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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룩 KLOOK Dec 07. 2017

아직은 생소한, 필리핀의 현지 음식들

세부에서 맛보는 필리핀 음식

세부 여행을 앞둔 어느 여행자의 이야기


다음 달에 세부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동남아 여행은 처음이라 떨리네요.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는 얘기에 세부로 여행지를 결정했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동안 지인들의 조언을 많이 듣고 있는 중인데, 약간 의아한 점이 있어서 문의하게 됐어요. 



세부를 다녀온 사람들의 조언은 하나같이 똑같더군요. 리조트와 액티비티 계획만 잘 짜면 된다고. 특별히 방문할 핫스팟도 없고 유명한 맛집도 없다며, 괜찮은 리조트를 정해서 거기서 틀어박혀서 휴양만 해도 충분하다고 얘길 하더라고요.


보통은 현지에만 있는 맛집을 방문한다든지, 미술관이나 유적지를 찾아가 본다든지 하는 일정을 꼭 넣잖아요? 그런데 유독 세부 여행에 대한 피드백은 왜 그런 게 없는 건지... 특히! 반드시 먹어봐야 할 맛집이 없단 건 이해가 안 가요. 전 사실, 여행을 거의 맛집따라 다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태국 하면 팟타이나 똠양꿍, 베트남 하면 쌀국수나 반미 같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특수 음식이 있잖아요? 저 역시 필리핀 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딱히 없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있겠죠? 세부에서 꼭 먹어보고 와야 할 전통음식을 가르쳐주세요.



칼럼니스트의 조언


세부는 필리핀 중부 비사얀제도에 위치한 섬입니다. 세부 시티(Cebu City)라고도 하죠.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그저 휴양지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은 필리핀의 제3의 도시입니다. 중·남부 필리핀의 정치·경제 및 문화 중심지이거든요. 


그러니 세부에 가서 리조트 밖 구경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반댑니다. 아쉬운 여행이 될 거라 생각돼요. 리조트 밖에서도 보고 듣고 즐길게 많거든요.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요. 세부는 개발이 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빈부격차가 상당히 크거든요. 초호화 리조트에서 조금만 걸어 나와 보면, 같은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생소한 광경이 펼쳐져요. 어린아이들이 여행객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죠.


필리핀의 음식에 대해 궁금해하셨죠? 필리핀의 주요 도시인 세부엔, 당연히 필리핀의 전통음식을 파는 맛집이 많답니다. 필리핀 음식들은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긴 해요. 하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음식들이 많죠. 시니강, 루가우, 레촌과 크리스피 빠따... 다들 정말 맛있거든요. 하나하나 어떤 음식인지 설명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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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강(Sinigang)


태국에 똠양꿍이 있다면 필리핀엔 시니강이 있죠. 똠양꿍은 세계 3대 수프 중 하나라잖아요? 시니강에겐 아직 그런 별칭은 없지만, 똠양꿍 못지않게 맛이 좋답니다. 얼마 전 배틀트립이란 여행프로에 산다라박이 나와서 제일 좋아하는 필리핀 음식을 얘기한 적이 있었죠. 이 시니강이라고요.


시니강은 대중적인 음식이에요. 대단한 ‘요리’라기 보단 현지에서 즐겨 먹는 찌개랄까요. 우리나라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와 같이 말이죠. 보양식의 역할도 하니 청국장 정도로 해두면 좋겠네요. 


시니강은 해산물이나 육류 등 다양한 주재료에 토마토, 깡콩(모닝글로리), 무 등을 넣고 끓이면 완성돼요. 주재료가 돼지고기이면 ‘시니강 나 바보이’, 해산물이면 ‘시니강 나 히폰’, 생선이면 ‘시니강 나 이스다’라고 해요. 닭고기나 생선으로도 만든 시니강도 있고요. 


똠양꿍과 굳이 비교한 이유는 그 특유의 시큼한 맛이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따마린,깔라만시, 레몬 즙, 혹은 비네거(식초)로 맛을 내기 때문에 국물의 기본 베이스가 시큼한 맛이거든요. 똠양꿍의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시니강 역시 거북스러울 수도 있지만, 똠양꿍 보단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훨씬 잘 맞는 것 같아요. 똠양꿍은 잘 안 먹는데 시니강은 엄청 잘 먹었다던 지인을 본 적도 있거든요. 


필리핀 음식의 특징은 딱히 국물이 곁들여지지 않는단 거예요. 하나 시키면 여럿이 먹기도 충분하니, 음식점에 가면 시니강은 꼭 시켜보길 권할게요. 


시니강만을 전문적으로만 파는 맛집은 없어요. 흔히 잘 알려진 현지 음식 맛집인 ‘게리스그릴’, ‘골든카우리’ 등과 같은 곳에서 여러 음식들과 함께 시켜먹으면 돼요.  아래에 설명할 레촌 맛집에 가서 사이드로 시켜도 좋고요.


