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물 일이 많았던 한 주를 보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외식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 허용된 가족끼리 모여 아이들 생일을 축하하는 식사 자리는 필요했으니까요.
물이 손에 닿을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그 전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다가 생긴 상처일까?’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상처부위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상처 부위가 보이지도 않았고 간장과 양념들이 닿을 때 손가락 전체에 쓰라린 느낌이 강해지자 문득 ‘뭔가 큰 상처인 건가?’ 하는 걱정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는 하루 이틀이 지나자 상처 부위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둔한 감각 때문인지 눈으로 상처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어디가 아픈지 찾아내기가 어려웠지만 상처가 눈으로 확인되니 언제쯤이면 나을지 예측이 되었고 별 것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우리 마음의 상처도 이렇게 몸이 긁히고 찢어진 것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 과정이 참, 쉽지 않습니다. 상처에서 피가 나고 피가 멈추면 딱지가 올라앉고, 간지러움을 잘 견디면 흔적도 없이 치료될 수 있는 육체의 상처처럼, 마음의 상처도 그렇게 치유가 되면 참 좋으련만. 마음의 상처는 상처 난 부위조차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상처가 쌓여 극심한 우울감이 극심한 정도가 되어야 그제야 덜컥하고 알아차리게 되니 말입니다.
조금만 소화가 되지 않아도 그 불편감은 온몸으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불편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몸으로 느껴지는 복부의 불편감을 경험하면 자신이 섭취한 음식을 살펴볼 수 있고 그 과정이 반복된다면 자신의 체질에 맞지 않거나 이상반응을 일으키는 음식물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음식을 접할 때 자신이 좀 더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고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그 중요성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죠. 하지만 심리적 불편감과 상처를 그대로 넘기거나 덮어두지 않고 외부 요인과 자신의 반응을 살펴본다면 좀 더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또한 마음의 상처도 몸에 난 상처처럼 살펴보고 알아차린다면 좀 더 나은 치유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의 상처를 알아내고 치유하기 위해 상담센터나 병원에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과정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맞이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사소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마음의 상처를 몸에 난 상처와 같이 스스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외부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며 결국은 부정적 자극에 대한 심리적 상처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