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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들려주는 바다의 속삭임』

에세이

by 화려한명사김석용

『다리가 들려주는 바다의 속삭임』

오늘도 여느 때처럼 바닷가를 거닐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거대한 교각이 하늘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그려내는 우아한 곡선이 눈길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긴 팔을 뻗어 양쪽 육지를 부드럽게 끌어안은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차가운 기둥들이지만, 햇살 아래에서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숨쉬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의 곡선은 마치 춤을 추는 듯했고, 그 아래로 흐르는 물결은 다리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다리는 인간의 기술과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다리 기둥 아래로 반짝이는 물결은 마치 은빛 비늘을 단 물고기들이 춤추는 것 같았습니다. 햇빛이 수면에 부서지며 만들어내는 반짝임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선물 같았지요. 이런 순간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우리가 만든 구조물도 결국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 다리는 단순한 통행로가 아닌, 육지와 바다, 하늘과 물결이 서로 어우러지는 예술이 되어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찾는 감동이 거창한 곳이 아닌, 이렇게 일상적인 풍경 속에 숨어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이 다리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지나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숨을 고르고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 다리가 들려주는 바다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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