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Zip> 리뷰
요새 가장 자주 듣는 앨범. 작년 12월에 발매된 이후로 지금까지 즐겨 듣고 있다. 그 이유로는 앨범의 노래가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장르나 분위기가 다채로워 앨범 단위로 노래를 들어도 지겹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또, 자이언티의 따뜻한 목소리가 지금의 계절과 어울리기도 한다. 적당한 온도의 방 안에서, 겨울의 거리를 바라보며 감상하기 좋은 앨범이다.
함께한 아티스트도 주목할 만하다. 악동뮤지션, 혼네, 베니 베넥 3세, 윤석철 등, 색채가 뚜렷한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노래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혼네의 노래와 윤석철의 재즈를 자주 듣는데, 자이언티의 노래에서도 그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 기뻤다.
노래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앨범을 들으며 많이 떠올렸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사랑하는 사소함에 대한 노래로 다가왔고, 'V'는 사랑하는 상대에게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담은 것처럼 들렸다. 이어서, '투명인간'도 사랑하는 연인에게 속삭이는 내용으로, '불 꺼진 방 안에서'는 연인과 함께하는 충만한 사랑의 시간, '돌고래' 역시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담은 노래로 다가왔다.
이러한 사랑의 마음은 마지막 트랙인 '해피엔딩'으로 갈무리된다. 노래 가사인 '문장과 문장 사이의 거리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거리지만 나는 여기까지 오는데 몇 달이나 걸렸지.'를 주목해서 들었는데, 이 부분이 사랑의 결실을 맺은 순간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사랑에 성공한 순간의 내용 그리고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을 가진 트랙으로 앨범이 마무리되는 것이 조응이 좋다고 생각했다.
해피엔딩이 무엇인지에 대한 메아리 같은 질문에 자이언티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대답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며 감상했다. 사랑은 만고불면의 해피엔딩이라는 따뜻한 결론을 전해주는 자이언티의 앨범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Zip'이라는 이름처럼, 자이언티의 음악적 알맹이를 담은 해당 앨범은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시 추워진 요즘, 따뜻한 방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듣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