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과 체르니, 꼭 배워야 할까?

피아노 교육, 그 탄생의 이야기

by 김클랑


어린 시절 피아노 학원에 가 보셨던 분들은 한 번쯤 바이엘과 체르니에 대해 들어보셨을 텐데요.

여러분은 바이엘과 체르니 재밌게 배우셨나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된 바이엘과 체르니, 왜 만들어진 걸까요? 오늘은 피아노 교본 탄생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반악기 교육의 시작


유럽을 무대로 발달해 온 클래식 음악은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교회 중심, 귀족 중심으로 음악이 발달하면서 연주장의 형태도 달라져 갔습니다. 궁정에서 열리는 연회 때 사람들이 추는 춤에 맞춰 반주를 하거나 교회에서 연주되는 성악곡들을 서포트해주던 기악 주자들이 15세기 들어서 시민들이 개최하는 축제나 행사, 사적인 모임 등등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서 악기들 만을 위한 곡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악기들도 더 발전하게 되고, 연주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니 음악가를 육성하는 시스템도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악기교육이 시작되게 됩니다.


특별히 짧은 순간에 여러 음들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화음 연주가 가능한 건반악기는 교회와 여러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가 1600년대부터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건반악기를 위한 여러 형식의 곡들이 나오기 시작하죠.

건반악기 수업을 위한 교재는 1750년 무렵, 프랑스에선 쿠프랭과 라모, 독일에서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아들 중 한 명인 칼 필립 임마누엘 바흐에 의해 탄생하기 시작합니다.



칼 필립 임마누엘 바흐
프랑수아 쿠프랭
장 필립 라모


악기교육이 처음 시작되고 나서 나온 피아노 교본들의 주된 쟁점은 연주할 때의 매너, 손가락과 몸의 위치와 타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손가락 열 개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와중에 손가락 번호와 운지법이 나오게 되었고, 가능하면 손과 팔꿈치가 몸에서 너무 멀지 않은 선에서 손가락의 적절한 각도를 찾아서 연주하는 게 권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엘과 체르니. 사실 모두 고전시대에서 낭만시대를 넘어가는 시기를 살아갔던 작곡가들 이름인데요. 그럼 이 시기에 요구되었던 피아노 테크닉은 어떤 것이었는지 잠깐 알아볼까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피아노 안에 있는 망치가 현을 두드려서 소리가 나게 되는 이런 시스템은 1700년대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었는데요.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 피아노는 더 폭넓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가 됩니다. 폭넓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되니, 작곡가들도 피아노로 표현해 보고 싶은 게 더 많아지겠죠. 리듬, 화성, 멜로디 등 모든 면에서 더 풍성해진 피아노 작품들이 연주되면서 피아노는 솔로 악기로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크리스토포리가 개발한 피아노 메커니즘 (Wiki)


이 전보다 더 다양한 소리들을 구현해야 하다 보니, 연주자들에게 요구되는 테크닉 수준도 높아지게 되죠. 각 손가락의 독립된 힘, 팔꿈치와 팔의 사용, 몸의 중심, 근육의 이완 등 다양한 음악 속에서 몸과 손가락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의논되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당대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 교본들을 쓰기 시작합니다.


Ferdinand Beyer (페르디난트 바이엘, Wiki)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엘


본명은 페르디난트 바이엘, 1803년에 태어나 1863년에 생을 마감한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엘 교본의 원 제목은 Vorschule im Klavierspiel op. 101 직역해보자면 피아노의 기초 입문서쯤 되겠네요. 본 교재의 서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피아노 연주자를 가능한 한 가장 쉽게 피아노 연주의 아름다움으로 안내해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며, 많은 곡을 치지 않고도 단계적으로 진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하기 전 1-2년 동안 충분한 수업 재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바이엘은 정말 기초 중에 기초를 알려주는 책인 만큼 기본적인 음악이론도 포함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재미없어 보이는 책을 1-2년 동안이나요? 가치 있어 보이지만, 재미없어 보이는 이 책을 오늘날엔 여러 출판사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들만 재미있게 간추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Carl Czerny (카를 체르니, Wiki)



우리가 알고 있는 체르니


본명은 카를 체르니. 1791년에 태어나 1857년에 생을 마감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이자 피아노 교육자입니다. 무치오 클레멘티, 안토니오 살리에리 밑에서 공부한 체르니는 당대에 베토벤을 잘 치는 연주자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의 제자로는 프란츠 리스트가 있는데, 그는 훗날 자신의 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체르니에게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체르니 100, 30, 40의 원 제목은 이렇습니다.

체르니 100 – 100 leichte Übungsstücke (op.139) 백 개의 쉬운 연습곡,

체르니 30 (op.849) Vorschule zur Schule der Geläufigkeit für Klavier 능숙한 피아노 연주를 위한 입문서

체르니 40 (op.299) Die Schule der Geläufigkeit 능숙한 피아노 연주를 위한 교본


이 중에 체르니 40 그 원 교재의 서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자가 중급으로 올라가고 싶다면 가져야 할 필수적인 특징은 빠른 속도에서도 가능한 손가락의 규칙적인 능숙함이며, 이 것은 불가피한 것 중에 하나로서 모든 학생들이 가능하면 일찍 계발되어야 할 점이다. 피아노 연주자가 이 책에 쓰인 속도를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다면, 그는 다른 형식의 곡들도 완벽하게 치게 될 것이다. (…) 그다음으로 이 연습들이 가지는 목표는 예술적 기교의 여러 부분들을 발전시키고 향상시키는 것이다."


당시에 피아노를 잘 친다 하면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빠른 속도로 테크닉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우선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죠? 꼭 연주자가 되지 않더라도 취미로 배우려는 분들도 많고,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이니 만큼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교재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아노 교본의 고전으로 계속 남아 있는 만큼 피아노를 잘 치고 싶다면, 바이엘과 체르니를 한 번쯤 봐주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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