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푸르른 유럽의 도시
사실 포르토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은 방 구경이 아니었다. 오전에 도착했더니 게스트하우스의 친절한 사장님이 너무 일찍 왔다며 짐은 보관해줄테니 3시간쯤 후 다시 오라고...
그리하여 더운 어느 날 얼떨결에 포르토 거리 한복판에 덩그러니 떨어져 나왔다. 일단 그냥 걸어보기로 하고 먼저 아까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상 벤투 역으로 출발.
기차를 타기 위해 방문한 현지인보다 내부를 감상하러 온 관광객이 훨씬 많다.
기차역인가 미술관인가. 벽을 가득 채운 수 만개의 타일 하나 하나가 가히 예술이다. 이것을 ‘아줄레주(Azulejo)’라 한다. ‘광택이 나는 아름다운 돌’이라는 의미로 포르투갈만의 독특한 타일 장식이다. 특히나 아줄레주 양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시가 바로 포르토, 그 정수가 상 벤투 역이다. 그려진 그림 하나 하나가 포르투갈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한다.
포르토의 색은 단연 푸른색이다. 하늘, 강, 타일, 건물 외관까지 새파란 색이 여기저기 마구 뿜어져 나오는 도시. 구시가지에서는 이렇게, 조각조각 푸른 타일을 박아놓은 바닥을 굉장히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줄레주로 외관이 장식된 건물과 어우러져 엄청나게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벽에 붙은 작은 표지마저 영롱하고 푸르다. 정말 구석 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거리 얘기를 하게 된 김에 포르토라는 도시와 거리에 관한 내용도 조금 적어볼까.
포르토는 로마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항구(Portus, 포르투스)’라는 의미다. 한쪽은 온통 언덕길, 한쪽으로는 도로우 강이 환상적으로 조화로운 도시다. 20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으며 거리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답고 귀해 일부 지역이 통째로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포르투 역사지구[ Historic Centre of Oporto]’로 등재되었을 정도. 어떤 건물도 홀로 우뚝 높아 시야를 가리지 않고, 거리 곳곳에 소박하고 투박한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그저 다 아름다운 뷰. 포르투에 오기 전에 친구가 한 말이 자꾸 떠올랐다.
거리의 조그만 것들에 집중하는 걸 좋아한다면 반할 수 밖에 없는 도시.
트램도 빼놓을 수 없지. 이 도시와 이렇게 잘 어울리는 교통수단이 또 있을까. 거리를 누비며 사람들의 좋은 촬영 모델이 되어주었던 상징물. 타보지는 못했다... 처음으로 만난 트램이 반가워 뒤를 졸졸 쫓아가다 배가 갑자기 고파졌다. 신나서 언덕길이라는 것도 잊고마냥 걸었더니 그만. 이제 행복한 고민을 할 차례다.
점심은 뭘 먹지?
여행에 애정 가득한 에디터들의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에서 연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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