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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멀끔 Jul 19. 2024

은수저를 위한 격문 1:  프롤로그

이래저래 끼인 우리 시대 은수저들만을 위하여

제군들.


먼저 자청하여 이 글을 클릭한 은수저로 태어난 그대들의 깊은 삶의 노고에 나는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제부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어정쩡하게 끼인 우리 은수저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우리가 경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또 무엇보다도, 제군들이 각성하지 못하고 마냥 과소평가하고 있는 우리들만이 가진 찬란한 축복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그대들에게 논해 보고자 한다.  


우선은 이 자리에 와서는 안될, 자격이 없는 그룹들부터 미리 색출하겠다.


일단 거기 맨 뒷줄에서 세 번째에 앞에 있는 명품 골프웨어를 평상복으로 입고 있는 너.


부담스럽게 뜬금없이 세상 여유 있는 얼굴로 이 서민애들은 무슨 고민이 있는지 일련의 호기심으로 기웃거리고 있는 너.


세상이든 사람이든 뭐든 마음먹으면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다 고상한 인격까지 자신 있는 당신.


너 말야 너.   


탈락이다.


그대는 이 캠프에 들어올 자격이 없다. 그냥 우쭐대지 말고 바로 저 뒷문을 통해 소리 없이 나가주길 바란다.


다음.


은수저가 아니면서

약간의 반감을 가지고, 혹은 약간의 동경을 가지고 뭔가 부담스럽게 맨 앞자리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는 당신.


탈락이다.


이것은 그대가 바라고 있는 화려한 판타지 같은 성공 비결도 아니고 당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격문도 아니다.


미안하지만 오로지 은수저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물론 나는 그대들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은수저들은 금수저들보다도, 흙수저들이 생존을 위해 시종일관 풀어놓는 고생 미담 썰때문에 약간의 가스라이팅처럼 당신들을 마음 깊이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대들의 투혼과 생존력에 존경심을 표한다.


다만, 이 캠프는 오직 우리 은수저들을 위한 위로이자, 각성의 격문이기 때문에 괜한 오해와 빈정상함을 느낄 수도 있기에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중하게 부탁드리건대 금수저들이 방금 나간 저 뒷문으로 지금 나가주길 바란다.


당신도 자격이 없다.


자,

나는 이미 기회를 주었다.


이제 이 자리에 남은 청중은 우리 은수저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믿으며,

시간이 아주 많은 소수의 금수저들과 그보다는 좀 더 많은 흙수저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나는

따지고 보면 실질적으로 가장 소외받고 있는 금수저도 흙수저도 아닌 우리 끼인 은수저 제군들을 위한 격문을 써보고자 한다.


지금부터 우리 은수저 제군들만의 각성을 위한 연설을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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