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의 봄, 꽃보다 아름다운 주름"
글 / 김석용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할머니 한 분이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얼굴 가득 새겨진 주름 사이로 피어나는 미소가 마치 봄꽃 같았습니다. "요즘 컴퓨터 배우고 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목소리에는 새내기 대학생처럼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일흔이라는 나이가 무엇입니까. 젊은 시절의 뜨거운 열정은 잦아들었을지 몰라도, 그 자리에 깊이 있는 여유와 지혜가 자리 잡았습니다. 생의 절반을 넘어선 지금,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시작됩니다.
거울을 보며 늘어가는 주름을 한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그 주름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말입니다.
눈가의 잔주름은 수없이 웃었던 시간들의 흔적입니다. 자녀가 첫걸음을 뗄 때, 손자가 "할머니"라고 부를 때,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은 작은 행복들이 모여 만든 아름다운 지도입니다.
이마의 주름은 고민하고 걱정했던 시간들을 보여줍니다. 가족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며 미래를 설계했던 시간, 아이들 교육비를 마련하느라 허리띠를 졸랐던 날들,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습니다.
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봄은 꼭 3월에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생길 때, 바로 그때가 우리 인생의 봄입니다.
얼마 전 동네 문화센터에서 스마트폰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을 봤습니다. 젊은 강사보다 더 열심히 메모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 도우며 배우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들보다 더 진지하고 간절합니다.
"나이 들어서 뭘 배우냐"는 말은 이제 옛말입니다. 배움에는 정년이 없고, 도전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마음속에 호기심과 열정이 살아있다면 언제든 봄입니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과 일흔의 아름다움은 질이 다릅니다. 젊었을 때는 외모의 화려함이 돋보였다면, 이제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매력이 빛납니다.
일흔의 미소에는 젊은이들이 흉내낼 수 없는 여유가 있습니다. 인생의 단맛도 쓴맛도 모두 경험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따뜻한 미소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얼굴에서 빛납니다.
젊은 시절에는 급했습니다. 빨리 성공하고, 빨리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천천히 가는 법을 압니다. 길가의 꽃도 보고, 하늘의 구름도 바라보며,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일흔이 되어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요리 교실에 다니기 시작한 할아버지, 그림을 배우는 할머니, 합창단에 가입한 분들까지. 이분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이 가득합니다.
젊었을 때는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진짜 하고 싶었던 일,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때라고 합니다. 일흔이라고 해서 꿈꿀 권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제야 진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시작된 것입니다.
일흔의 봄을 제대로 맞이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첫째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는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고,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이런 변화에 등을 돌리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보세요.
셋째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것입니다. 가족,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인생의 후반부에 만나는 사람들은 더욱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일흔의 봄은 그 어떤 계절보다 아름답습니다. 세월이 새긴 주름 하나하나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연륜에서 우러나는 깊은 매력이 젊음을 넘어서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나이는 포기의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아름답고, 앞으로의 시간도 얼마든지 의미 있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꿈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께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당신의 일흔 봄이 꽃보다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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