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바다, 부레 없는 우리-희망하기 위하여>
풍랑의 바다 위태로이 뜬 작은 배 위에 승객 여럿이 두 패로 나뉘어 다투고 있었다.
처음 싸움을 시작한 두 사람은, 작은 배의 돛을 어디로 올릴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었고,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작은 배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대리하게 하거나, 또는 작은 배의 위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전망하기도 했다. 작은 배의 승객들은 불안했고, 불안하기 때문에 더 격렬히 다투기 시작했다.
어느 밤, 풍랑이 가장 거세던 밤. 가까운 육지의 누군가가 그들에게 크고 안전한 배를 보냈다. 돛을 만들어 파는 저명한 사업가가 보낸 배라는 소문도 돌았다. 격렬한 다툼의 중심에 있던 두 사람은 배를 옮겨타자 즉시 싸움을 멈추었다. 그리고 안전한 배가 육지에 도착하자 준비된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다. 만찬이 끝날 무렵 두 사람은 마치 극적인 듯 화해의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 타협했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해안가 숲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그러나, 어느새 멀고 먼 풍랑의 바다로 밀려난 작은 배 위의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작은 배 위의 사람들을 바다에 빠져 죽거나, 다치거나, 고발 당하거나,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미 육지로 떠난 두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다. 육지로 떠난 이들이 좋은 무기, 혹은 더 좋은 돛, 또는 음식과 옷가지 등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이를 때까지도 육지로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가운데, 어느덧 작은 배 위에는 최후의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거나 지지할 사람도 작은 배 위에는 없었다. 사실 이 바다에 있는 그 무엇도 두 사람의 오랜 싸움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육지로 떠난 오래전의 두 사람을 대리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그들은 같은 바다에 위태로이 작은 배를 함께 타고 항해했다. 어느날 문득 그들도 어렴풋이 진실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진실을 느낀 후에도 싸움을 멈출 수는 없었다. 이미 오랫동안 싸워왔고, 무엇이 옳은지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후의 두 사람은 이대로 싸움을 멈춘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갈 것 같은 마음도 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가여이 여겼으나 둘중 누구도 가엽다 먼저 말하지 않았다. 시간은 망각을 향해 끝없이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