레촌(Lechon)

ⓒflickr.dbgg1979


레촌은 돼지 통구이예요. 정말로 그 돼지 통구이요. 우리나라에서도 잔칫날 돼지나 닭, 소를 잡잖아요? 필리핀에서도 레촌은 대표적인 잔치 음식 중의 하나입니다. 한 명이 돼지 한 마리를 먹는 건 물론 아니에요. 5명에서 10명 정도가 나눠먹기 좋은 양이죠. 물론 식당에선 1인분도 팔아요. 부위별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죠. 특유의 소스를 돼지 껍질에 발라가면서 구운 통돼지구이, 바삭바삭한 겉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의 조화가 끝내주죠. 무조건 먹어야 하는 음식이에요!


사이즈가 큰 것(어른 돼지) 보단 작은 사이즈의 어린 돼지가 훨씬 맛이 좋아요. 그러니 마음이 좀 아프더라도... 작은 사이즈로 주문하는 걸 추천할게요. 한 마리를 통으로 시킨다면 가격은 10만 원 내외일 거예요. 거의 10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죠. 레촌은 시니강과 마찬가지로 필리핀의 가장 대중적인 요리예요. 그래서 세부 내의 알려진 맛집 어딜 가든 먹을 수 있죠. 


앞서 시니강을 얘기할 때도 잠시 언급했지만, 사실 세부는 각 요리별로 맛집이 나뉘어 있진 않아요.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현지 음식 전문 맛집이 있고, 그곳에 가서 여러 음식들을 한 번에 시켜먹게 되는 경우가 많죠. 어쩌면 그래서 지인들이 ‘특별한’ 맛집이 없다고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물론 레촌은 시니강보단 좀 더 ‘요리’ 스러우니, 레촌을 주 메뉴로 파는 맛집이 있어요. House of lechon, Rico's lechon resraurant, CnT lechon, Zubuchon 등이 유명하요. 제 기준에서 맛있었던 음식점 차례로 나열한 거니, 좀 더 검색해 보고 한두 곳을 정해 가면 좋을 것 같네요. 아! 원래 레촌이라는 단어는, 돼지구이뿐만 아니라 통으로 굽는 구이 종류 전체를 의미한다고 하니 알아두면 좋겠네요.


크리스피 파타(Crispy pata)

ⓒflickr.dbgg1979


크리스피라는 이름에서 뭔가 맛이 상상되죠? 파타는 ‘발’이라는 뜻이래요. 바삭바삭한 발. 말 그대로 돼지 족발을 튀긴 음식이죠. 혹시 독일의 학센이라고 먹어 보셨어요? 마찬가지로 족발을 살짝 튀긴 듯 요리한 음식인데, 그 맛과 비슷해요. 바삭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속살의 조화는 레촌과도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크리스피 파타 쪽이 좀 더 쫀득한 부분이 많겠죠? 삼겹살에 껍데기가 붙어 있는 것과 족발이 다르듯 말이죠.


앞서 말했던 ‘게리스 그릴’이나 ‘골든 카우리’의 크리스피 파타도 유명해요. 요즘은 쿠야제이(KUYA J)라는 체인점도 유명하더라고요. 세부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SM몰에 있으니 쇼핑하러 간 김에 먹어봐도 좋겠네요.


아무래도 콜라겐이 많은 족발이니 조금 느끼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크리스피 파타는 갈릭 라이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게 좋아요. 시니강의 재료가 된다고 했던 깡콩(모닝글로리) 있죠? 그 깡콩 볶음과의 궁합도 좋아요. 깡콩 볶음은 태국 음식 중에 팟 풍 파이뎅이란 요리와 거의 비슷해요. 팟 풍 파이뎅이 태국에서 국민 반찬이듯, 깡콩 역시 세부에서 즐겨 먹는 반찬이거든요.


이 밖에도 우리나라의 닭죽과 비슷한 루가우, 거미소라(필리핀 소라라고도 불려요)인 싸앙(Saang)을 이용한 찜 요리 등 다양한 현지 음식들이 많아요. 해산물 요리의 천국답게 각종 게, 새우, 가재, 조개 요리도 어마어마하죠. 물론 리조트나 호텔에서도 깔끔하게 조리된 음식들을 시켜먹을 수 있어요. 실컷 고생해서 밖에서 먹고 왔더니 리조트나 호텔에서 먹는 게 더 맛있더라는 경험을 할지도 모르죠. 그래도 제 의견은! 리조트 밖에서의 시간도 충분히 가져보길 권한다는 겁니다. 혹여 기대보다 실망을 할지언정, 보지도 않고 그 실망감을 상상하는 것보단 보고 난 뒤에 실망하는 게 훨씬 낫잖아요. 그런 게 또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고.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김정훈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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