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과 멜린다 게이츠 이혼을 조명하다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을 통해 얻은 교훈

지난 5월 3일 빌과 멜린다 게이츠( Bill and Melinda Gates)가 27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각자의 삶을 살겠다고 트위터에 발표를 했다. 내용인즉슨, 

“오랜 숙고와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음에도 우리는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세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냈고,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좀 더 건강하고 건설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 둘은 이 일을 계속 진행하겠지만, 더 이상 커플로서 두 사람이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우리 두 사람과 가족이 새로운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우리들의 프라이버시( privacy)와  공간( space)을 존중해주기 바란다.”

빌 게이츠 부부가 이혼 소식을 알렸을 때 이미 올해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의 미국 연예인, 즉 John Mulaney and Annamarie Tendler( 존 물라니 커플), Jennifer Lopez and Alex Rodriguez( 제니퍼 로페즈 커플), Addison Rae and Bryce Hall( 애디슨 뢔 커플), Kim Kardashian and Kanye West( 킴 카다시안 커플), 그리고 Zoë Kravitz and Karl Glusman (조 크라비츠 커플)들이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런 유명 연예인들이나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유명 인사들의 이혼 소식을 접하면 팬들은 실망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 한참 동안을 그들의 이혼 원인과 이유에 대해 추측하고 루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빌 게이츠 부부와 킴 카다시안 부부의 사이좋았던 시절

특히나 그들의 삶을 자신의 이상형으로 삼기도 하고 자신의 롤 모델로 여기는 아직 나이 어린 광팬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삶은 베일에 가려져 있고, 미디어에서는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며, 갈등의 과정은 철저히 생략된 채 결과만 알려주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세계적 컴퓨터 분야의 성공자이자 자선가( Philanthropist)로서 명성과 이미지가 확실했던 빌 게이츠의 이혼은 큰 충격과 상처, 그리고 혼란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특히나 넷플릭스에서 “ Inside Bill’s Brain: Decoding Bill Gates”를 봤거나, 그동안 숱한 방송에서 그들이 한 인터뷰를 본 사람들은 빌과 멜린다가 매우 동등한 위치로 등장하고, 서로를 칭찬하며, 빌이 멜린다를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에 부러움과 질투마저 느꼈을 것이다. 또한 2019년에 멜린다가 방송에서 한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남편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포티브( incredibly supportive)하다”라고 했기에 그들의 결혼 생활을 매우 완벽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이혼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동경 대상에 대한 판타지( fantasy)와 매직( Magic)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화책에 나오는 환상적인 왕자나 공주와 결혼했다 하더라도 그들도 우리와 같은 문제로 싸운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좋은 관계를 지속해 가기 위한 노력이나 방법은, 유명하든 평범한 사람이든 간에 상관없이 똑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It's important to remember that the key to a successful relationship is always the same — famous or n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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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빌 게이츠는 65세, 멜린다는 56세로 황혼 이혼( Gray Divorce)의 그룹에 속한다. 2015년 미국 인구센서스 조사국과 국가 건강 통계 센터( The 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 and U.S. Census Bureau)에 의하면 1990 년에 비해 50 세 이상의 이혼율은 두 배로 증가했고, 65세 이상의 이혼율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황혼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고, 이제 돌봐줘야 할 아이들도 없으며, 특히나 평균수명의 증가로 그동안 살아왔던 자신의 삶과 가치에 대해 재평가( reevaluate)해 봄으로써 나머지 20년 이상을 자신이 사랑하지 않은 사람과 살고 싶지 않다는 신념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황혼 이혼의 또 한 가지 뚜렷한 이유로는, 결혼한 커플이 아이를 갖고 키우는 과정에서 자녀 양육에만 너무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둘 만의 로맨틱한 릴래이션쉽( Romantic Relationship)을 소홀히 하다 아이들이 집을 떠났을 때는 더 이상 공통의 관심사가 없어져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실례로 내가 알고 지내는 68세 다니엘( Daniel) 은 아이 셋을 키우느라 부부가 일하면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아이 셋을 모두 스포츠 선수로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으므로 주말엔 아이들의 경기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각자 아이들의 시합이 있는 날엔 부부가 나눠져 몇 시간씩 운전을 해서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세 아이 모두 타주에 있는 대학을 선택해 떠나자 이 부부에게는 더 이상 공통의 관심사가 없어졌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갈등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살면서 상처 입고, 데미지(Damage) 받았던 일들이 둘 사이를 소원하게 만들어 결국은 다니엘이 집을 나와 별거 상태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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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린다 게이츠는 이혼 소장에 이혼 사유를 “ 우리는 이미 별거 상태이고 회복 불가한 깨짐(irretrievably broken)”이라고 밝혔다. 오랜 결혼 생활 끝에 이런 “회복 불가한 깨짐” 의 단계에 이르는 것을 떼라피스트( Therapist) 테스 브리검( Tess Brigham)은 세 가지 “I” 때문이라고 밝혔다.

(1)          Incompatibility( 성격, 가치관의 불일치로 두 사람이 조화롭게 살 수 없음)

종교에 대한 강한 신념이나 정치적 관점, 돈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애당초부터 서로 매치( Match)가 안 되는 경우인데 무시하고 결혼했다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는 경우.

차이가 매우 다르다 해서 꼭 매치가 안된다고 말할 수 없으나 서로 양보하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됨.

예를 들어 보자.

-       한 사람은 돈을 쓰며 인생을 즐기려고 하나 다른 사람은 돈을 모으는데 더 집중한다든가, 두 사람이 돈을 쓰는 방법이나 관점이 달라서 그 문제로 매번 싸우게 된다면 결국 그 문제가 삶의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  

-       서로 너무 다른 건강이나 음식에 대한 습관, 태도 등 등....

