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운을 담은 그날들의 기록
글 / 김석용
끝이 아닌 시작의 문턱
책을 덮는 순간이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뒷표지를 조용히 닫을 때의 그 감정. 아쉬움과 만족감이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묘한 설렘을 느낍니다. 인생의 한 장이 끝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졸업식장을 나서는 발걸음, 퇴직 인사를 마친 뒤의 고요함, 오랜 연인과의 이별. 그 모든 마지막은 사실 새로운 첫 장을 예고합니다. 끝맺음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여백이 품은 가능성
빈 페이지가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하얀 공간이 주는 무한한 자유를 만끽합니다. 마지막 페이지 다음에는 언제나 새 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써 내려갈 이야기,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결말, 예측할 수 없는 전개. 그 불확실함이 주는 짜릿함을 즐깁니다. 여백은 부족함이 아니라 충만함입니다. 채워질 것들에 대한 기대, 그려질 그림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은 피어납니다.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자라는 민들레처럼, 생명력은 어디서든 길을 찾습니다. 실패한 사업가가 다시 일어서고, 병상에서 회복한 환자가 첫걸음을 떼며, 상처받은 마음이 다시 사랑을 시작합니다. 이 모든 기적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서 시작됩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바로 희망의 본질입니다.
펜을 다시 듭니다. 떨리는 손으로, 하지만 확고한 의지로 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제의 실수는 오늘의 교훈이 되고, 오늘의 도전은 내일의 성취가 됩니다. 매일 아침 우리는 작가가 됩니다. 하루라는 페이지에 무엇을 쓸지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때로는 시가 되고, 때로는 수필이 되며, 가끔은 드라마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 쓰는 것입니다.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희망이 누군가의 용기가 되고, 누군가의 도전이 당신의 영감이 됩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새긴 희망은 다음 사람에게 전달되는 횃불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거대한 하나의 서사를 완성해갑니다. 각자의 작은 희망들이 모여 거대한 빛을 만듭니다.
영원히 계속되는 이야기
마지막 페이지는 없습니다. 삶이 계속되는 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오늘이 끝이라 생각했던 순간도, 돌아보면 새로운 장의 서막이었습니다.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택입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새긴 희망은 씨앗이 되어 다음 이야기를 피워낼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희망을 새깁니다. 내일의 찬란한 이야기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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