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그라미 Feb 25. 2024

(3) 미술시장 돌아보기:그리고 온고지신_마무리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고로 역사는 반복될까?

자, 그럼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꼭 미술시장 돌아보기를 마무리를 시작해 보자. 혹여라도 이 글부터 보신 분들은 슬프지만 앞에 긴 두 편의 글이 있으니 이왕이면 읽어주시기 바란다. 늘 그렇듯, 함께 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자.




4. 기술(Tech)+금융(Finance): 미디어아트, NFT 그리고 STO


1차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온라인 미술품 판매였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의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무엇일까? 많은 이견이 있지만 기억할만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미디어아트, NFT, 그리고 조각투자에서 시작해 STO의 첨병으로 발전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일 것이다.


 4-1. 미디어아트

출처: 한국경제

먼저 미디어아트는 기존에 있던 장르지만, 국내 미술계가 놓치고 있던 장르이다. 하지만, 이 잊힌 분야를 살린 건 'Wave'프로젝트로 유명해진 디스트릭트(d'strict)이다. 디스트릭트는 삼성 COEX 전광판에 가득 찬 파도를 시작으로 유명세를 얻어 국내에는 강릉, 제주, 부산 등에 위치한 아르떼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다(부산점은 2024년 개관 예정이다). 영상과 미디어를 활용한 실감형 전시로 국내 관람객 1,000만 명을 순식간에 돌파한 아르떼 뮤지엄은 현재 한국을 넘어 홍콩,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진출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미술시장에 던진 메시지와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디스트릭트를 상정하며 고민했던 것은 전시를 통해 어마무시한 웨이팅을 만들어 냈기에 이전 주제인 인식의 변화 부분에 넣어야 맞는 것인지, 아니면 기술을 기반한 전시이기에 이번 주제에 넣어하는지 많은 고민이 되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디스트릭트가 만들어낸 수많은 관람객과 실감형, 체험형 전시를 통해 전시의 문턱을 낮출 수 있던 것은 기술을 기반한 그들의 오랜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던 것이기에 기술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올바르다 판단했다.

Water Fall (출처: d'strict)

디스트릭트가 프로젝트 'Wave', Wale', 'Water Fall' 등의 경이로운 미디어파사드와 아르떼 뮤지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예술의 친숙함이다. 무엇인가 철학적이고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현대미술이라던지, 읽기 어려운 한자와 빛바랜 색으로 잠자코 있는 고미술은 아무래도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스트릭트가 만들어낸 미디어를 활용한 실감형 전시는 단순한 명화의 재현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 예술의 허들을 제거해 냈다. 이 사실은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성공이었지만, 예술이 어렵지 않고 쉽게 느낄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낸 것은 예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수 있는 커다란 변화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그들의 전시를 통해 예술이 어렵다는 보이지 않는 벽을 뚫어낸 이들은 이제는 다른 전시나 경험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질 것이고, 미술관 혹은 박물관의 전시 관람을 위해 입장료를 지불하는 행위를 경험하게 함에 따라 이제는 한국에서 자리 잡기 어려웠던 전시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라날 것이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11/20/VWIQ2L2JJZF23K55JN3BQOIOE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112909523913952


 4-2. NFT

출처: TOKENPOST

다음 키워드는 NFT로 이에 대한 약어부터 탄생과정은 많은 이들이 설명해 뒀으니, 그들의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NFT에 대한 시장과 대중들의 관심은 2021년 자산시장의 활황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비플(Beeple)이라는 디지털 화가의 NFT작품이 790억 원을 기록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NFT라는 존재와, NFT가 돈이 된다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이를 시작으로 NFT는 자산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엄청난 거래량을 기록한다. 특히, 당시 상황으로 볼 때 가상화폐시장을 흥분하게 만든 것은 글로벌 최고의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작품대금의 결제를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로 지불되었다는 점과 NFT가 주류 예술계의 유통채널인 옥션을 통해 거래되었다는 것이다. 이로써 디지털 예술의 주류 편입과 가상화폐의 화폐로써의 기능이 확보됨에 따라 가상화폐시장의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말은 다들 알고 있듯이 뜨겁게 달아오른 NFT시장은 달아오른 속도만큼 빠르게 식어버렸다. 특히, NFT의 대명사로 불리던 '지루한 원숭이'프로젝트의 경우 고점대비 88% 하락했고, 거래량 역시 줄어들어 현시점 NFT시장은 존재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다. 게다가 글로벌 옥션사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경우 이제는 NFT거래대금을 가상화폐가 아닌 달러 등과 같은 기존의 거래통화로 변경함으로써 NFT가 불러왔던 블록체인 시장의 새로운 미래가 다소 퇴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옥션사들이라던지 NFT 최대 거래소인 오픈시 등을 통해 아직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 향후 메타버스 세상이 도래하던지, 자산시장의 활황이 찾아온다면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지 않을까?

