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석용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 에세이 김석용
어디선가 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거야."
어린 시절, 어른들은 위로처럼 이 말을 건넸다.
하지만 살아보니 알겠다. 때로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너무 늦어버린 때라는 걸.
지나간 기회, 떠나버린 사람, 식어버린 마음은 되돌릴 수 없었다.
늦음 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서툴고, 누구나 아프다.
이 글은, 그런 늦음에 대하여 써 내려가려 한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아."
그러나 때로는 시간이란 잔인하게도 문을 닫아버린다.
용기 내어 고백하려 했던 사랑은, 어느새 다른 이의 이름을 품고 있었고,
참고 미뤄왔던 사과는 상대방의 이별과 함께 기회마저 사라졌다.
하고 싶었던 일, 가고 싶었던 곳,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언젠가'를 기다리는 사이, '언젠가'는 한 번도 내 앞에 찾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변명했다.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조금만 더 기다리자."
그 '조금'이 몇 해를 지나가고,
그 기다림 끝에는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시간이 남는다.
삶은 매정하게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잦다.
그래서 진심은 늦기 전에 건네야 하고,
꿈은 망설임 없이 시작해야 하며,
사랑은 주저하지 말고 고백해야 한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늦음 앞에서 애써 괜찮은 척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빠를 때, 망설이지 말고 뛰어야 한다.
오늘 사랑하고,
오늘 고백하고,
오늘 사과하고,
오늘 시작하자.
내일은 약속되지 않았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
살면서 가장 아픈 말은
"그때 했더라면" 이 아니라,
"그때 했어야 했는데"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