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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Nov 16. 2017

재래시장의 신세계, 방콕의 짜뚜짝 시장

짜뚜짝시장 어때요

태국 방콕을 여행 중인 커플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여자 친구와 함께 태국 여행을 계획 중인 30살 남자입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연말을 따뜻한 나라에서보내고 싶었거든요. 둘 다 가보지 않은 도시를 고르다 보니 태국의 방콕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저와 여자 친구 둘 다 태국 음식을 엄청 좋아하는 편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물론... 지금 생긴 고민거리부터 먼저 해결해야겠지만요.


너무 순탄하게 흘러간다 싶더니... 결국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3박 4일의 일정이니 만큼 최대한 효율적으로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이 문제가 불거지고 말았죠. ‘재래시장을 가냐 마느냐’에 대한 거예요. 아시겠지만, 방콕에는‘짜뚜짝 시장’이란 곳이 있대요. 전 거길 가보고 싶은데, 여자 친구는 굳이 갈 필요가 없대요. 아니, 필요가 없다기 보단 가기 싫은 거죠.



저는 여행을 떠나면 그 나라의 재래시장을 꼭 둘러봐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구경하는 게 재밌거든요. 물론 재래시장이니만큼 대단히 깔끔한 환경이 아니니 악취 같은 게 날 때도 있지만, 그 대신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여자 친구는 재래시장을 싫어해요. 물론 여자 친구도 사람 냄새를 좋아하긴 하지만, 악취나 벌레 등을 모두 감수할 만큼은 아니라는 거죠.


여자 친구를 설득하곤 있는데... 그게 잘 되진 않네요. 사실 저도 가본 적이 없으니 아주 강력하게 주장을 할 순 없고요. 블로그들을 찾아봐도, 뭐 좋은 점만 기록해 놓았을 뿐이라 애매하네요. 심지어 그곳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여자 친구의 친구 한 명은 ‘거기 볼 거 별로 없으니 안 가도 좋다.’는 얘길 했다고 하고요...


근데 저 정말로 짜뚜짝시장 가보고 싶거든요. 어때요? 위생 상태 같은 게 많이 별로에다 볼 게 없나요? 가봤자 싸울게 뻔할까요?



칼럼니스트의 조언


짜뚜짝 시장 좋아요. 생각보다 깔끔하고, 볼 것도 많아요.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물론 재래시장이라는 명칭 때문에 선입견이 들 수 있지만... 오히려 재래시장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좋겠네요. 사실 짜뚜짝은 재래시장보단 그냥 종합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거든요. 오래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종합시장’이라고나 할까요. 그렇게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니 점점 더 발전할 수밖에 없겠죠. 물론 최신식 건물들이 즐비한 곳은 아니니 재래시장이 분명하긴 하지만, 파리가 날아다니고 오물이 곳곳에 있는 그런 구식 시장은 절대 아니랍니다. 현지의 향이 강한 식물 냄새가 진동을 하고 개구리나 메뚜기 튀김 같은 것만 팔고 있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버려도 좋아요. 팝아트판넬 같은 것 까지 파는 걸요? 너무 커서 전부다 구경하기 힘들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위생상태가 별로라 실망이었다는 얘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강력 추천입니다.



짜뚜짝 시장은 방콕, 아니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입니다. 시장이 열리는 면적이 1.13 km²에 이른다고 하니 단일 재래시장 규모로만 본다면 전 세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에 속하지 않을까 싶네요. 너무 넓다 보니 27개 구역과 거리 번호로 구분한답니다. 제이제이(J.J)라고도 불리는 이 짜뚜짝엔 15,000개 이상의 노점이 있어요. 아참, 먼저 기억해둬야 할 것이 있어요. 이곳은 주말시장이라는 거예요. 주중에도 열긴 하지만, 모든 노점이 열진 않아요. 대신 주말엔 장난 아니죠. 하루 평균 방문객이 30만 명까지 육박할 정도로 인파가 붐비거든요.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아요. 그들이 오는 이유? 볼거리, 먹을거리가 충분해서겠죠?



