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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Aug 24. 2017

[3화/어바웃 타임]
시간여행 속 콘월과 런던

기분 좋게 헤맬 수 있는 영화 속 여행지


시간 여행을 한다 해도 꼭 가보고 싶은 곳,

어바웃 타임의 콘월과 런던


 ‘사랑’ 그리고 ‘시간’. 내가 참 좋아하는 단어다. 이 두 단어는 듣기만 해도 기분이 몽글몽글해진다. 그 뜻을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일까? 단어를 떠올려 버리는 순간 길이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떤 공간에 풍덩 빠져버리는 기분이 든다. 힘들이지 않아도 절로 유영할 수 있게 만드는 묘한 중력의 공간, 정체불명의 부드러운 공기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몸을 불평없이 감싸준다. 그래서 우린 평생 그 단어의 정의를 찾아 기분 좋게 헤맬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사랑과 시간을 아주 맛깔나게 버무려 놓은 영화가 있다.


<어바웃 타임>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는 대부분 SF 장르다. 그래서 가슴보단 머리로 이해하며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평행우주니 뭐니 하는 다양한 가설을 끊임없이 적용시켜보는 등, 합리적인 의심을 계속해서 던지게 된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의 장르는 SF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대체 왜 저 집안엔 시간여행 능력이 주어지게 된 거지?‘, ‘왜 미래로는 갈 수 없고 과거로만 가는 거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경험한 일들이 뒤섞이는 건가?’ 등의 의심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가족의 포근함, 그리고 사랑과 시간의 중요성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한 영화일뿐. 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얘기를 던져주는데, 영국이 가진 여행지로서의 매력도 그중 하나다. 노팅힐 이후 잊고 있었던 런던이란 도시의 로맨틱함,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휴양지인 콘월이란 곳의 매력을 이 영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1. 주인공 팀의 집 Porthpean House

 콘월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에선 유명한 휴양지다. 영국의 왕자나 총리들이 매년 휴가를 위해 찾기로도 유명한데,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 따사로운 햇살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휴양지다. 극 중 팀의 고향 집으로 나온 포스핀하우스(Porthpean House)는 콘월 해안의 세인트 오스텔에 실제로 존재하는 저택이다. 1850년대에 지어진 이 저택은 제2급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데, 빌리는 시기에 따라 일주일에 2,850~6,750파운드를 내고 대여할 수 있다.

주소 : Porthpean House Gardens, Lower Porthpean, St Austell, Cornwall, PL26 6AX

Porthpean House 예약은 여기서




2. 애비 로드 Abbey Road Studios

 성인이 된 팀이 런던에 와서 세인트 존스 우드에 있는 아빠 친구 집에 가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다. 영화에선 아주 잠깐 등장하지만, 비틀스의 11번째 스튜디오 음반이었던 Abbey Road로 유명한 곳이니 방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곳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한 아비로드 스튜디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는데, 아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즈가 음악을 녹음했던 곳이다. 당시 11번째 스튜디오 음반의 이름은 에베레스트가 될 뻔했는데, 비틀즈는 그를 위해 히말라야 촬영까지 생각했었다고 한다. 결국 히말라야의 먼 거리 때문에 촬영을 포기한 비틀즈는, 정말 극단적이게도 음악을 녹음했던 스튜디오 근처에서 간단하게 앨범 커버를 찍게 된다. 겨우 10분 만에. 그 촬영으로 만들어진 Abbey Road 앨범의 커버 사진이 바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음반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참고로 애비로드는 꽤 긴 도로이므로, 방문하기 위해선 구글 맵에 애비로드 스튜디오로 찍고 가는 게 편하다.
주소 :  3 Abbey Rd, London NW8 9AY, UK

참고 : 애비로드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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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리의 집 102 Golborne Road

메리의 집은 팀과 메리의 첫 키스를 나눈 곳이다. 이후 그들은 행복한 동거생활을 보내게 된다. 포토벨로 로드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메리의 집이 있는 곳이 바로 골본 로드다. 포토벨로라는 지명이 익숙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노팅힐>에 등장하는 포토벨로 시장이 바로 그 포토벨로다. 메리네 집 역시 <노팅힐>에서 휴 그랜트의 친구가 운영하다 망해버린 레스토랑 바로 맞은편이기도 하다. <노팅힐>을 찍으며 괜찮은 장소를 미리 정해놨던 걸까? 감독의 속내가 문득 궁금해진다.
주소 : 102 Golborne Rd, London W10, UK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olborneRoad.jpg




4. 어둠 속의 레스토랑 Dans Le Noir?

