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과다 섭취
카페인 과다복용보다 해로운 감정
현대인은 영양 섭취 과다로 인해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린다는데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섭취하는
경우는 어떨까
보이차를 다 우리고 마지막에 남은
차 찌꺼기는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마실 때에도
바닥에 남은 커피 가루는 내버려 둔다
몸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이로운 것만 선택해 마시는 것처럼
마음에 이로운 것만 느낄 수 있다면
카페인 과다복용보다 해로운 감정에
밤잠을 설치지 않아도 될 텐데
'내게 사랑은 너무 써'라는 산울림 노래처럼
세상은 대체로 쓰고 따가워서
뉴스 헤드라인만 봐도
속이 메슥거리고 두통이 생기며
작은 갈등에도 마음은
날개를 다친 새처럼 휘청거린다
남은 차 찌꺼기를 마시지 않듯이
남은 감정 찌꺼기를 비워낼 수 있다면
쓰린 마음에 가만히
연고를 바를 수 있다면
그때는
감정 과잉의 감옥에서 나를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