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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학 도슨트 Mar 16. 2021

기후 변화, 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다

흑사병과 자본주의

그림으로 읽는 부의 역사

역병이 창궐한 富의 역사_01


투석기로 흑사병을 던지는 몽골군


 전투가 한창입니다. 성을 함락시키려는 자들은 화살과 투석기를 활용하여 맹공을 퍼붓습니다. 성을 지키려는 자들은 굳게 닫힌 성위에서 활을 쏘며 처절하게 대항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역사의 어떤 장면을 묘사하고 있을까요? 1347년 몽골 제국 자니베크 칸은 페오도시야를 포위 공격합니다. 그림 속 병사들이 동양인으로 보이시나요? 바로 몽골 제국 병사들입니다. 몽골군을 이끌던 자니베크 칸은 투석기를 이용하여 흑사병에 걸린 시신을 성벽 안으로 던지고 철군합니다. 생화학 신무기가 인류에 등장한 역사적 순간, 신무기는 어떤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을까요? 이 사건은 훗날 인류의 생존과 변화에 거대한 스나미를 몰고 옵니다. 


몽골이 유럽으로 간 이유

  1347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메시나항에 이상한 전염병에 걸린 선원들을 태운 배 한 척이 도착합니다. 선원들은 구토와 고열에 시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사망하게 됩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 흑사병이 전파된 것입니다. 흑사병은 제노바와 베니스에서 창궐하여 이탈리아 전역을 거쳐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등 전 유럽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몽골 제국이 성안으로 투척한 역병 유럽은 처절하게 몰락시킵니다.   몽골 제국은 왜 페오도시야에서 유럽과 전투를 하고  있었을까요? 놀랍게도 그 이유는 기후 변화에 있습니다. 13세기 초 지구에 소빙하기가 찾아오면서 중앙아시아 목초지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풍요롭던 땅이 매말라가자 몽골의 칭기즈칸은  유럽으로 정복 전쟁을 시작합니다. 몽골이 유럽으로 간 이유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혹독한 시련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법이었습니다. 


기후 변화, 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다

  생존을 위한 유럽으로 진출한 몽골은 동서양을 잇는 상업무역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였습니다. 몽골 초원과 중국 대륙의 실크로드, 이슬람까지 촘촘히 연결해 상업무역의 세계화를 이룬 것은 몽골 제국의 가장 큰 업적입니다. 몽골 제국은 상업무역을 통해 부를 창조하고 선진문물을 당시 변방이었던 유럽으로 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근대 이후 유럽은 역사에서 서구 문명을 세계사의 중심으로 포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몽골 제국 등 유목민의 역사를 무시하거나 철저히 왜곡합니다. 


흑사병이 유럽에 전한 자본주의

  몽골 제국의 쿠빌라이 칸은 세계 최초로 불환지폐(不換紙幣)를 발행합니다. 당시 몽골 제국을 여행 중 쿠빌라이 칸을 만난 이탈리아 탐험가 마르코폴로(Marco Polo)는 몽골 제국에서 유통되는 지폐에 대해 기록을 남깁니다. “이 종이가 오랫동안 유통되어 찢어지고 닮게 되면, 조폐청에서 3퍼센트 할인해서 새 돈으로 교환해주었다. 금이나 은으로 그릇이나 혁대 장식, 다른 귀중품을 만들 때면 왕립 조폐청으로 가서 그 종이 몇 장을 내밀고 조폐관에게서 금이나 은을 샀다. 왕의 군대는 모두 이런 종류의 돈을 지급받았다.” 몽골제국은 상업무역을 중시하여 상인들을 보호했습니다. 외국 상인이 입국할 때 수수료만 납부하고 이후 어디를 가더라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강도나 사기 피해를 입을 경우 배상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상업을 중시하는 몽골 제국의 신용은 높아졌습니다. 상인들은 무거운 은괴를 거래할 때마다 운반해서 결제해야 했지만 지폐의 발행으로 먼 지역까지 무역거래를 편리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 제국의 발전으로 자본주의도 초원의 길을 따라 유럽으로 전해지게 되고, 이후 베네치아에 은행이 탄생하는 초석이 됩니다.


쿠빌라이 칸을 만나는 마르코폴로


13세기 초 소빙하기로 생존을 위한 영토 정복 전쟁에 나선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

최초로 대륙과 해양을 잇는 상업무역의 富의 길을 구축하며 유럽에 자본주의를 전파합니다.

하지만 몽골은 전쟁에서 흑사병을 이용하고 유럽은 중세 암흑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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