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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도쿠 Jun 28. 2022

소년만화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아

<원피스>의 루피, <나루토>의 나루토, <더파이팅>의 전일보, <블랙 클로버>의 아스타 등 소년만화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명의 위기를 경험하고,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목격하고, 체력이 방전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시련과 역경이 가로막아도 멈출 줄을 모른다. 명예욕인지, 애정결핍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를, 무엇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끝까지 나아간다. 어렸을 적부터 경험한 만화의 대표적인 클리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소년만화 주인공들은 포기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쟁취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가슴이 뛰는 감동과 재미를 느낀다.


해적왕, 호카게가 되겠는다는 얘기는 현실에서 너무 뚱딴지같은 얘기이다. 그들은 모험을 하고 술법을 익히지만, 우리는 원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 책상에 앉는다. 단순히 만화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느껴서일까. 우리는 주인공처럼 강한 마음을 갖기 어렵다. 생명의 위협을 당할 일도, 세상이 멸망할 일도 없지만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것조차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그렇게 봐왔음에도 만화 속 주인공들의 태도가 내 삶에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알고 있다. 그들과 추구하는 직업은 다를지언정, 그 태도는 삶에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주변의 사례를 통해서 현실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를 끝까지 좇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해낼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보노라면 소년만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 삶에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마감시간이 있을까. 죽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생을 걸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오롯이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한 인간에게 주어진 기대수명 100세라는 시간은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다만 우리는 목표의 마감시간을 정한다. 20대 초반에는 대학을 다녀야 하고, 20대 후반에는 취업을 해야 하며, 30대 초반은 결혼을 해야 하고, 40대 초반에는 집을 마련해야 한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목표의 마감시간이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 소년만화 주인공들은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언젠가 이루겠다는 말뿐이지 '서른 전에 해적왕이 될 거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으려면 마감시간을 정해두면 안 되는 듯하다. 그래야 우리가 삶을 통해 전력으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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