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당당하게 얘기할 날 올 것"
- <어른이 되면> 18년 만에 동생과 함께 살게된 장혜영 감독과 동생 장혜정의 이야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장애란 무엇인가요? 대부분 장애를 불행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애는 불행이 아닌 불평등이라는 생각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인터뷰는 장애라는 것으로 인해 초등학교 때 장애인수용시설로 보내져 18년 만에 동생과 같이 살게 되며 다큐로 일상을 찍어 기록을 남겨가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시선을 바꿔나가고 있는 <어른이 되면>의 장혜영 감독의 인터뷰입니다.
[사진= 우드스톡 제공 ]
Q.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우리 사회에 판이 박힌 두 종류의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는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 때문에 불행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이 두 가지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사진= 장혜영 감독 제공/ 어른이 되면 포스터 ]
Q. 18년만에 동생과 함께 살게 됐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A. 같이 살아가기 시작할 때 굉장히 낯설었어요. 낯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살기 시작하니까 내가 알았다고 생각했던 장혜정이라고 하는 사람은 옛날에 내가 함께 살았던 사람이고 우리가 함께 지내지 않았던 시간동안 우리가 계속 만들어져 왔는데 내가 모르는 시간동안 만들어져 온 내 동생을 다시 발견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되게 새로웠어요.
Q. 18년 전 동생이 시설로 보내졌을 때 우려했던 것은 없었나요?
A. 혜정이가 처음에 시설에 보내졌을 때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걱정을 진짜 많이 했었어요. 왜냐면 저희는 한 살 차이 밖에 안 나고 늘 동생과 붙어서 생활을 했는데 이 세상에서 동생을 제일 잘 아는 게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나를 떠나서 혜정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야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되게 걱정했어요.
Q. 그렇다면 장혜영 감독께서 동생 장혜정 씨가 시설에 보내졌을 때 반대는 안했나요?
A. 저는 반대를 했는데 그런 저의 반대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는 명시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으셨지만 많은 가정들이 장애인 자녀와 비장애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모든 가정의 중심이 장애를 가진 자녀가 되기 때문에 비장애인 자녀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부모님들 생각에는 자녀를 돌보는 건 부모의 몫이기 때문에 다른 자녀들까지 장애라고 하는 것에 의해서 인생에 많은 것들이 결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셔서 더욱 저와 혜정이를 분리하고 싶어 하셨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Q. 동생 장혜정 씨와 함께 살면서 그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내셨나요?
A. 다큐멘터리를 찍었고요. (웃음)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일상생활을 되찾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단한 성취를 이루는 것보다 일상생활의 패턴을 찾고 혜정이에게 친구가 생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큰 목표였는데 지금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그런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지금은 친구가 많이 생겼나요?
A. 자유로운 상태에서 서로를 아끼는 사람들을 적어도 한손 안에는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만나게 됐으니까 그건 되게 유의미한 변화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요.
Q. 장혜영 감독께서 인권에 힘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그건 아마 제가 혜정이의 언니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아주 어렸을 때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 사람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일치감치 세상에 어떤 종류의 차별이 있다는 걸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그런데 “인간은 다 똑같고 평등하다”고 학교에서 배우는데 사람들은 전혀 내 동생을 나와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도대체 뭘까” “이게 맞는 건가” “근데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지?”라는 이런 종류의 느낌들을 해소하는 게 중요했었기 때문에 그걸 뭐라고 말해야 되는지 나중에 알았는데 그건 아마 인권에 대한 감정이었던 거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장혜영 감독 ]
Q. 많은 초등학교나 사회에서 가족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혜영 감독께서는 이런 경우는 없었나요?
A. 자연스럽게 있었어요. 어렸을 때는 별걸 가지고 따돌리잖아요.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본인 혹은 가족 친구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걸 가지고 따돌리는데 한쪽에 약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강점이 있으면 싫어하는 한이 있어도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서 공부를 잘하고 선생님들한테 예쁨 받는 아이가 되는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이였어요.
그렇지만 결국 따돌림을 벗어나지는 못했는데 따돌리는 이유가 장애인 언니라서 라기 보다는 재수 없다는 이유였던 거 같아요.
