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ne Dec 04. 2015

노르웨이 일기

03.12.2015.

한국에서 처럼 여기서도 난 일기예보를 잘 확인한다. 습관이 잘 바뀌지는 않는가 보다.

이제 일기예보에서 해가 뜨는 시각과 지는 시각이 동일해졌다. 자외선 지수는 0이다.ㅎㅎ


오늘은 살짝 기온이 올랐지만,

그래도 눈, 비, 바람이 너무 많이 부는 탓에 나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집으로 왔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옷이 젖으려는 찰나에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오늘은 한국에서 여기 트롬쇠나 북쪽 노르웨이에 놀러 오려면 뭐가 필요할지, 뭘 가져오면 유용할지를 적어 볼까를 생각해 본다.

물론 돈만 넉넉하면야, 여기서 다 사면된다. 필요한 건 여기 다 있다. 비쌀 뿐.ㅎㅎ

기본적으로 다 아는 겨울여행 필수품에 몇 가지를 더하면 여기에서 필요한 것들이 되지 않을까.


(12월,1월,2월쯤에 북쪽 노르웨이에 올 나의 친구들아 잘 봐 두어랑~~

ㅎㅎㅎㅎ혹시 온다면야 덤으로 부탁할 무언가는 훨씬 더 많긴 하지만,ㅎㅎㅎㅎ)


|비행기표를 늦어도 석 달 전쯤부터는 봐 두어야 한다.


우선, 얼마나 노르웨이에서 머무를지는 모른다면, 못해도 2주라고 말하고 싶다.

2주 이상은 있어야 비행기 값이 아깝지는 않을  듯하다.

(한 달이면 더 좋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한 달 휴가는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안다...)

인천공항에서 오슬로까지 직항 비행기는 많이 비싸다.

대신 1번 헬싱키나 암스테르담을 경유하면 가격이 왕복, 1인 성인에 120만 원으로 살 수 있지 싶다.

나는 KLM 항공 세일하는 걸로 이용했는데, 갑자기 3일 전 항공사 문제로 결항이 되는 바람에 핀에어 비행기로 변경을 했고 더 좋은 조건으로 왔다. 그렇지만 갑자기 비행기가 결항이 되면 여러모로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오슬로가 마지막 종착지가 아니었고, 오슬로에서 트롬쇠로 오는 비행기를 다시 타야 했기 때문에 비행기 편을 다시 구입해야 했다. ㅠㅠ


오슬로에서 트롬쇠로 가는 교통편으로 기차는 없다.

고속버스나 자동차로 오려면 하루 종일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비행기로 가기를 추천한다.

오슬로에서 트롬쇠로 가는 비행기는 약 2시간이 걸리고, 하루에 그다지 많이 운행하지 않는다.

내가 탄 비행기는 트롬쇠 경유해서 알타까지 갔더랬다. 자다가 알타까지 갈 뻔했다.

내리는 곳이 트롬쇠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경유지에서 오슬로, 오슬로에서 트롬쇠로 오는 경유 시간을 잘 봐야 한다.

2시간 보다 적은 시간으로 경유하다가는 비행기가 지연되거나, 출입국 심사가 길어질 경우, 다음 비행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모든 걸 다 따지고 기다리는 시간까지 하루 정도를 보내고 마침내 트롬쇠에 도착하게 되었다.

언니를 만나는 순간 몸도 마음도 녹아버렸다.


| 방수되는 것들이 좋다.


트롬쇠는 오슬로나 스웨덴 만큼 멋쟁이가 별로 없다.

아직도 스키니 진에, 두꺼운 헤어밴드, 통굽.ㅋㅋㅋ

난 우리나라에서 입던 오버 코트 나 와이드 팬츠, 하이힐은 들고 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실용적이고 세탁이 쉽고 활용하기 쉬운 옷이 필요하다.


-10도에서 -20도로 기온이 떨어지면 솜털 옷은 다 얼어 버리고, 합성 피혁 제품은 돌 뭉치가 될 것이다.


요즈음에는 한국에서도 아웃도어 제품 옷이랑 기능성이 좋은 옷들이 많다. 10년 전만 해도 없어서ㅜㅜ

그러니, 이곳 노르웨이에서 편히 비싸게 사기 보다는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아웃렛으로 발품 팔아 잘 챙겨 오길 바란다.


