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시낙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무는바람 Apr 03. 2023

툭,

낼부터 비가 온단다.

자동차 바퀴와 달리기, 벚꽃잎들이 날듯이 도로에 쓸려갔다가는 

순간 방향을 틀어 밀려오길 반복한다. 

자잘한 벚꽃잎들의 비행은 초록과의 숨바꼭질이다. 


낼부터 비가 많이 온단다. 이제 그야말로 벚꽃엔딩이다. 

아쉬움 같은 혹은 실체없는 걱정 같은 불편함, 

그도 아니면 괜히 마음이 저만치 물러나 앉은 듯한 그런 하루. 


누군가 만들어놓은 한 무더기의 벚꽃잎 하트 속으로 

툭, 

빨간 동백꽃의 간결한 낙하.


하루가 

툭, 툭 

떨어진 건 

비 때문도 아니고 지는 벚꽃 때문도 아니다.


오늘이 4.3이어서 그랬다. 

동백꽃도 나도 4.3이어서 그랬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녀, 이야기를 나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