Q. 장혜영 감독께서는 장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장애라고 하는 건 사실 다르잖아요. 물리적으로 얘기하면 의학적 기준에서 인간의 신체구조가 표준분포를 벗어나서 기능의 저하나 부재 그리고 손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장애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의학적인 의미에서의 장애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장애라는 개념이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거기에서 훨씬 많은 오해나 차별이나 이런 것들이 발생하는데 장애는 어떤 한 사람을 규정할 수 있는 특성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장애만으로 누군가가 규정될 수는 없는데 우리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가 장애를 가졌다는 걸 아는 순간 그 사람의 모든 게 장애로 설명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Q. 최근 특수학교 폭행사건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시설의 경우는 인권이 잘 보장되고 있나요?
A.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어른들에게 배우기로 시설이라는 곳은 혜정이와 비슷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보호를 제공하고 그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제가 실제로 봤었던 시설은 사람을 보호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격리하고 수용하는 곳이었어요.
보통 인권침해라는 건, 말 그대로 인권을 침해하는 건데 사람들이 시설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라고 하면 물리적인 직접적인 폭력이나 성폭력 등을 떠올리는데 그거 말고도 일상생활에서의 “인간이 인간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지”라고 생각하는 많은 부분들도 있는데 시설의 경우 존재 자체만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바로 개인이 스스로의 삶을 구체적으로 결정해나갈 자유를 원천적으로 박탈한다는 측면에서 부분인데 우리가 자유롭다고 느끼는 건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누구를 만나고 혹은 만나지 않고 이런 일상생활에서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있잖아요.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하고를 아주 자잘하게 수없이 결정하면서 “나는 나다”라고 하는 자유를 느끼는데 시설에서는 모든 걸 남이 정해준다는 거예요.
언제 일어날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갈지, 누구를 만날지 혹은 누구를 만나지 않을지에 대한 모든 것들을 결정할 때 나 자신의 의지보다는 늘 나를 관리하는 사람의 의지가 우선시 되는 삶이 과연 우리가 자유로운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유가 없어도 “인간적인 삶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그건 이상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시설 자체가 존재의 속성에 인권 침해적인 속성이 포함되고 그런 의미에서 좋은 시설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Q. 시설에 있을 때의 동생 장혜정 씨와 시설 밖을 나온 후에 장혜정 씨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모습은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마음과 욕구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됐어요. “싫어요”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도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Q. 탈시설과 장애인들의 사회 자립을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둘로 나눠서 얘기를 하자면 실질적인 제도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두 개는 땔 수 없는 거죠. 뭐가 먼저 일거냐 라고 하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거 같고 뭐가 됐든 둘 다 같이 바꿔나가야 되는데 사실 제도적으로 장애인의 삶에 관한 예산이 너무 적어요.
며칠 전에 뉴스에 나오기도 했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고 그것보다 턱 없이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생색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거든요. 장애인 복지를 위해서 가장 좋은 슬로건은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이예요.
왜냐하면 물적인 인프라나 보이지 않는 종류의 제도들이 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런 세상에 태어나는 것 자체가 너무 패널티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인간답게 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하고 원할 때 원하는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을 해야해요.
이미 적은 예산을 책정해놓고 이걸 가지고 “나눠 쓰세요”라고 하니까 사실은 계산법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 수준에 있는데 오랫동안 사람들이 장애인 인권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고통에 대해 아는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왜 안 바뀔까 라고 생각을 해보면 역시 인식의 문제인 거 같아요.
장애인에 대한 복지를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시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 각이 들어요. “불쌍한 사람을 도와준다”라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도와주는 건 나한테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거고 하고 싶으면 하고 안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되는 거잖아요.
근데 권리라고 하는 건 당연히 기본적으로 보장해야 되는 것인데 권리가 아니라 시혜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아직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하는 것도 그런 관점에 있어서 새로운 질문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이 커요.
Q.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비롯하여 많은 인권 관련 정책들이 불평등이 아닌 불행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불행에 집중하면 시혜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불평등에 집중하면 그것은 권리를 보장하는 솔루션으로 나아가기 좋은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이를테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내 꿈이 대통령이라고 했을 때 그것을 가로막는 명백한 장애물들이 없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 걸 뒷받침하기 위해서 제도적으로 어떤 게 필요할까 하는 이런 식의 상상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예산을 확보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그 예산을 써서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는 문제예요.
과연 그 정도로 우리가 장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시민 대 시민으로 “장애를 가진 시민을 지지할 수 있는 종류에 사회복지 인력을 갖추고 있는가” “그 정도로 우리가 타인을 돌보는 사람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있는가” 라고 했을 때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부터 먼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지난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 정책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셨을텐데 이러한 정책에 대한 제안들이 잘 반영되고 있나요?