아우터로는 진짜 거위털이나 오리털 100%에, 방수 100%,  모자가 있고, 무릎 정도 까지 오늘 길이의 때 타도 티 나지 않는 색의 옷을 추천한다.

털이 복실복실 달린 것은,, 글쎄,, 따뜻하긴 해도 물을 먹으면  무거워지니 없는 게 난 더 낫다고 본다.


되도록이면 신발은 좋은 것으로 신고 오길 바란다.

가벼운 겨울 러닝 운동화, 겨울 등산화, 그리고 겨울 부츠.


한국에서 사려니 비싸고, 뭐,, 이렇게 까지야 라고 생각하고 그냥 있는 것들만 들고 와서, 지금 살짝 후회가 된다.

그래도 여기 실내는 일정하게 따뜻해서 아직은 양말 2켤레를 겹쳐 신고, 부츠를 신으면, 버스 타고 학교 가는  것쯤이야~


그리고 백팩, 털모자, 장갑, 텀블러, 드라이기, 핸드크림, 리플렉터는 내가 매일 매일 사용하는 것들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히트텍이랑 등산용 양말도 유용하지 싶다.

야외로 멀리 나갈 때 본능적으로 챙기게 되는 것들이었다.


음, 실내에서는 봄, 가을에 입을 만한 카디건이나, 얇은 재킷 정도를 자주 입게 된다.

그리고 결혼식장에 입고 갈 만한 옷, 신발, 액세서리, 가방 하나씩은 들고 오길 바란다.

행여, 좋은 곳에 갈 기회가 생겼는데 옷이 마땅찮아 고민할 수도 있다.


결국,, 눈 내리는 한라산으로 갈 때 뭐가 필요할지를 알고,

스키 타러 강원도에서 1주일을 보내기 위해 뭐가 필요할지를 알면

여기 올 때 평소 필요한 복장은 뭔지는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 뜨끈한 국물, 매콤한 양념


한 겨울의 노르웨이에서 주로 생각나는 음식은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 음식이다.

거기에 매운 떡볶이나, 김치가 더해지면 어마 무시한 밥상이 된다. 아~~ 상상만 해도 좋곤.


나는 총 50킬로 하나에 25킬로/

2개 캐리어를 수하물로 짐을 싸서 왔지만, 대부분 책과 생활 용품이었다.

음식이라곤,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정도 밖에 싸오지 못했다.

인터내셔널 샾에 가면 몇몇 한국 과자랑 라면 식재료를 볼 수는 있지만 가격이 한국의 3 배정 도니,

선뜻 사 지지 않는다.


여행을 북유럽에서 한 달간 하시겠다면, 다른 건 몰라도

봉지라면과 1,2인용 작은 냄비, 젓가락을 꼭 들고 오길 권한다.

추운 겨울, 북유럽에서 매콤한 라면은 정말 귀한 위로가 될지도 모른다.ㅋㅋ

컵라면도 괜찮지만, 이건 좀 어디서 생활하냐에 따라 아님, 기호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에게는 김치는 대체할 것이 있지만, 라면은 대체할게 없어 보인다.

|커피? 차?


참고로 노르웨이는 커피가 생각보다 맛이 없다.

한국에서는 네스프레소 기계로 우유 거품까지 더해 편히 내려 먹고,

여기서는 언니가 선물 받은 베트남 루왁 커피로 증기 커피로 올려먹고,,

덕분에 입맛만 좋아진 탓일 지도 모른다.   

약 30크로나 이상을 돈 주고  사 먹는데, 그에 비해 맛이 없는 탓도 있다. 그 흔한 스타벅스는 트롬쇠에 없다.

예전에는 노르웨이에서 커피를 사서 한국으로 갔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사다 달라고 하고 싶다.

커피 애호가라면 곱게 갈린 커피와 달다구리 한 커피를 잘 챙겨 오면 좋을 듯하다.


여기 사람들은 커피보다는 차를 더 많이 마신다.

차 종류도 엄청 많고 맛도 훨씬 좋다.

아마도 우리나라 오설* 차를 선물하면 정말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이번에도 찻잎이 가득한 삼다연 제주영귤차를 두 봉지 들고 왔다.

