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을 정리하니, 글이 돌아왔다

새해 첫 주, 볼륨이 갑자기 커졌다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소음을 정리하니, 글이 돌아왔다

새해 첫 주, 볼륨이 갑자기 커졌다

이번 주는 소리로 시작했다. 새해 첫 주라는 말이 내게는 축포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스피커 볼륨이 갑자기 올라간 느낌이었다. 더 배우자, 더 올리자, 더 만들자. 말들이 겹쳐 울리니 문장이 자랄 틈이 없었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소음이 많아서였다

토요일 아침, 나는 달력 옆 메모지를 펼쳤다. 줄을 긋고 요일을 적고 해야 할 일을 적었다. 종이를 오래 바라보다가, 문제를 정확히 봤다. 일이 많은 게 아니라 소음이 많았다. ‘해야 한다’는 말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 그 목소리가 커질수록 내 하루는 흩어지고, 글은 뒤로 밀렸다.

내가 끈 소음, 세 가지

그래서 나는 이번 주에 소음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배움의 과잉이다. 배움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내 하루가 수업표처럼 변하는 순간, 글은 늘 ‘나중’이 된다. 나는 배움을 주 3시간으로 제한하기로 적었다. 더 배우는 사람이 되기보다, 배운 것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둘째, 채널의 과잉이다. 올릴 곳이 많으면, 쓰는 힘이 분산된다. 어디에 올릴지 고민하는 시간만큼, 문장은 느려진다. 그래서 나는 핵심 채널 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재게시로 돌리기로 했다. 분산이 아니라 축적을 택하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셋째, 비교의 습관이다. 남의 속도를 내 속도에 덧씌우는 순간, 나는 언제나 늦어진다. 늦어지는 것보다 더 힘든 건 마음이 조급해지는 일이다. 그래서 메모지 맨 위에 짧게 적었다. 늦어도 끝까지. 이 문장은 이번 주를 붙들어 준 손잡이였다.

조용해지니, 내가 들렸다

소음을 끄자 방이 조용해졌다. 조용해지니 비로소 내가 들렸다. 내가 왜 쓰는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어떤 속도로 가야 끝까지 갈 수 있는지. 계획은 나를 몰아붙이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나를 제자리로 데려오기 위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함께 돌아왔다.

덜 하되 끝까지

이번 주의 회고는 거창한 성과가 아니다. 나는 무엇을 더 했는가보다, 무엇을 덜 했는가를 적는다. 덜 하되 끝까지. 이 단순한 선택이 내게는 새해 첫 주의 가장 큰 결심이었다. 그리고 그 결심은 다음 주에도 유효하다. 내 삶을 조용히 정리하면서, 문장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 나는 그 일을 계속할 것이다.

이번 주에 당신이 끄고 싶은 ‘소음 하나’는 무엇인가요?

글쓴이: 김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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