 메리와 팀이 처음 만나게 되는 레스토랑으로, 블라인드 레스토랑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다. 블라인드 레스토랑이란 홀 내부에 전혀 빛이 없이, 시각 장애인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어둠 속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컨셉이다. 영화 내에선 시간 자막을 우측 하단에 배치한 독특한 편집이 인상 깊었다. 실제 ‘Dans le Noir’(다르누아)는 클러큰웰 패링던에 위치해 있는데, 영화 촬영 당시에는 주변의 공사 때문에 소호의 Newburgh Street(뉴버그 스트리트)에서 간판만 바꿔 달고 촬영했다고 한다. 뉴욕, 파리, 바르셀로나 등에도 체인점이 있다.
주소 : 30-31 Clerkenwell Green, London EC1R 0DU, UK




5. The Old Vic

 팀의 동거인인 해리가 팀의 도움을 통해 ‘A GUILTY MAN’을 성공적으로 상영시킨 극장이다. 1818년에 건립된 이 올드빅이란 극장이 있는 곳은 런던의 남부 워털루역 부근이다. 셰익스피어극과 오페라, 발레라를 상영하는 이곳은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36작품)을 상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소 : The Cut, London SE1 8NB, UK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ld_Vic_theatre_London_Waterloo.jpg




6. Maida vale 역

 팀과 메리의 연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늘 등장하는, 함께 출퇴근하면서 포옹하고 입 맞췄던 바로 그 곳이다. 단순한 지하철역이지만, 실제로 아기자기하기로 소문이 난 역이다. 팀과 메리처럼 코스츔을 하고 춤을 춰도 될 분위기인지는 모르겠다.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ida_Vale_tube_station_entranc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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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미테이트 모던 갤러리 Imitate Modern gallery

 해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간을 바꿔 버린 팀이, 다시 메리를 만나기 위해 찾았던 힌트는 케이트 모스 전시였다. 영화 속 촬영 장소가 테이트모던 갤러리(Tate Modern)인지 아니면 이곳인지 의견이 분분한데, 2000년대 화력발전소였던 곳을 현대 미술갤러리로 바꾼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워낙 유명한 장소(클로저에도 나왔었다)니 이곳을 소개하는 게 나을 듯하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비하면 아주 작은 갤러리인데, 그 크기도 다르거니와 열리는 전시 역시 테이트 모던 갤러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실제로 케이트 모스의 40회 생일 축하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었다.
주소 : 19 Shepherd Market, Mayfair, London W1J 7PJ




8. St Michael Penkivel Church

‘IL MONDO’의 멜로디와 가사가 너무나 잘 어울렸던, 팀과 메리의 결혼 장소다. 메리(라기보단 레이첼 맥아담스라고 부르고 싶다)의 사랑스런 모습과 그 모습을 보는 팀의 감개무량한 눈빛을 더욱 빛나게 해줬던 배경으로, 실제 포스핀 하우스에서는 16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두 사람의 웨딩촬영은 2곳의 교회에서 이루어졌다. 교회 내부는 이곳에서, 그리고 외부는 영국 남서부 끝자락인 콘월 로즈랜드 반도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인 포틀로의 ‘포틀로 유나이티드 교회(Portloe United Church, UK 50.21875, -4.89271)’에서 촬영됐다.
주소 : 16 Church Town, St Michael Penkivel, Truro TR2 4AJ, UK




9. 볼트 비치 Vault Beach

어바웃 타임의 클라이막스는, 팀과 아버지가 함께 시간여행을 하던 장면이 아닐까 한다. 어린 팀과 아버지가 함께 거닐던, 아들과 아버지가 나란히 앉아 있던 그 장소가 바로 볼트 비치다. 결혼식 촬영을 했던 포틀로에서도 가까운 볼트 비치는, 고란 헤이븐(Gorran Haven) 남쪽에 있으며 콘월 해변에서는 8마일(약 13km)가량 떨어져 있다. 두 사람이 함께 느꼈을 따스한 바닷바람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러고보면 아들과 아버지의 그 미묘한 감정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은 것 같다.
주소 : Vault Beach, St Goran, UK

출처 : commons.wikimedia.org/wiki/File:Vault_Beach_near_Gorran_Haven_-_geograph.org.uk_-_1802880.jpg


 사랑과 시간이란 단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그건 바로 나만의 사랑, 나만의 시간이란 걸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자신만의 사랑과 시간의 정의를 만들고, 그것들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그래서 우린 그것들을 더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내 것’ 들 속엔 ‘나’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연인, 친구, 그리고 가족... 많은 특별한 사람들이 내 시간과 사랑의 정의 속에 포함돼 있다. 그들의 소중함, 그들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게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연애만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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