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매일 글을 써야 하는 이유
by 오늘도자라는알라씨 Mar 12. 2021
2월 4일부터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한 후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결과 내 블로그의 ‘알라 씨의 요모조모 글쓰기’ 코너에는 벌써 35개의 글이 쌓였다. 많은 글은 아니지만 그 속에는 그동안 내가 겪었던 이야기, 생각, 감정 등이 모조리 들어가 있다. 이는 곧 내가 누군지 말해주는 정체성이다. 글과 나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난 브런치 작가다. 글을 쓰니 또 다른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난 그냥 글을 한 편씩 썼을 뿐인데 말이다.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글 쓰는 일은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구상만 하고 그냥 쓰지 말까’ 또는 ‘오늘은 쓰기 싫다’란 악마의 유혹에 매일 시달린다. 도저히 쓸 말이 생각 안 나 중간에 쓰다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내 몸이 자동으로 기억하는 횟수인 100번 쓰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중요한 건 매일 새벽 5시 30분부터 쓰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고, 포기하고 싶은 걸 참아가면서 35편의 글을 썼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나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매일 글을 쓰면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성인이 된 후 몰입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보통 몰입은 치열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취업에 성공한 후로 몰입은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꼭 시험과 취업 공부가 아니더라도 몰입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몰입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 심취해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다. 나를 방해하는 어떤 요소도 없다. 오직 나 자신에게 몰입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면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떠오른다. 그리고 잊고 지냈던 나를 마주한다. 글쓰기는 나를 몰입하게 한다.
새벽은 글쓰기에 최적의 시간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5시 30분부터 7시 30까지는 의자에 앉아 뭐라도 쓴다. 잘 써지는 날은 1시간 반, 잘 안 써지는 날은 2시간 이상 걸린다. 그 시간 동안 내 엉덩이는 의자와 한 몸이 되고 손은 타자를 치느라 바쁘다. 타자 소리에 놀라 정신이 번쩍 든다. 컴퓨터 옆에 놓인 차의 향긋한 냄새는 내 타자 치는 속도에 맞춰 춤추듯 내 콧속으로 들어온다. 노트에 끄적인 내용을 정리해 한 문장씩 완성해 가면 내 머릿속도 함께 정리된다. 글쓰기는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게 한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면 누군가에게 고해성사한 것처럼 후련하다. 독서는 남의 메시지를 나에게 입력하는 시간이라면 글쓰기는 내 속에 있는 것을 출력하는 시간이다. 담기만 하면 ‘아 하!’ 정도 느낄 수 있지만 내 속의 목소리를 뱉어 내면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희열이 느껴진다. 마치 고대 그리스 수학자 겸 물리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고 ‘유레카’라고 외친 것처럼 말이다. 글쓰기는 고구마 먹을 때 마시는 사이다 같이 속을 시원하게 한다.
굳이 누군가에게 말할 필요도 없고, 말하기도 어려운 그런 해소되지 않는 감정들이 있지 않은가. 친구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 사람일지라도 마음속 깊이 풀지 못한 응어리가 있을 수 있다. 글쓰기는 이런 응어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준다. 글 속에는 내 경험담이 있고 그 경험 속에는 기쁨, 서운함, 억울함, 분노, 희망, 좌절 등의 감정이 담겨있다. 기쁜 감정은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해 기쁘고, 서운한 감정은 ‘그럴 수 있어’라며 이해한다. 분노의 감정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다지 화날 일은 아니네’하며 수그러든다. 글쓰기는 감정 치유 사다.
글쓰기는 나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가끔 새벽에 눈이 떠져 생각에 잠긴다. 독서할 때는 물론이고 밥을 먹거나 아이들과 놀 때도 ‘글쓰기 소재는 무엇이 좋을까?’,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지?’라며 계속 생각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는 ‘매일마다 써야 하는데 매번 다른 소재가 생각날까?’란 걱정을 했다. 하지만 한 생각을 하면 또 다른 생각이 생각나고 그럼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는 걸 알았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 쓸 거리가 많아진다. 이것이 ‘생각 근육 단련’이라고 한다. ‘생각 근육 단련’이란 사유의 힘이 세지면서 쥐어짜지 않아도 더욱 많은 생각이 나오는 걸 말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심 없이는 어떤 글을 쓸 수 없다. 관심은 관찰에서 나온다.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말도 다시 한번 되새긴다. 글쓰기는 항상 사유하고 관찰하라며 나를 자극한다.
현재는 새로운 꿈을 향해 걷는 여정의 중간이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매일 워드 문서에 적힌 글들을 모아 한 편의 책으로 완성하는 꿈을 꾼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서점에는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 중에 책 쓴 사람은 없다. 어찌 보면 책 쓰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단한 일이 맞다. 그 대단한 일을 내가 해 낸다고 생각해 봐라. 그럼 나도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다. 책은 나를 감싸고 있는 겉치레를 모두 벗어던지고 엑기스인 정체성을 대변한다. 책은 곧 나다. 세상에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누구나 첫 책을 쓸 때는 초보 작가였다. 김훈, 조정래, 이외수, 이지성, 강원국 등 유명한 작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 작가들 조차 자신이 옛날에 쓴 글을 보면 유치하다고 한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유명한 작가도 그렇다 하니 더 용기가 쌤 솟는다. 글쓰기는 나를 꿈꾸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글쓰기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창조활동이다. 창조활동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설레게 한다.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에피소드처럼 느껴진다. 글을 썼을 때 생기는 해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글을 쓰지 않으면 여러 가지가 무익하다.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서 공책이든, 컴퓨터든, 핸드폰이든 어디에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라. 그 속에서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