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보고 말하는 마케팅-(2)
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나와 비슷한 성격, 관심사,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흔히 '끼리끼리 논다'라고 표현한다. 관심사가 유저의 행동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도 이는 그대로 드러난다. 내 친구들 혹은 내가 팔로우하는 유명인들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게시물에 관심을 보이고, 공유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내 피드는 내 관심 가질만한 게시물들로 채워진다. 만약 당신의 피드에 관심분야의 글들이 가득하고 유머 게시물들이 당신의 취향을 저격한다면, 당신은 페이스북의 유저 유형 분석 데이터를 신뢰해야 한다. 그리고 캠페인을 집행할 때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유사 타겟 기능이다.
페이스북 광고를 처음 실행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관심사 타겟팅이라면, 유사 타겟은 그다음 단계에서 취하기 적절한 액션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A라는 축구 게임의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처음 광고를 집행할 때는 축구와 게임에 관심사를 둔 사람들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전략이 가장 만만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직관적으로 10~30대 남성 타겟팅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일정 수준 이상의 유저를 확보했다면, 이미 게임을 설치한 사람들과 유사성을 가진 타겟 그룹을 만들어 그들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게 가능해진다. 여기서 "게임을 설치한 사람"의 액션을 취한 사람들의 그룹을 "소스 타겟"이라고 한다. 소스 타겟과 맞춤 타겟은 같은 의미지만, 맞춤 타겟을 유사 타겟으로 만들 때엔 이를 소스 타겟이라 한다. 유사성을 찾을 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픽셀이나 앱 이벤트 추적 코드 등을 설치하고 충분한 모수를 모아야지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일반적으로 1,000~50,000명 수준의 소스 타겟 규모를 권장한다. 또한 필자가 주로 앱 서비스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탓에 앱 마케팅의 사례를 예로 들었지만, 웹 사이트 픽셀에 찍힌 데이터나 고객 DB 파일, 오프라인 활동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앱 내 활동도 소스 타겟으로 만들 수 있다.
위에서는 앱을 설치한 사람들의 그룹을 예로 들었지만, 게임 설치 후 n회 이상 접속하거나, 앱 내 결제까지 이어진 사람들과 같이 좀 더 깊은 퍼널을 활용한 유사 타겟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즉 광고를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 전환 액션과 타겟팅의 소스가 다르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앱의 경우를 다시 예로 들어보자면, 앱 설치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60일 이내 앱에서 결제를 진행한 사람들과 유사성을 가진 타겟을 만들어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 예산의 정량적인 기준과 광고 소재의 정성적인 퀄리티가 뒷받침되었을 경우에 이런 세팅은 60일 이내 앱 설치자를 소스로 만든 유사 타겟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CPI는 높지만 LTV가 높은 유저를 모객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CPI가 조금 높아지더라도 LTV가 높은 고객들만 유인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좋겠지만, 투자 등의 큰 이벤트를 앞두고 유저 수나 MAU 같은 KPI 달성을 위해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낮은 퍼널을 활용한 유사 타겟으로 저렴한 결과당 비용을 만들어내야 할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 모수를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중요한 점은, 유사 타겟을 만들 때 사용한 소스 타겟의 이벤트 퍼널이 광고 세트에서 최적화하고자 하는 전환 이벤트와 비교해 더 깊거나 같은 수준의 퍼널 단계여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 담기를 유도하는 광고라면 유사 타겟의 소스 타겟은 장바구니 담기 혹은 그 보다 깊은 단계인 구매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가 걷기를 잘할 가능성과, 걷기를 잘하는 아이가 달리기를 잘할 가능성이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유사 타겟을 활용할 땐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자.
유사 타겟을 만들 때는 유사 소스, 타겟 위치 선택, 타겟 크기 세가지만 설정하면 된다.
유사 소스는 앞서 이야기한 소스 타겟이다. 미리 맞춤 타겟을 만들고 이 단계에서 선택하면 된다. 다음은 타겟 위치인데, 국가와 지역을 단위로 설정한다. 이 중 지역은 위치상의 지역이 아닌 자유 무역 지역, 앱스토어 지역, 신흥 시장 국가, 유로 지역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타겟 크기인데, 이는 선택한 위치 총인구의 1~10%를 소스 타겟과의 유사성으로 분류한다. 타겟 위치를 대한민국으로 설정하면 1%당 대략 18만 명의 그룹이 만들어진다.
숫자가 작을수록 소스 타겟과의 유사성이 늘어나지만, 무작정 유사성이 높다고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또한 타겟의 모수가 작아질수록 광고의 cpm이 올라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최적화하는 이벤트마다 2% 단위로 총 5개의 유사 타겟 그룹을 만들어 각각의 효율을 비교해보고 최적의 세트에 남은 예산을 투입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렇게 A/B 테스트를 진행해보면 특정 규모의 유사 타겟과 광고에서 최적화하려는 이벤트 간의 궁합을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앱 설치 캠페인에서 X라는 소스 타겟으로 만든 유사 타겟은 n~m% 규모로 만들 때 효율이 좋다"라는 식으로 공식을 찾아내면 그 뒤로 앱 설치 캠페인과 X라는 소스 타겟으로 만든 유사 타겟의 조합으로 광고할 때는 n~m%의 타겟 규모만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실무에 몸담은 약 3년간 3~6개월 단위로 공식이 바뀌지는 않았나 A/B 테스트를 진행해 보는 편인데, 그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점을 떠올려보면 한번 공식을 찾아내면 꽤 오랜 시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광고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기능 중 하나인 유사 타겟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광고 성과를 유도하는 훌륭한 기능이지만, 이 또한 광고 세트단에서 다루는 기능이기 때문에 광고 소재(콘텐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하는 성과를 이뤄내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그다음 단계에서 광고에 한번 더 부스터를 달아주는 역할로 이해하면 쉽다. 유사 타겟은 소스 타겟 기반이라 주기적으로 타겟 그룹이 업데이트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사 타겟을 활용한 광고 세트는 상당히 오랜 기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소진 가능한 예산의 폭이 큰 편이다. 아직 유사 타겟을 한 번도 활용해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의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홍보해 줄 최적의 유사 타겟 세팅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