앓아 후천적으로 형성되기는 했지만) 하지만 한여진을 만나서 행복해지면 미소를 짓고, 서동재를 구하며 부조리함에 분노를 느끼는데 그게 그의 캐릭터다.


이쯤에서 뮤지컬 작법에 이 이론을 적용하면, 왜 뮤지컬의 본고장인 이곳에서 등장인물을 People in the Show라고 안 쓰고 캐릭터라고 하는지가 설명이 된다. 극은 한 인물의 inner journey, 즉 사건을 통한 내면의 변화를 보여주는 거니까.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그럼 1943년 뮤지컬 <오클라호마> 이전의 가사는 어떻게 쓰였길래 스티븐 손다임 작가께서 퍼스낼리티만 있고 캐릭터는 없다고 했는지. <오클라호마>는 어떤 작품인지.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에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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