짜뚜짝엔 정말로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요. 현지인들은 주로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러 오지만 관광객들은 아무래도 기념품을 사겠죠. 그러다 보니 태국의 전통 의류 및 골동품 가게들이 참 많아요. 가죽 여권케이스와 같은 가죽제품도 취급하니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어요. 정말로 웬만한 건 다 있어요. 없는 게 없는 시장이죠. 개인의 중고물품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벼룩시장도 재밌어요. 멋진 구제품을 보물처럼 발견할 수도 있거든요. 심지어 희귀한 야생동물까지 팔아요. 동물은 우리나라에 반입이 안 되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태국 음식을 좋아한다면, 이 곳의 유기농 식료품 매장에서 그린커리 페이스트나 카레가루 등을 꼭 사길 추천 할게요. 사실 태국요리는 집에서 해 먹기 쉽지 않잖아요? 아무리 비슷하게 해도 현지의 그 맛이 안 나는 이유는, 태국 요리는 현지식 향신료 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한국의 재료만으로는 태국의 각종 카레나 똠양꿍의 맛을 낼 수가 없죠. 그러니 태국요리를 집에서 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 요리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들이 갖춰져야 해죠. 짜뚜짝에선 저렴한 가격에 그 재료들을 구매할 수 있어 좋아요. ‘나중에 마트에서 사면되겠지.’,‘다음날 공항 가는 길에 사야지.’ 하다가 결국 안 사 오게 되는 게 식료품이잖아요? 그러니 눈에 보일 때 바로 사는 걸 추천할게요. 저도 여기서 몇 개 사 왔었는데, 정말로 현지의 그 맛을 낼 수 있더라고요. 태국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겐 필수인 아이템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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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하다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맛집도 많아요. 국수를 파는 포장마차도 있고요, 코코넛 아이스크림이나 망고를 파는 곳도 많아요. 그런데 여자 친구 분이 깔끔한 곳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야외에서 로컬 푸드를 먹는 것만큼은 피하는 게 좋겠네요. 깔끔한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TOH PLUE antique라는 곳을 추천할게요. 주문을 할 때 고객의 나라를 묻고선, 음식에 그 나라의 국기를 꽂아서 내어주거든요. 독특한 재미가 있죠. 맛도 좋아요. 팟타이를 좋아한다면 JJ ZAAP라는 식당에 가 봐요. 아마도 여자 친구 분이 좋아하지 않을 만한(?) 현지 느낌의 식당이긴 한데, 위생상태 같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그곳에서 음식을 먹고 특별히 탈이 났다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거든요. 



짜뚜짝 시장은 택시를 타고 가도 상관없지만, 근처 동네가 교통 체증이 심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추천할게요. MRT를 탄다면 깜빵펫역, BTS를 이용한다면 모칫 역에서 내리면 돼요. 당연히, 현금을 두둑하게 들고 가야겠죠?




그런데 질문하신 분의 사연을 읽다 보니 조금 걱정되는 게 있어요. 여자 친구분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재래시장에 가는 걸 싫어한다면 인간미가 없다.’라는 식의 결론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연인과의 싸움에서 절대 피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그거예요. ‘넘겨짚기’와 ‘확장시키기’.


여자 친구분은 그냥 재래시장에 가는 걸 안 좋아할 뿐이에요. 그런데 그 팩트를 통해, ‘인간미가 없다’,‘너무 유난 떤다’,‘깔끔한 걸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면 나중에 피곤해지는 게 아닐까’라는 식으로 생각의 확장을 할 필요가 없단 거죠. 보통의 싸움이 그래요. 팩트 하나만 해결이 되면 끝날 문제를, 이렇게 대화 주제를 확장시켜 나가면서 싸움이 커지죠.


짜뚜짝에 가면 오히려 여자 친구분이 더 좋아할 수도 있어요. 아기자기한 예쁜 수공예품들을 구경하고 사는 여자 친구를 따라다니느라 오히려 질문자의 다리가 더 아플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해요. 생각보다 여자 친구분의 감흥이 적을 수도 있어요. 그걸 갖고 나무라면 안 돼요. 어디까지나 이 여정은 질문자의 고집으로 넣게 될 거잖아요? 그럼 아무리 짜뚜짝이 좋은 곳이라고 해도, 여자 친구분은 남자 친구를 위해 ‘양보’를 한 거예요. 그러니 여자 친구분의 만족도가 질문자의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해서 실망할 필욘 없겠죠? 그게 바로 질문자가 해야 할 ‘양보’니까요.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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