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카톡메시지
엄마(나는 막내라서 그런지 나이 50이 되었어도 그렇게 부르는 게 좋고 어머니로 부르는 것은 어색하다)가 새벽 4시 35분에 가족 단톡방에 동영상을 하나 올리셨다.
은퇴하신 동기 목사님들 모임에서 영어로 부르시는 어떤 사모님의 "주기도문송"을 다른 목사님 한 분께서 찍어서 나누어 주신 것 같은데 연로하신 가운데서도 목소리도 여전하셨고 참 잘하셨다.
새벽에 주기도문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동영상을 둘러보니 권목사님도 보이시고 조목사님 그리고 그 외 아버지 동기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보여서 반가운 마음이었다.
아들 눈으로 봐서 그런가? 우리 엄마, 아버지(아버지는 또 "아빠"라는 호칭보다 편하고 익숙하다. ㅎㅎ 왜 이렇지?)가 제일 건강하시고 멋있어 보였다. 나는 역시 엄마 아버지를 잘 만난 것 같다.ㅎㅎ
문제는 시각이었다. 새벽 4시 35분.
우리 엄마는 종종 가족단톡방이나 내 카톡에 글이나 사진 그리고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보내 준 건강이나 생활에 유익한 링크들을 올리시거나 보내 주신다. 보내 주신 사진을 반복해서 또 보내 주시고 또 보내 주시기도 하신다.
뜬금없는 꽃 사진들, 그리고 흔들리는 차 안에서 찍은 흔들리는 동영상들이나 사진들, 링크들이 때로는 좋은 정보로서 도움이 되고 해외에 있는 나에게 부모님들의 근황과 특히 엄마의 관심사를 알 수 있어서 좋다.
고맙습니다. 엄마~ 연로하신 가운데서도 어려운 SNS 메신저 사용법을 배우시고 사용해 주시고 항상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주셔서..
그런데 이 또한 시각이 문제다.
한창 상담을 하고 있는데 카카오톡 알람이 몇 개 연달아 울려서 보면 부모님 아파트 집 앞 길가를 지나 시면서, 잘 정돈되어 있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 같으면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꽃을 찍은, 약간 흔들리는 사진이 도착해 있다.
그리고는 "일등쇼자 땡큐" , "잘 대였어요. 샬롬" 등의 카톡이 함께 온다. 이런 내용도 있다.
"너희들 사모 오늘수고
마니하고 너무기분조아요
건강 챙기고 각기 다들
행복하기 바람 너들사는것보니피곤하겟다흐너가는세윌
누구가 말리겟나
세윌지나면조은날도
있겟지"
"엄마는 새벽에 잠도 없나? 평생을 새벽기도 하셔서 그 시간에 일어나셨나? 나도 좀 자야 하는데? 잠 좀 자게 해 주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 중에 카톡이 들어왔을 때도 반갑고 좋다는 마음도 들었지만 "참~ 엄마는 이런 사진 보낼라고 이 바쁜 시간에 카톡을 울리게 하나? 좀 여유 있는 시간에 보내시지~" 하는 마음도 들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도 떠 올랐다.
"야! 넌 뭐 기저귀 차고 있을 때 엄마가 좀 주무셔야 하니까 아! 지금은 새벽 1시 반이니까 좀 기다렸다가 새벽기도회 가시기 전 기저귀 갈아 놓고, 아니면 내가, 내가 배 고프니까 젖 좀 먹여 놓고 가실 수 있게 새벽 4시쯤에 일어 나서 울기 시작해야지~ 뭐 이렇게 생각했냐?"
그리고
"내가 기저귀에 똥을 싸서 좀 찝찝하지만 지금은 엄마가 아버지가 교회 사모로써 목사로써 교인들이랑 예배드리고 인사하고 있으니까 오후 2시쯤 갈아 달라고 그때 울어야지~" 했던가?
생각해 보니 맞네!! 그래 맞다~
그래 엄마~ 죄송합니다. 언제든지 카톡 보내 주세요. 무슨 내용이든지 보내 주셔도 돼요. 보내 주실 수만 있으면 뭐든 보내 주셔도 돼요.
이제는 제가 알아서 잘 읽고 대처하고 엄마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 할 수 있도록 할게요.
제가 천지 분간도 못 하고, 앞가림 뒷 가림, 똥오줌도 못 가릴 때 저를 돌 봐주셨고 길러 주셨고 도와주셨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내 편이 되어 주셨고 "괜찮다, 괜찮다" 해 주셨잖아요?
제가 중국 가서 개척교회하다가 추방돼서 한국 돌아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서 힘들어할 때 "괜찮다. 그까짓 거 목사 안 하면 어떻노?너하고 너희 가족들 건강하게 알콩달콩 재미있게 잘 살면 되지. 걱정하지 마라. 괜찮다. 괜찮다." 해 주셨잖아요?
가까이 있지 않아서,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자식 된 도리를 대신해 주고 계신 형님 내외 누님 내외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고맙습니다. 형님 형수님 누나 자형^^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