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든 밤이든, 책상에 앉으면 먼저 마음이 움직입니다.
“이번엔 제대로 써야지.”
그 마음이 커지는 순간, 이상하게 손이 멈춥니다.
멋진 문장을 고르느라, 오늘의 문장이 사라집니다.
멈추게 하는 마음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나를 묶기도 합니다.
특히 피곤한 날, 불안한 날, 자신감이 낮은 날에는 더 그렇습니다.
문장을 쓰기 전에 이미 채점부터 시작합니다.
합격점이 안 보이면, 아예 시작을 접습니다.
10분의 약속
그래서 나는 약속의 단위를 바꿨습니다.
“잘 쓰기”가 아니라 “10분 쓰기.”
타이머를 켜고, 그 시간만큼은 평가를 멈춥니다.
문장이 어색해도 지우지 않습니다.
오늘의 호흡이 종이에 닿기만 하면 됩니다.
끝까지의 정의
내가 말하는 끝까지는 완성이 아닙니다.
끝까지는 연습입니다.
매일 작게 이어 가는 것, 그 작은 반복이 결국 나를 데려갑니다.
오늘 10분을 지켰다면, 오늘은 이미 끝까지 온 날입니다.
당신은 요즘 어떤 마음 때문에 글 앞에서 멈추고 있나요.
— 글쓴이: 김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