A. 듣기는 하시는데 아직까지는 안타깝게도 반영은 잘 되지 않는 거 같아요. 심정적으로는 아시는데 여전히 아직 정부의 관점은 불행에 머물러 있지 않은가라고 하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이를테면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청와대에서 발표했었던 정책의 이름이 ‘발달 장애인 평생 대책 종합 케어’인데 여전히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시설로 보내지고 평생을 그곳에서 보내는데 그러한 정책이 버젓이 복지 정책으로 들어가 있는 지금 어떻게 몇가지 정책을 양적으로 늘렸다고 해서 감히 ‘평생 대책 종합 케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냐는 거예요.
Q. 장혜영 감독께서는 장애인 등급제 폐지에 대한 생각은 어떠시나요?
A. 장애 등급제 폐지는 당연히 이미 되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되고 있지 않고 이번 정부에서 실제로 폐지를 한다고 많은 캠페인을 했지만 실질적인 폐지로 좀처럼 나아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해요.
Q.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드셨는데 감독으로써 장애인 영화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어른이 되면>을 만들기 전에 성인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여성인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정말 없었어요.
성인에 대한 것이 많이 없고 성인이라고 하면 다 남자이고 그런데 갖갖으로 찾은 다큐멘터리가 <치즈루>라고 하는 일본 다큐멘터리였는데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는 배급이 안 되서 제가 어떻게 해서라도 배급을 하고 싶은데 저처럼 비장애 형제인 오빠가 막 스무살이 된 성인 발달장애인 여동생을 찍은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그 영화를 추천하고 싶어요.
확실히 비장애 형제들이 보는 관점에 있어서 새로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발달장애인이 있는 형제를 자연스럽게 내 환경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있을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그런 걸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영화였고 저한테도 많은 참고가 됐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Q. 장혜영 감독은 동생 장혜정 씨에게 어떠한 언니가 되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좋은 언니가 되고 싶은데 혜정이의 관점에서 저는 아마 잔소리 쟁이 인거 같은데요.(웃음) 근데 그건 좋은데 어쨌든 살면서 좋은 순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이 보내지만 힘든 순간에 주저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언니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사진= 우드스톡 제공 ]
Q.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사에 대한 부분이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A. 전혀 잘되고 있지 않아요. 2007년에 제도가 생긴 건 반가운 일이었지만 그 제도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이를테면 활동지원사에 대한 급여 자체가 일에 강도에 비해서 굉장히 낮은 편이고 그리고 절대적으로 활동지원사에 대한 인력이 부족해요.
전문적인 측면에서 의문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고 장애정도가 심할수록, 동네가 멀수록 혹은 내가 할당 받은 활동지원 시간이 적을수록 매칭 시장에서 밀려나서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혜정이만 하더라도 활동지원사를 구하는데 늘 어려움이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다큐 제목처럼 동생 장혜정 씨 그리고 장혜영 감독께서는 앞으로 어떠한 어른이 되었으면 하시나요?
A. 혜정이는 이미 신체적으로 물리적으로 어엿한 어른이고 예전에는 혜정이가 지내는 환경이 장혜정이라고 하는 사람이 시설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원한 미성숙의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했던 거 같아요.
근데 더 이상 혜정이는 ‘어른이 되면’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고 자기의 모든 욕망을 표현하면서 살아가지 시작했기 때문에 저는 그 점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라고 하는 것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늘 다른 인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어른다운 태도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 있어야 훌륭한 인간이라고 하는 태도를 벗어나서 서로에게 적절하게 의지하면서 잘살아나가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장애에 대한 시선과 편견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인용을 하고 싶은데요. 제가 <어른이 되면>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났던 분 중에 저랑 동갑인 발달장애인 여성이 있는데 지금은 친구예요.
그 친구가 저한테 자기가 최근에 인권에 대해서 공부를 했는데 자기 생각에는 인권이라고 하는 게 “나에게 장애가 있다고 당당히 자기소개를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를 해주는데 저는 살면서 인권에 대해 들었던 무수한 얘기 중에 그것만큼 명확한 얘기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는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저 역시 아직 부족하지만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저를 소개할 때 “안녕하세요 제 동생에게는 장애가 있어요.”라고 하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우리도 언젠간 나의 장애를 내 가족 그리고 친구의 장애를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러니까 기운을 냅시다!
[사진= 김호이 기자/ 장혜영 감독과 ]
여러분 혹시 이번 장혜영 감독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큰 울림을 얻었는데요.
여러분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당당하게 나 혹은 나의 가족 그리고 친구가 장애가 있을 때 그것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장애에 대한 편견에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