https://decenter.kr/NewsView/22JTHX7BI3/GZ03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601/113725972/1

https://zdnet.co.kr/view/?no=20230704092917


 4-3. 조각투자, 그리고 STO

출처: 한국경제/이정희기자님

길고 길었던 글의 마지막 키워드는 STO이다. 길이 길어지니 STO의 정의 역시 다른 전문가분들에게 공을 넘긴다. 다만, STO시장의 경우 비단 미술계를 포함한 예술계가 아닌 금융권을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권 사업영역의 확장이라는 초점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오히려 미술품 STO 시장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슬프면서도 기대되는 상황으로 우리는 조각투자부터 STO까지 어떤 식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현재 STO의 첨병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시작은 미술품 조각투자부터 시작되었다. 글로벌 최초의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는 미국의 'Master Works'로 그들은 개별 미술품을 1개의 SPC를 설립해 지분을 나눠갖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Master Works'는 개별 고객뿐만 아니라 미국 연금펀드의 참여를 통해 규모를 키워왔기에 향후 지속적인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로 돌아와 조각투자 업체를 살펴보면, 국내 최초로 조각투자시장을 시작한 것은 열매컴퍼니가 운영하는 '아트앤가이드'이다. 이들의 뒤를 이어 투게더아트가 운영하는 '아트투게더'가 문을 열었고 지금은 없어진 '프로라타아트', 서울옥션 블루가 운영하는 '소투(SOTWO)', '테사(TESSA)' 그리고 피카코인을 발행과 여러 구설수를 통해 공동대표가 구속기소된 '피카프로젝트' 등이 있고 이외에도 한우를 상품으로 조각투자하는 '뱅카우'등이 있다. 이후 생겨난 후발주자들의 경우 아직 규모가 작아 금감원에서 발표한 투자계약증권 관련 공문에 나온 업체들을 위주 업체를 나열했다. 위 업체들은 기존 미술시장의 거래방식인 '1작품=1소장자' 의 공식을 깨고 '1작품=n소장자'로 바꾸어 고가의 미술품 중에서도 투자가치가 있다고 일컬어지는 블루칩 작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조각투자를 진행했다. 조각투자는 모집이 완료되면, 이후 각 회사는 운영사가 되어 해당 작품을 적절한 시기에 판매를 진행해 작품판매로 발생하는 이익을 소유권을 나눠가진 소장자들과 나누어가지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업체별로 조각투자로 판매한 작품의 매각이 이뤄지는 비율은 상이하기에 조각투자에 참여하는 대중들은 작가와 작품도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작품의 매각비율이 높은 회사의 신뢰도를 중심으로 조각투자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출처: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님

2018년 국내 처음으로 조각투자가 시작된 이후 2021년부터 시작된 미술시장의 호황은 다양한 업체들이 신설되며 시장이 커졌고, 이런 시장의 성장은 조각투자의 증권성에 의문을 가져왔던 당국의 염려를 증폭시켰다. 결국 2022년 11월 금융감독원의 조각투자 제재를 시작으로 조각투자업체는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었지만, 시기가 절묘했던 걸까? 금융권은 오랜 기간 정체되어 있던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STO를 계획하고 있었고 정부 역시 STO를 성사에 방점을 두었던 이유에서 인지 몰라도 국내 조각투자시장은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과도기적인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 현 상황은 STO이전에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분할된 소유권을 제도권하에 두어 대중들의 투자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2차 거래시장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STO로 향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단, 현재로선 미술품의 소유권에 대한 법적 문제로 지금의 형태로는 2차 시장이 열리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바보야는 짤의 일부일뿐, 오해하지 말자.

지금까지 구구절절 조각투자와 STO 그리고 현시점의 조각투자(투자계약증권)의 상황을 이야기한 이유는 과연 이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STO가 과연 어떻게 미술계를 넘어 문화예술계의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미술의 발전은 결국 수많은 작가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창작물을 알아보고 이를 구매(후원)하는 사람(혹은 단체, 기관, 국가)들로부터 시작된다 할 수 있다. 이렇게 구매된 창작물은 개인의 소장 욕구와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 혹은 작품 구매를 통한 자산증식 등 다양한 연유로 사용되며, 창작물의 구매대금은 작가에게 돌아가 또 다른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금전적인 지원이 된다. 또한, 이렇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소수일 때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작가들만 성장하고 거래되겠지만,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된다면 그만큼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거래되고 이런 시장의 다양성은 결국 예술시장의 건전성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게 된다.

요는 이렇게 미술창작자 혹은 시장에 들어온 자금은 시장의 성장을 가져오고 이들의 자금은 단순 투자용도로써가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들어온 자금은 결과적으로 시장을 안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극호황기에는 블루칩 선호 현상으로 인해 일시적인 자금의 쏠림이 생겨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미술시장의 성장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처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리고 있는 자금들이 투자계약증권, 나아가 STO를 통해 미술시장에 들어오게 된다면, 국내 미술시장은 전례 없는 새로운 성장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일본 현대미술과 중국현대미술의 성장에 뒷받침이 되었던 자국작가 작품 구매열풍이 이번 기회를 살려 이뤄진다면, 국내 미술시장과 국내 작가들은 향후 글로벌 미술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소 염려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는 미술계와 금융권의 많은 고민들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https://www.idail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450




자, 드디어 미술시장 돌아보기를 끝났다. 이번 미술시장 돌아보기는 침체를 기조로 미래를 예측 및 예방해 보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시간에는 호황기의 시작을 중심으로 어떻게 시장이 반복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다음 글도 함께 해주시길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2) 미술시장 돌아보기: 그리고 온고지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