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면 망한다, 오래 하려면 덜 해야 한다

by 화려한명사김석용

열심히 하면 망한다, 오래 하려면 덜 해야 한다
글쓴이: 김석용


퇴근 후 책상 앞에 앉으면 마음이 먼저 달려갑니다.
“오늘은 더 해야 한다.”
그 말은 늘 그럴듯합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이니까요. 나도 그 말을 믿고 오래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열심히 할수록 자주 무너졌습니다.
한 번 무너지면 며칠이 비었습니다. 비어 있는 날이 길어지면 죄책감이 따라왔고, 나는 다시 ‘더 열심히’로 돌아갔습니다. 그 반복이 나를 가장 많이 망가뜨렸습니다.


나는 늦게 깨달았습니다.
삶은 칭찬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몸이 버티지 못하면 마음도 흔들립니다. 마음이 흔들리면 글도 끊깁니다. 결국 남는 건 “열심히 하려다 못 한 흔적”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선택을 바꿨습니다.
칭찬받는 열심이 아니라, 남는 지속을 택했습니다.


덜 한다는 말은 포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내게 덜 한다는 건 포기가 아니라 배치입니다. 오늘의 체력, 오늘의 집중, 오늘의 시간을 정확히 나누는 일입니다. 그래서 나는 규칙을 세웠습니다.


컨디션이 나쁘면 새로 만들지 않고 정리합니다.
길게 못 쓰면 짧게 쓰고, 대신 결론을 분명히 잡습니다.
퇴고는 두 번만 하고 멈춥니다. 더 손대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도, 내일의 나를 위해 멈춥니다.


이렇게 멈추면 내일이 열립니다.
내일이 열려야 한 주가 이어지고, 한 주가 이어져야 한 달이 됩니다. 그리고 한 달이 모여 한 권이 됩니다. 오래 가는 사람은 매일을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매일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말을 이제는 믿습니다.


“열심히 하면 망한다”는 말은 과격해 보입니다.
하지만 속뜻은 단순합니다.
나를 태우지 말고, 오래 살리자.


나는 오늘도 크게 바꾸지 않습니다.
다만 덜 하고, 끝까지 갑니다.
그 한 가지를 지키며 내 삶을 다시 단단하게 세웁니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요즘 무엇을 덜어내면, 더 오래 갈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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