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보육 교육의 현실

by 블랙홀

요즘 한 달이 멀다 하고 어린이집에서 터져 나오는 사건들을 볼 때마다 너무도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아이가 받을 상처는 어쩌면 일평생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교사 이기 전에 항거할 수 없는 아이에게 물리적 폭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의 최악이지 아닌가 싶다.


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처럼 영아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일평생 배우는 평생교육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세 살 아이한테도 배운다'는 말처럼.

학교교육 역시 평생교육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교육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어느 단계를 끊어 비중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영유아기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는 스케치북과 같아 밑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완성도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밑그림을 처음 구상하는 단계가 영유아기라 할 수 있다.


밑그림만 그리다가 완성을 못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아이,

중간에 의도한 대로 되지 않는다고 찢어버리다 시간만 보내는 아이,

적당한 시간에 자신만의 특색을 넣어 매끄럽게 완성하는 아이,

조금 느리긴 하지만 끝까지 가는 아이,

너무 빠르지만 건성으로 완성하는 아이 등...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올 때는 이미 성격과 생활습관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오기 때문에 교육의 힘으로는 일정 정도 변화될 수는 있어도 근본을 바꾸기는 어렵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영아 때부터 어린이 집에 맡기는 사례가 점 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집의 상황은 그리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나는 명예퇴직 후 보육교사 1급 자격증으로 보조교사를 한 적이 있다. 직군이 다르므로 당연히 전 직장과 비교되었다. 그리고 궁금한 점도 많았다.


* 어린이 집에서의 사건은 왜 그리 많이 일어날까?

* 보육교사의 갈등은 왜 이직으로 연결될까? (학부모, 동료, 원장)

* 보육교사는 왜 1년씩 계약직으로 채용하는가?

* 보육교사는 왜 원장과 계약서를 작성할까?

* 보육교사는 왜 교육부 소속이 아닌 보건복지부 소속일까?

* 보육교사는 왜 공무원 신분이 아닐까?

* 보육교사는 왜 지속성 있는 신분보장이 안될까?

* 보육교사는 왜 아이들만 보육하는 게 아니고 다른 일거리가 그리 많을까?

(매일 써야 하는 원아수첩, 수업준비물 만들기, 환경정리, 청소, 놀잇감 소독 및 정리, 등. 하원 차량 탑승 등)

* 어린이 집의 방학은 왜 일주일 내지는 길어야 열흘밖에 되지 않을까?

* 학부모들은 보육교사에게 보육 외에 요구하는 것들이 왜 당연하다고 생각할까?

* 정원은 왜 시설 면적에 따라야 할까?

1 교사당 = 0세 - 3명 / 1세 - 5명/ 2세 - 7명 / 3세 - 15명 /4세 - 20명이다.

교사 1인 당 담당할 아동을 보면 3세 반 15명, 4세 반 20명은 초등학교 학생 수 보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초등은 학급당 20명이 넘는 곳이 드물다. 내가 가르치던 학급 중 분교단위는 4명이었던 적도 있다)


위의 열거 사항을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에 보완을 해야 할지 대강 가늠이 될 것이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을 수도 있다.



ㅡㅡㅡㅡㅡ 현직 보육교사가 말하는 하루 일과ㅡㅡㅡㅡㅡ

아침 7시 30분 당번 교사로 출근해 아이들을 맞이하고,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 간식과 점심을 챙기고 낮잠을 재우는 등 아이들을 돌보는 일로도 하루가 빠듯한


보육교사 A 씨의 또 다른 업무는 보육일지부터 낮잠 기록, 알림장 및 화장실 점검표 작성 등 하루 평균 30종 이상의 각종 행정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루 8시간 근무하게 돼 있지만 평균 10~12시간 정도 일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을 돌보는 짬짬이 기록을 해서 학부모에게 그날의 일지를 보내야 하므로 이는 보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백번 옳은 말이다.

보육교사가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근무조건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낮잠 자는 시간에 보육일지, 알림장을 작성해서 하원 시 가정에 보내야 하는데 안 자고 칭얼대는 아이가 있으면 강제로라도 재우려고 물리력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하루라도 안보내면 금방 전화가 온다.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볼 때 옷을 내려준다든가 기다렸다가 옷매무새도 손봐줘야 한다.

점심 먹을 때도 간식을 먹을 때도 양치질을 할 때도, 하다못해 물 마시는 것도 도와줘야 한다.

그 와중에 학부모가 부탁한 약도 시간 맞춰 먹여야 되고 낮잠 잘 때 이부자리도 살펴줘야 한다.


그뿐인가! 모든 기록은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관찰해서 작성해야 하니 복사하기도 어렵다. 당일 관찰내용을 써야 한다.

엄마들끼리 전화통화로 혹은 서로 돌려볼 수 있으니 교사의 성의 없음을 금방 파악한다.


학부모는 아이 한. 둘을 키우면서도 힘들어 죽겠다면서 방학이 빨리 끝나길 고대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내 자식도 힘들어하면서 보육교사는 초능력자인 줄 안다.


그러면서 그 많은 아이들 속에 내 아이에게 소홀한 지 시시콜콜 물어본다.

교사이기 전에 보육도우미 정도로 생각하고 대하는 부모들도 있다. 정말 좋은 분들도 있지만 말이다.

툭하면 원장실로 연락해서 항의를 하거나 심지어는 담임교사를 바꿔달라고도 한다.


월급은 기본시급에 수당만 조금 붙는 게 현재 보육교사들의 현실이다.

이런 근무조건과 환경에서 질 좋은 보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반문하고 싶다. 물론 그중에는 교사이기를 포기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말이다.

솔직히 우리 사회의 처우는 대학교수 > 초. 중등교사 > 보육교사 순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인성, 성격, 두뇌, 언어, 신체적으로 가장 발달이 급격한 시기가 학령 전 보육 시기임에도 말이다.


이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후죽순으로 신고만 하면 허가를 내주고 자격증만 내줄게 아니라 좀 더 책임감 있는 보육을 할 수 있도록 선별하고 감독도 하면서 그에 걸맞은 환경과 처우개선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OECD 상위국답게 우리나라의 보육정책도 바꾸어져야 한다.

그리고 교사를 대하는 부모들의 태도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터져 나오는 사건에 대해 처벌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현실을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라는 말처럼 어릴 적 보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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