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도쿠 Jul 21. 2021

주식과 인생의 변동성을 견디는 법

주식을 보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느껴진다. 세상의 온갖 욕망들의 집합체여서 그런 것일까. 또한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자유분방하게 움직인다. 주가의 움직임은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만약 주가를 잘 예측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10개는 던져놓고 거기서 몇 개 정도 맞은 것임이 틀림없다. 사실 상승과 하락, 그 2개 중에 하나만 찍으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맞힐 확률은 굉장히 높다. 주가가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직은 기다릴 때라고 말할 것이므로, 유지가 제3의 선택지는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엘리트라고 부르는 코스를 밟아온 사람도 있고, 금융에 대해 잘 모르지만 주변의 권유로 참여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 배경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처럼 주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살아온 배경만큼이나 다른 가치관, 학습된 지식, 종잣돈을 갖고 있으므로 저마다의 투자 방향도 매우 다르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여러 것이 혼재되었다 보니 시장은 당연히 예측하기 어려울 수밖에.


가까운 미래보다는 먼 미래를 예측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가치투자란 것은 결국 조금 더 먼 미래를 보고 하는 투자이다. 6개월 후보다는 5년 후를 생각했을 때 좀 더 감이 잡히는 듯하다. 물론 그마저도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측력이 점차 떨어지지만 말이다. 우리 인생사랑 좀 비슷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당장의 6개월 후 무엇을 하고 있을지보다는 5년 후를 예측하기가 좀 더 쉽지 않나.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라면 대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고, 대학생이면 회사원이 되어 있을 것이다. 미혼자라면 기혼자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전반적인 인생 사이클이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나이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물론 각 개인별로 편차가 클 수는 있다. 다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 사이클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우리는 일반적인 코스를 벗어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튀고 싶어 하지만 타인을 모방하여 타인과 같아지는 미묘한 속성이다. 아무튼 주식도 개별 종목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종목에 분산시켜서 투자하는 것이 큰 사이클대로 움직이는 경제 특성상 아무래도 낫다. 시장은 우상향 한다는 믿음대로라면, 여러 종목을 담는 것이 상대적으로 예측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오를 것이란 예측을 하더라도 그것의 변동성을 견디기 위해서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고, 나의 정보가 많이 부족할 수도 있다.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기란 어려우므로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내 판단이 틀리지 않기를 기도하며 견디는 것이다. 주식의 변동성을 견디는 것은 삶의 변동성을 견디는 것과 비슷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고대하며 현재를 버틴다. 그 미래가 실제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스스로의 생각만 확고하다면 언제까지고 버틴다.


주식의 변동성은 시장과 경제 상황, 그리고 해당 기업의 가치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잘 버틸 수 있다. 지금은 조금 떨어져도 언젠가 오를 것이란 것을 안다. 그만큼 잘 파악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모르면서도 버티는 경우가 있다. 불안과 걱정으로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 일단 버티고 본다. 알면서 버티든, 모르면서 버티든 나중에 얻는 수익 혹은 손실은 똑같을 것이다. 다만 편안한 기다림과 불안한 기다림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인생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미래의 모습을 설정했다면 현재를 버티면 된다. 세상과 사람, 그리고 나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잘 버틸 수 있다.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언젠가 잘될 것이란 것을 믿는다. 그만큼 잘 파악했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모르면서도 버티는 경우가 있다. 불안과 걱정으로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 일단 버티고 본다. 여기서 주식과의 차이점이라면 주식은 타인이 움직이고, 인생은 자신이 움직인다.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기다림은 추후 결과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결국 주식이든, 인생이든 변동성을 잘 견디는 방법은 많이 알아가는 것이다. '안다'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알아간다'는 태도가 필요한다. '안다'는 과거에서 현재로 그치지만, '알아간다'는 현재에서 미래로 이어진다. 지속적으로 알아가려는 태도가 결국 우리를 변동성으로부터 지켜준다. 변동성이 두려운 이유는 그것이 유발하는 불안이다. 불안은 결국 우연한 사건들의 합으로 이루어진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온다. 불안의 본질은 결국 불확실함이다.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어도 현재의 변동성을 잘 견디다 보면 불안을 극복하고 바라는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계획하지 않은 대가는 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