(2)         Infidelity( 부정을 저지름)

아래 글을 읽어 보며 혹시 자신의 파트너가 부정한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 지 점검해 보자.

-       자신이 다른 사람과 가까운 사이임을 파트너에게 속일 때

-       지인들 앞에서 자신의 파트너를 대놓고 불평할 때 

-       생활의 큰 이벤트를 파트너보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알릴 때( 임신했다든가, 승진했다든가, 전근 간다든가 하는 사실 등)

-       자신의 파트너에 대한 헌신( commitment), 약속이 없을 때

-       자신의 파트너가 볼까 봐 누군가와의 텍스트나 전화 기록을 계속 지울 때

-       다른 사람을 자신의 파트너보다 우선순위로 놓을 때

-       같이 살고 있는 자신의 파트너를 친구 취급할 때

-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관심과 칭찬을 할 때

-       자신의 큰 걱정거리와 스트레스를 파트너가 아닌 다른 사람과 상의할 때

-       직장 아내, 직장 남편(Working wife, working husband) 이 있을 때

한 연구에 의하면 남자들은 자신의 파트너가 육체적 부정함을 저질렀을 때 심한 충격을 입는 반면에 여자나 게이 남자( gay men)들은 정서적, 감정적 부정( Emotional infidelity)에 더 심한 상처를 입는다고 한다.  

순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착한 이미지의 빌 게이츠는 살면서 여러 번의 love affair가 있었다고 보고되며,  스트립쇼 하는 여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수영장에서 나체 파티도 즐겼다 한다.  

(3)         Irreconcilable(합의, 동의가 안됨)

내가 아는 영어 선생  매튜(Matthew)는 최근에 자기 girl friend와 심하게 다투고 헤어질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데, 싸운 이유는 여자 친구가 Covid백신을 거부하고 자신의 남자 친구마저 백신을 못 맞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백신의 심한 부작용으로 몇 년 후에 우리 몸의 자율신경장애로 죽게 될 거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데, 매튜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듣지 않고 자신이 옳다는 것 만을 주장하여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별거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미국 이혼 사유의 50 %가 여기에 해당된다는데 내용을 보면,

1.    돈과 빚에 관한 불일치

2.   일로 인한 장거리 별거( long -distance separation)

3.   성적 친밀도( sexual intimacy)가 없음

4.   성격 차이

5.    대화의 어려움

6.   가사 분담이 되지 않음

7.    서로 다른 정치적 관점

8.   시댁, 처가 가족들로 인한 갈등

9.   서로 다른 삶의 목표와 관심사로 인해 점점 사이가 멀어짐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두 사람은 성장하고 변화를 겪게 되는 데 성공한 결혼과 실패한 결혼은 커플이 같이 성장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진 얘기지만 빌 게이츠는 게이츠 파운데이션 미팅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앞세웠고, 직원들 앞에서 멜린다를 무시하여 직원들이 몸 둘바를 몰라하고 민망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쩌면 멜린다는 이혼을 통해 삶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멜린다는 막내인 셋째가 대학 가길 기다리며 이혼을 미루다 마침내 27년의 결혼을 마감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심리학자 에이미 모린(Amy Morin)은 자녀가 클 때까지 이혼을 미루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상처를 입고 슬퍼할까 봐, 이혼 한 두 부모 집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긴장 가득한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이벤트에 같이 참여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매우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사실 그런 부모의 행동들은 아이들에게 더 오랜 상처를 남기며, 어른이 되어서 부모의 이혼을 맞아들이는 거 역시 어린아이 못지않게 대단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 한다. 부모가 싸우지 않는다 해도 서로 말을 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모습으로 지내는 가정에서는 언제나 긴장감이 돌고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특히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친구네 집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은 비로소 자신의 가정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들은 각자 자신의 룰을 정해 아이들을 양육하기 때문에 같은 지붕에 살아도 가족 모두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런 가정에서는 모든 일은 비밀에 부쳐지고, 말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말을 입 속으로 삼켜버린다.

이혼은 정말 인생의 큰 결정이다. 아이들은 처음에 엄청난 충격을 받겠지만 서서히 충격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healing 해 가며 자란다. 아이들이 컸다고 충격이 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빌 게이츠의 큰 딸 제니퍼(25살)는 의대에 다니고 있고 올해 의사 면허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가 부모의 이혼 소식을 듣고 충격으로 올해 쉬고 의사 면허 시험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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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빌과 멜린다 게이츠가 이혼을 했다 해서 우리가 그들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이 결혼 생활에서 서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개인적 욕구를 이뤄냈다면 그들이 이혼을 했든 안 했든 간에 그들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모든 파트너십은 진화한다. 처음에 뜻이 맞아 동업을 했던 비지네스 동반자들도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상황에 부딪쳐 헤어짐을 경험하기도 한다. 아마도 빌과 멜린다의 파트너십은 27년이라는 한 시즌( season)으로 끝이 났고, 두 사람은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려고 서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물론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고 많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찾았고 그 결정에 동의를 하였다.

건강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에 정직( Honesty)하고, 명료한( Clarity) 대화를 해야 한다. 나 역시 감정을 서술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서 오히려 일이 꼬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내가 하는 방법은 한 템포 늦게, 준비가 됐을 때 얘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즉, 먼저 내 감정을 규정하고 그에 맞는 단어를 찾아낸 다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지?” 하고 질문을 한 다음 상대방에게 천천히 말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여간 갈등이 생겼을 때 거짓말을 한다든가, 침묵으로 대한다든가, 상황을 피한다든가, 윽박지른다든가 하는 행동은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