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불행은 당신의 탓이 아니다

'힐링'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에 대하여

by 화려한명사김석용

당신의 불행은 당신의 탓이 아니다 (근데 행복은 당신 탓이다)


'힐링'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에 대하여


서점 매대를 점령한 '힐링 서적'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쟁이다. 그들은 말한다. 당신이 지금 우울한 건 마음가짐이 부족해서라고. 당신이 가난한 건 간절함이 없어서라고. 우주가 어쩌고 끌어당김이 저쩌고 하면서, 결국 모든 불행의 원인을 '나의 부족함'으로 돌린다.


나는 2026년의 첫 주말, 이 거대한 착각에 반기를 들고자 한다.


단언컨대, 당신의 불행은 당신 탓이 아니다. 길을 걷다 튀어 빗물에 옷을 버린 건 낡은 보도블록 탓이다. 갑작스러운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건 세계 경제의 탓이다. 오늘 기분이 가라앉은 건 그저 호르몬의 장난이거나, 날씨가 흐려서일 뿐이다.


불행은 대부분 '외부'에서 온다. 그것은 자연재해처럼 예고 없이 닥친다. 그러니 제발, 닥쳐온 불행 앞에서 자책하며 무릎 꿇지 마라. 당신은 잘못한 게 없다. 불행에는 한없이 관대해도 좋다. "아, 운이 없었네." 하고 넘겨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행복은 다르다. 여기서부터는 당신 탓이다.


많은 이들이 불행을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정작 행복은 '운'이나 '타인'에게 맡겨버린다. "좋은 일이 생기겠지", "누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지"라며 입을 벌리고 감나무 밑에 누워 있다.


천만에. 불행이 '재해'라면, 행복은 '건축'이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지어지는 집은 없다. 행복은 철저하게 당신이 설계하고,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발라야 비로소 존재한다.


오늘 커피 한 잔의 향을 음미하지 못한 것, 창밖의 노을을 보며 감탄하지 않은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지 않은 것. 그것은 세상 탓이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움직이지 않은 당신의 '직무 유기'다.


그러니 우리의 생존 전략을 수정하자. 슬픔이 닥치면 "이건 내 탓이 아니야"라고 쿨하게 털어버리자. 하지만 기쁨이 없는 날에는 "내가 오늘 행복을 만드는 데 게을렀구나"라고 뼈저리게 반성하자.


기억하라.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금 당장 '저지르는' 것이다.


글 | 김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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