티백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잎차가 훨~~~~씬 좋다.

율레티 마시기


|국제 운전  면허증? 보조 배터리!


신분증을 분실할 경우를 대비해 국제 운전 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건 좋을 듯하나,

수동운전을 잘하지 못하거나 빙판길 및 극도로 어두운 도로 운전에 능하지 않다면,

그냥.. 평소에는 버스를 타거나 투어를 할 거라면 가이드를  통해하길 추천한다.


겨울의 트롬쇠 운전은 생각 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여기 운전면허 시험 코스 중에는 빙판 코스가 따로 있다.

겨울철 타이어를 꼭 채비하지만, 방심하면 사고는 늘  따라오게 되어 있고,

해가 뜨지 않다 보니 어두움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도로 사정도 나쁘다.

눈이 오고 녹고를 반복해서 울퉁불퉁해진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작은 돌을 소금 뿌리듯 뿌리는데 잘못하다간 그 돌이 차 유리에 박히기도 한다. 겨울 타이어는 도로를 쉽게 파헤치기도 하고.

아무리 밤새 눈을 치운다 한들,

겨울 운전이 절대 쉽지 않은 곳이다.


핸드폰 배터리가 추운 곳에서는 삽시간에 닳는다.

방금 전까지 30퍼센트가 남았는데, 산책 1시간 만에 쓰지도 않은 배터리가 다 방전이 되었던 적이 있다.

많이 구경하고 돌아다닐 여행객이라면 보조배터리가 유용할 듯 싶다.


| 책. DVD. 여가 생활.


노르웨이는 정말 고요한 곳이다.

옆집이 무엇을 하는지, 집 안에만 있을 때는 알 수 없다. 냄새로 아, 요리하는구나, 장작을 패는구나 구분하는 정도.


겨울에서는 실내 생활이 길어지니 만큼 여가 생활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아무리 여행 왔다지만, 추우면 실내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어 질 것이다. 그러니 본인 취미가 뭔지 잘 알고 오거나, 혼자서도 즐길거리를 잘 생각해 오면 도움이 될듯하다.


만약 운동이 여가 생활이라면 이곳과 딱이다. 조깅, 스키, 스케이트, 수영, 등산. 여기는 이 모든 게  생활처럼 가능한 곳이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뜨개질. 비싸지만 그만큼 좋은 털실들이 많다.


난.. 여가 생활을 봤을 때 그다지 활동적인 사람은 아닌 거 같아 보인다. 웃음소리만 활동적이다.


컬투쇼 듣는걸 너무 좋아했고, 영화보기, 음악 듣기, 책 읽기. 가끔 맛집 가기.


근데,, 한국 책이랑 영화를 좀 들고 올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좋아하는 시집, 소설책, 에세이. 한 달쯤 생활하다 보면 그 정서가 그리울 때가 가끔 있다.


여기 분위기랑 딱 맞는 책이랑 DVD는 단연 '나니아  연대기'이다.

특히 "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

트롬쇠 대학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해서 너무 좋았다.

(참고로 트롬쇠에는 생각보다 영어책이 없다.)

원래도 나니아 광팬이었지만, 다시 읽어도 다시 봐도 좋은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이곳과 너무 잘 어울리는 나니아. 아슬란. 루시.

영국을 배경으로 영국인 작가인 C.S. Lewis 가 쓰긴 했지만, 나니아는 너무나 노르딕한 느낌이 든다.

(브런치를 시작한 가장 큰 동기도 C.S. Lewis의 글귀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는 게 취미인 것도 참 좋을 듯하다. 예쁜 집도, 자연도, 독특한 볼거리도 많다.

특히 집 앞에만 나가도 볼 수 있는 오로라를 볼 때면 실제로 동영상에 담아서 간직도 하고 전하고도 싶다.

아이폰에 오로라 용 앱 카메라를 다운로드하면 찍을 수 있다고는 하나,,,

그럼, 언니 폰에  다운로드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가끔씩 버스에 내려 집으로 가는 길에 전자피아노를 헤드폰을 쓰고 치는 할아버지를 본다.

아, 나도 피아노 일주일엔 한 번은 치곤 했지.. 할아버지가 멋져 보인다.


일기보다는 안내가 되었나 보다.

글이 평소보다 더 길어졌네..


God nat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