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전문점에서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우유케이크
지난번에 가려고 했던 홍차 전문점인 마리봉 카페로 향했다. 며칠 동안 뜨겁던 하늘에 구름이 가득 메우고 있어서 바람이 선선하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 부드러운 행복감마저 들었다. 여기저기 수국이 다채로운 색으로 방긋거리며 환호하고 있다. 혹시 지난번처럼 문이 닫히면 어디로 갈지 고민하며 코너를 도는데 불이 켜진 마리봉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홍차 전문점이다 보니 내부 인테리어는 유럽풍의 찻잔과 조각품들로 꾸며져 있다. 구석마다 진열된 그릇들을 핸드폰에 사진으로 담으니 공작부인이 된 것처럼 마음이 부유해졌다.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작은 우유케이크를 주문하고 응접실처럼 꾸며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유케이크의 풍미와 단맛을 아메리카노로 달래며 조용히 나를 챙기는 시간을 가진다. 다음번에 올 때는 홍차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홍차전문점이라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다. 대도시라면 홍차에 진심인 손님들이 찾아오겠지만 시골 마을에는 조금 무리라는 걱정도 되었다.
한 주에 한 번 아티스트 데이트는 이어갈수록 매력적이다. 이 번 한 주간에도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가? 기진맥진하던 터에 나에게 쉼을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처음 초등생들에게 의약품 강의를 하며 소진했던 기운들. 남편의 장로 후보 출마로 조심스러운 마음. 시험을 2주 앞둔 아들의 뒷바라지. 친정아버지 생신으로 모인 가족모임. 지난 한 주에 있었던 파노라마다. 거기에다 무전기(무조건 전자책 출간하기) 5기 OT 강의, 늘 해오던 루틴들의 인증도 남은 에너지를 몽땅 가져가 버렸다. 숨 가쁘게 보낸 한 주였기에 쉼의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부드러운 우유케이크를 먹으며 지난 한 주의 역동적인 시간을 내려놓고 인스타그램에 밀린 포스팅을 한다. 지나간 한 주를 마무리한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